[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대선을 앞둔 19대 국회가 여야의 ‘감정싸움’으로 얼룩지고 있다. 국회의원의 징계여부를 결정하는 윤리특위에 상대 진영 의원들을 경쟁적으로 제소하는가하면, 때아닌 고소ㆍ고발전(戰)도 서슴없이 벌어지고 있다. 이른바 대선 이슈 선점전이 과열되면서 벌어진 이 같은 여야간 난타전에, 11월 정기국회 통과를 기다리고 있는 각종 민생법안과 예산안들은 뒷전이 된 지 오래다.

지난 국정감사 기간에 제기됐던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발언’ 논란은 여야간 고소ㆍ고발전으로 번지면서 더욱 격화되는 모양새다. 지난 1일 새누리당 소속의 정문헌ㆍ이철우 의원과 박선규 중앙선대위 대변인은 이해찬 민주통합당 대표를 무고 혐의로 맞고소 했다. 지난달 17일 이들 세 인사에 대해 민주당이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고발한데 대한 맞고소다.

새누리당 법률지원단장인 이한성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민주당이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새누리당 의원들을 고발한 것은 명백히 형법상 무고죄에 해당한다”고 밝혔고 정 의원은 “민주당의 이번 고발은 NLL 문제, 핵문제와 관련한 노 전 대통령의 발언을 은폐하고 사실이 아닌 주장으로 무고한 사람에게 죄를 덮어씌우고자 하는 것”이라며 비난했다.

같은날 국회에서 열린 윤리특별위원회는 민주당 의원들의 전원 불참으로 파행을 빚었다. 여야는 당초 이날 회의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를 겨냥한 막말로 논란을 빚었던 이종걸 민주당 의원에 대한 징계안을 논의할 예정이었다. 회의는 개의 20분만에 산회됐다.

김태흠 새누리당 윤리위 간사는 산회 직후 기자회견에서 “국민들한테 이런 부분에 대해 국회가 뭔가 책임지고 하나하나 잘못된 부분 바로잡겠다는 의지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종걸 의원을 포함해 윤리특위에 계류돼 있는 의원 징계안은 총 5개다. 이 중 4개 안이 지난달 22일부터 31일까지 열흘 새에 제출됐다. 상대 진영의 공세에는 우선 맞받아치고 보는 ‘난타 국회’의 실상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현재 민주당에서는 박 후보 관계자의 휴대폰 도촬 의혹을 받고 있는 배재정 의원과 백선엽 장군을 ‘민족의 반역자’라고 칭한 김광진 의원이, 새누리당에서는 한선교 문방위원장과 NLL 의혹을 공개한 정문헌 의원이 제소돼 있는 상태다.

국회 사무처의 한 관계자는 “11월 정기국회가 한달도 남지 않았고 곧있으면 대선인데 이처럼 밑도 끝도 없이 고소다, 징계다 하면서 서로 싸우기만하면 결국은 양쪽 모두 소탐대실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