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황유진 기자] 증권형 크라우드 펀딩(Crowd Funding)이 시행 6개월을 맞고 있는 가운데, 신생기업 육성이라는 정부의 목표와 달리 관련 시장을 활성화 시키는데 비현실적인 규제가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증권사, 스타트업 키우기 나서…펀딩 시장 활성화로 ‘윈윈’ 추구= 27일 개봉하는 영화 인천상륙작전은 크라우드 펀딩으로 제작비용 일부를 조달했다. IBK투자증권이 진행한 이 영화의 크라우드펀딩은 목표액 5억원에, 투자자 314명으로부터 총 5억8000원을 모아 성공적으로 펀딩을 마쳤다. 관객이 450만명을 밑돌 경우 손해가 발생하지만 1000만명 이상의 관객이 들 경우 수익률은 55%에 이른다. 해당 회사가 벤처 기업, 또는 창업 3년 이내의 ‘기술성 우수기업’에 속한다면 2017년까지 투자금의 100%(1500만원 이하까지 적용)에 대해 소득공제가 가능해 개미투자자들에게는 절세 효과와 함께 고수익을 노릴 수 있는 투자처로 주목받고 있다.

크라우드 펀딩은 ‘일반 대중으로부터 자금을 유치하는 것’으로, 불특정 다수에게서 소액의 자금을 투자 받아 목표자금을 확보하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증권형 크라우드 펀딩은 온라인을 통해 다수의 투자자를 대상으로 공모증권을 발행하는 제도다. 이 시장이 활성화되면 잠재력있는 초기기업은 필요한 자금을 손쉽게 조달할 수 있고, 중개역할을 하는 증권사들은 수수료 수익을 누릴 수 있다. 투자자들 역시 소액으로 접근하기 어려웠던 스타트업 투자가 가능해져 새로운 투자처 발굴은 물론, 고수익도 기대할 수 있다.

증권사들이 크라우드 펀딩에 뛰어들고 있는 것도 증권업계는 물론, 산업전반의 미래 새 먹거리를 발굴하는 데 앞장선다는 의미가 크다. 위탁 매매(브로커리지) 중심의 영업관행 벗어나 다양한 수익원을 창출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현재 크라우드펀딩 중개업체로는 IBK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 키움증권, KTB투자증권, 코리아에셋투자증권 등 증권사들을 비롯해 12개 업체가 경쟁하고 있다.

키움증권은 최근 ‘키움 크라우드’를 통해 모바일 광고 플랫폼 업체 ‘엠클라우드에이피’의 투자금을 모집해 목표모집금액인 5억원을 넘어서는 5억3600만 원의 금액을 모았다.

KTB투자증권은 스틱형 티백 제조업체인 ‘티레모’를 앞세워 크라우드펀딩에 나섰다. 목표금액은 2억5000만원이며 청약기간은 9월9일까지다.

전형덕 KTB투자증권 스타트업금융팀 팀장은 “레드오션인 티백 시장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아이디어와 제품으로 향후 성장성이 기대돼 해당 업체를 선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유안타증권은 전문중개업자인 와디즈, 인크 등과 업무협약을 맺고 직접 투자는 물론, 자회사인 유안타인베스트먼트와의 협업을 통해 투자유치를 진행한다는 목표로 현재 유망기업 발굴에 적극 나서고 있다. 대만계 금융투자회사인 유안타증권은 중화권 네트워크를 활용해 국내 스타트업의 해외진출까지 직접 돕는다는 전략이다.

코리아에셋투자증권은 10개의 펀딩을 진행한 결과 6개 업체가 펀딩에 성공했다.

▶연간 총 투자금 500만원 한도, 비현실적 규제 지적=올해 1월 25일 시행된 자본시장법 시행령에 따르면 기업은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연간 7억원 이내의 자금을 모집할 수 있다.

다만 고수익ㆍ고위험 투자에 따른 위험을 고려해 투자자 유형별로 투자한도를 설정했다. 엔젤 투자자들의 투자 한도는 연 2000만원으로, 기업당 1000만원까지, 전문투자자는 투자한도의 제한없이 투자를 할 수 있다.

일반투자자는 기업당 연 200만원, 총투자는 500만원 이내로만 가능하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기업당 연 200만원 투자 제한은 그렇다 치더라도 연간 총 투자금액을 500만원으로 제한하는 것은 일반 투자자들의 분산 투자를 어렵게 만드는 요소”라고 지적했다. 스타트업 투자와 회수 구조 상, 가능성 있는 기업 여러 곳에 투자해 그 중 성공하는 기업을 통해 고수익을 누리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현재 규제하에서는 소위 ‘대박’을 내는 기업이 있더라도 일반투자자들이 만족할 만한 수익을 거두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증권형 크라우드 펀딩 초기 성적표가 생각보다 아쉽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한국예탁결제원 크라우드넷에 따르면 지난 1월25일 크라우드펀딩 출범 이후 현재까지 크라우드펀딩 모집가액은 159억5907만329원, 발행금액은 84억4618만1185원이다. 펀딩 성공률은 55.9%로 절반에 그쳐 크라우드펀딩에 나서는 기업 중 절반가량이 펀딩에 성공하지 못했다. 광고 규제가 애매해 관련 홍보가 미흡한 점도 한 원인으로 꼽힌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증권사는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을 제공해 기업과 투자자를 연결하는 고리 역할을 하고 있는데, 투자자들이 플랫폼 안으로 쉽게 들어오지 못하고 있다”면서 “관련 시장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광고나 투자 제한 등 애매한 규제를 현실적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hyjgog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