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위대한 탄생’에서 휘어지는 반달 눈웃음으로 동방신기의 ‘허그’를 부르며 사랑스러운 매력을 풍기던 노지훈이 나쁜남자로 변신해 가요계 문을 두드렸다.
눈매는 조금 더 깊어졌고 보이스 역시 조금 더 성숙해졌다. 다소 어색하던 춤도 아이돌 못지 않은 실력으로 거듭났다. 비, 세븐에 이어 성과를 거둔 남성솔로가수가 없고 아이돌이 넘쳐나는 가요계에 노지훈의 데뷔는 도전적인 의미와 동시에 다양성을 부가시켰다.
본지는 지난 최근 노지훈과 강남 모처에서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무대에서는 차가운 카리스마를 내뿜고 있지만 무대가 아닌 곳에서는 여전히 휘어지는 반달 눈웃음으로 마주한 사람을 편안하게 만들었다.
타이틀곡 ‘벌 받나 봐’는 작곡가 용감한 형제의 곡으로 사랑한 여자를 차갑게 배신한 나쁜 남자가 벌 받는 듯 가슴 아파하는 후회가 여실히 담겨 있다.
“‘벌 받나 봐’는 나쁜남자가 사랑하는 여자를 배신하고 먼 훗 날에 그 여자를 그리워하는 독백을 담은 곡인데요. 이 곡을 처음 들었을 때 ‘이 곡이 내 곡이구나, 드디어 내 곡이 나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당시 연습하다가 회장님이 급하게 가야할 곳이 있다고 호출하셔서 영문도 모르고 따라갔는데 그 곳이 용감한형제 작곡가님의 작업실이었어요. 노래 듣고 난 후 데뷔가 얼마 남지 않았고 내 곡이 나왔다는 생각에 온종일 웃으며 생활했죠. 하하”
이 곡의 콘셉트는 철저하게 ‘나쁜남자’다. 노지훈은 스모키 메이크업으로 눈매를 강해보이도록 부각시켰고 그의 무대은 팬들의 표현을 빌려 ‘하루가 다르게 나빠져간다’. 순해보이던 그가 나쁜남자가 되기 위해 어떤 노력들을 했는지 물어봤다.
“영화나 화보, 사진 등을 찾아서 간접적으로 접하려고 노력했어요. 화보 보면 외국인 모델들이 눈빛에서부터 포스를 발산하잖아요. 거울 보면서 따라도 해보고 영화같은 경우는 대사를 해보면서 감정에 몰입도 해보고 그랬어요.”
노지훈은 쇼케이스를 통해 ‘벌 받나 봐’의 첫 무대를 공개한 후 방송을 시작했다. 노지훈은 쇼케이스 무대는 연습생 생활에 마침표를 찍는 무대 같았고 첫방송 때는 가수로서의 첫 발을 내딘 느낌이란다.
“쇼케이스 때는 연습생 생활을 마무리한다는 느낌이강해서인지 별로 떨리지 않았거든요. 하던대로 하자라는 생각에 긴장이 안됐는데 첫방송 무대는 엄청나게 긴장했어요. 심지어 카메라 리허설 때 다리가 후들거리기까지 했다니까요.(웃음)”
“무대가 끝난 후 모니터를 하는데 제가 기특하더라고요. ‘과연 내가 잘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있었는데 무사히 마치고 내려올 때 희열을 느꼈어요. ‘이런게 무대구나’ 하고요. 첫 무대인데 잘하고 내려온 것 같아요.”
당초 소속사에서는 솔로가 아닌 그룹 메인보컬 자리에 노지훈을 영입시키려했다. 하지만 어려서부터 솔로가수를 꿈꿔왔던 노지훈은 소속사 대표에게 자신의 의견을 끊임없이 피력, 무대에서 혼자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됐다.
“어느 날 대표님께서 팀을 꾸리고 있는데 메인보컬 자리가 비었다고 미팅을 제안하시더라고요. 저는 어려서부터 솔로를 꿈꿔왔어요. 혼자서 해내는 것을 좋아하거든요. 축구 선수를 하다가 가수를 해야겠다고 마음 먹은 이유 중 하나가 혼자서 무대를 꾸미고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박수를 받는 것에 큰 매력을 느껴서였어요. 혼자 무언가를 해냇을 때의 희열감이 좋아서 솔로로 해야겠다는 생각이 강했어요. 제 이런 생각을 말씀드렸더니 받아들여주시더라고요.”
노지훈은 쇼케이스 때 월드스타 비를 뛰어넘겠다는 각오를 밝혀 많은 화제를 모았다. 이에 대해 물으니 그는 “‘꿈은 높게 잡아라’라는 말이 있잖아요”라며 웃어보였다.
“비 선배님을 뛰어넘겠다는 목표는 제 음악생활을 멀리 내다봤기 때문에 가능했던 답변이죠. 지금 당장은 무리지만 꾸준히 노력하다보면 뛰어넘을 수 있는 기회가 올 것이라 생각해요.”
또한 노지훈은 함께 콜라보레이션을 하고 싶은 여가수로 대한민국 대표 섹시가수 엄정화를 꼽았다.
“엄정화 선배님의 무대는 강렬함과 다채로움이 느껴지는 것 같아요. 항상 누구도 생각지 못한 변신과 도전으로 대중들의 지지를 받고 계시잖아요. 기회가 된다면 꼭 콜라보레이션을 함께 해보고 싶습니다.”
노지훈에게 어떤 가수가 되고 싶냐고 물으니 ‘많은 사람들의 본보기가 될 수 있는 가수가 되고 싶다’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이제 막 꿈을 펼치기 시작한 스물 셋의 젊은 청년에게서 나온 성숙한 대답이었다.
“부모님을 일찍 여의고, 청소년국가대표도 되보고, 부상도 당하고, 홍대에서 배고프게 음악생활도 하고, 회사 오디션도 많이 떨어져봤고, ‘위대한 탄생’을 통해 관심과 외면을 받는 등 제 짧은 인생에 굴곡이 많았던 것 같아요. 저와 비슷한 처지에 있는 분들도 저를 보고 힘과 용기를 얻어서 꿈에 도전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이건 정말 먼 훗날의 제 계획 중 하나인데요. 기회가 되면 나중에 제 인생기를 담은 책도 한 번 써보고 싶어요.”
노지훈은 ‘위대한 탄생’ 이후 1년 6개월 동안의 연습 끝에 정식으로 무대에 서게 됐다. 피나는 노력을 뒷받침 됐기 때문에 가능했으리라. ‘위탄’ 출신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뛰어난 실력과 자신만의 끼로 무대를 평정하는 ‘올해의 신인’ 노지훈이 되길 바란다.
유지윤 이슈팀 기자/jiyoon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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