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재현 기자]한상대 (53ㆍ사법연수원 13기) 검찰총장이 30일 개혁안 발표와 동시에 사표를 제출하기로 함에 따라 검찰 개혁방안 및 검찰총장 인선 등과 관련된 문제는 검찰의 손을 떠나 법무부로 넘어가게 됐다. 내ㆍ외부에서 검찰 개혁에 대한 요구가 거세게 일고 있는 만큼 이를 결정지어야 할 법무부로서도 부담을 크게 느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대표적인 ‘MB 충성파’로 알려진 권재진 장관이 또 다른 MB충성파 한상대 검찰총장을 과연 밀어낼 것이가에 대해서도 관심이 집중된다.

▶ 한상대 “신임 묻기 위해 사표 제출하겠다” = 한 총장은 사표를 제출하겠지만 직을 버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이 만든 검찰 개혁안에 대한 신임을 묻기 위해 사표를 제출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했다. 검찰총장이 만약 교체될 경우 지금의 개혁안 역시 백지화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자신의 개혁안을 수용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직을 보전해달라는 것이다. 한 총장이 마련한 개혁안에는 대검 중수부를 폐지하고 부패범죄특별수사본부를 설치하는 등 ▷검찰의 권한 분산 및 직접 수사기능 축소 ▷ 검찰권 행사에서 국민 참여ㆍ소통 및 견제 기능 강화 ▷사건 처리의 투명성ㆍ공정성 강화 ▷제도 개혁의 지속적 추진 등의 내용이 담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런 개혁안은 검찰 내부에서 큰 반발을 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검 간부들은 검사장 회의 등에서 중수부 폐지에 반대 의견을 계속해 표명해왔다. 특히 최재경(50ㆍ사법연수원 17기) 대검 중수부장은 중수부 폐지안이 개혁방안으로 제시되면 사퇴할 것이라는 입장을 주위에 공공연히 밝혀왔다. 대검 중앙수사과 간부들 전원도 사표를 던지겠다는 의사를 밝히며 가세했다. 최근 일어난 일련의 비위들이 중수부와 전혀 관련 없는 일들인데 왜 중수부 폐지로 이를 모면하려 하냐는 논리다.

▶ MB “법무장관 중심으로 `검찰 내분‘ 수습해야” = 이명박 대통령은 29일 현직 검찰총장과 중수부장이 정면충돌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것과 관련해 “국민의 걱정이 크니 권재진 법무부 장관 중심으로 잘 수습하라”는 취지의 주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권 법무부 장관으로부터 검찰 내부 상황에 대한 보고를 받은 자리에서 이같이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내 내부에서는 한 총장에 대한 사퇴요구에 대해서는 다음 달 열리는 대선과 인사청문회 문제 등 `현실론‘을 들어 부정적 기류가 우세한 상황이다.

한 관계자는 “선거 관련 사범의 지휘는 검찰이 하게 돼있다”면서 “당장 검찰총장이 사퇴할 경우 엄정한 대선관리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현 정부 임기가 석 달 정도 남은 상황에서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하는 데다 검찰 수뇌부를 교체할 경우 대규모 검찰 연쇄 인사가 필요해 사실상 어렵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 ‘MB충성파’ 권재진, 한상대 솎아낼 수 있을까? = 한 총장의 사표를 받게되는 법무부로서는 근심이 커질 수 밖에 없다. 검찰 내외에서 한 총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크지만, 한 총장에 대한 MB의 신임이 두텁다는 점을 고려하면 갈등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특히 권재진(TK)-한상대(고려대)는 MB의 3대 라인중 각각 한축을 맡고 있는 대표적인 MB충성파들로, 법무부장관- 검찰총장을 맡으며 내곡동 사저부지 구입 문제 등 현 정부와 관련된 주요 수사를 함께 지휘해 왔다는 점에서 권 장관이 한 총장을 쉽게 솎아내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청와대 역시 한 총장의 유임을 바라고 있는 상황에서 법무부장관이 한 총장의 사표를 수리하는 것도 모양에 맞지 않는다. 이 경우 한 총장이 일단 개혁안를 제출하고 나면 “검찰 개혁을 위해서라도 일단 한 총장을 유임해야 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유임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검찰 내부의 용퇴 요구가 높아 이를 외면할 수 없다는 점이 문제다. 또 참여연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 모임, 새사회연대 등 전국 82개 시민ㆍ노동단체가 공동성명을 통해 한 총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등 거센 외풍도 외면할 수만은 없다는 점도 문제로 꼽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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