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18대 대선의 분수령으로 꼽혔던 첫 TV 토론이 끝나자마자 ‘무용론’이 불거지고 있다. 이정희 통합진보당 후보의 ‘좌충우돌’로 인해 TV토론 본래의 취지가 사라져버렸다는 것이다.

▶ TV 토론이 ‘정치 무관심’ 부채질 할라 = 특히 많은 전문가들은 이날의 TV토론이 자칫 정치 쇄신이 아닌 무관심만 더욱 부채질 할 수 있다면서 시급한 개선을 촉구했다.

5일 김용철 부산대 행정학과 교수는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TV토론이 후보들의 정치철학을 국민들에게 알리고 정책과 공약경쟁으로 가야 하는데 (이 후보로 인해) 인신공격과 자극적인 토론으로 치달은 감이 있다”면서 “남은 두 번의 TV토론에서도 이러한 모습이 되풀이된다면 우리의 선거 문화 자체가 퇴보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유권자들에게 제대로 된 판단의 근거를 제공하기에 역부족이었다”며 “이런 식의 TV토론은 차라리 하지 말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혔다. 토론의 본래 의미가 기계적인 형평석에 사라졌다는 지적이다. 신 교수는 “이런 식으로 남은 토론이 진행된다면 오히려 부동층의 수만 늘릴 것”이라고 일갈했다.

최진 대통령리더십 연구소장도 “미국의 TV토론과 너무나 큰 차이가 난다”며 “우리 정치가 아직은 미국에 비해서 발전해야할 부분이 너무 많음을 여실히 보여준 셈”이라고 말했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이 하나같이 “지지율에 변화를 주지 못할 것”이라며 토론 자체를 평가절하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 “토론방식ㆍ사회자 역할 등 개선해야” = 무엇보다 토론방식에 대한 개선에 대한 목소리기 높아지고 있다. 문재인 캠프 이인영 선대본부장은 “재질문 없는 토론방식은 겉치레 요식 절차로 앙꼬없는 진빵으로 만들었다”고 꼬집었다.

일각에서는 이 후보를 토론에서 빼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박근혜 캠프의 박선규 대변인은 “선관위에 특단의 대책 마련해달라고 요구한다. 누가 뭐라해도 어제 토론회는 한 분별력 없는 한 후보에 의해 난장판이 된 민망한 토론회였다”면서 유감을 표시했다.

하지만 정치권 관계자는 “법적으로 3번의 토론 하기로 결정했고 후보 자격도 정해놨다. 지금 상황에서 이 후보에 대해 토론 넣어라 빼라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한편 사회자의 태도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이날 사회자로 나선 신동호 MBC 아나운서가 좀 더 적극적으로 이 후보를 제지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김용철 교수는 “신 아나운서가 이 후보에게 주의를 주긴 했지만 형평성에만 너무 치중한 나머지 ‘타이머 역할’에 급급한 경향이 있었다“면서 “강한 경고성 멘트로 이 후보를 막아야 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후보들의 토론 외적인 준비 부족도 꼬집었다. 최진 소장은 “토론회에 등장하는 용어들을 보면 평소에 듣던 단어들 표현들 그대로이다. 왜 고사성어 하나 속담 하나 위대한 명언 하나 준비를 하지 않느냐”면서 “지금이 이미지와 감성의 시대인데 해서 패션, 말투, 화법에 대해 연구한 노력들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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