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베트 사람이 티베트어를 공부하겠다는 것마저 용인되지 않는 현실을 그저 지켜봐야 하는 티베트인들의 분노는 이제‘ 분신’이란 극단적 형태로 폭발하고 있다.
지난달 시진핑(習近平) 체제가 출범한 후에도 중국 지배에 항의하는 티베트인들의 분신이 계속되고 있다. 승려는 물론 소년에서 아이엄마까지 분신이 줄을 잇고 있다. 지역도 티베트자치구의 중심인 라싸(拉薩)에서 칭하이(靑海)성과 간쑤(甘肅)성 등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외신에 따르면 지난 11월 한 달에만 29명이 몸에 불을 질렀다. 지난 2009년 첫 분신희생자가 발생한 이후 지금까지 92명의 희생자가 나왔다.
티베트와 중국의 얽히고 설킨 역사는 티베트 계통의 소수민족이 중국 서부 변경에 나라를 세웠던 4세기경 5호16국(五胡十六國)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7세기가 되자 티베트족은 번성해져 통일왕국인 토번(吐蕃)을 세워 당나라를 위협했다. 견디다 못한 당 태종(太宗)이 문성공주(文成公主)를 토번의 손첸캄포 왕(王)에게 시집보내 화친을 청해야 할 정도였다.
그러나 강성했던 티베트는 이후 400여년에 걸친 내분이 이어지면서 원(元)나라와 청(淸)나라에 차례로 복속됐고, 1949년 ‘공산 중국’이 대륙을 석권하면서부터 오늘날의 관계로까지 이어지게 된다.
한국전쟁 개입시기와 비슷한 1950년 10월 중국은 ‘제국주의로부터의 해방’이란 명분을 내걸고 4만명의 인민해방군과 4만 마리의 낙타를 동원, 티베트를 무력 침공했다.
작전은 티베트와 가까운 쓰촨(四川)성 출신인 덩샤오핑(鄧小平)이 주도했다. 침공 10일 만에 중국군은 티베트 동부 전략요충지인 참도(중국명 창두·昌都)를 점령했다. 중국군이 티베트 전 지역을 점령하는 데 걸린 시간은 고작 한 달이었다. 이듬해 5월 티베트는 ‘시짱(西藏)자치구’로 이름이 바뀌었다.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잔인하고 부패한’ 티베트 봉건사회를 해방시킨다며 농노제 폐지, 승려 환속 등 대대적인 개혁을 단행했다. 특히 라마교를 집중 공격해 티베트를 새로운 사회로 개조하고자 했다.
그러나 이 같은 개혁은 기존의 종교, 생활, 생산양식 등과 마찰을 일으키면서 1959년 3월 대규모 저항으로 이어졌고, 중국은 이를 무력으로 가혹하게 제압했다.
그렇지만 티베트의 저항운동은 지금까지 지속되고 있다. 서부대개발이 시작됐고 칭짱(靑藏)철도가 달리고 있지만 거센 중국화 정책과 한족(漢族)의 경제권 장악, 티베트 사람이 티베트어를 공부하겠다는 것마저 용인되지 않는 현실을 그저 지켜봐야 하는 티베트인들의 분노와 절망감은 이제 ‘분신’이란 극단적 형태로 폭발하고 있다.
티베트 문제에 대한 중국의 입장은 강경하다. 중국은 티베트를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사수해야 할 핵심이익으로 공포해 놓고 있다. 티베트가 독립하면 중국은 자기 땅의 4분의 1을 잃게 된다.
티베트인들을 사지로 내몬 것은 무엇일까. 중국의 주장대로 달라이 라마는 극단적인 죽음을 이용해 티베트인들을 선동하고 있는 것일까.
당장 티베트 해법이 나오지는 않겠지만 그렇다고 티베트의 비극에 무관심하거나 수수방관해서는 안 된다. 그들의 고통을 보듬어줄 따뜻한 양심이 우리 가슴속에 살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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