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중국 최고 지도자에 오른 시진핑(習近平) 총서기의 취임 후 행보가 ‘개혁ㆍ개방의 총설계사’ 덩샤오핑(鄧小平)과 오버랩되면서 주목을 끌고 있다.

미국에서 발행되는 중국어 신문 둬웨이왕은 시 총서기가 ‘개혁ㆍ개방 일번지’인 광둥성 선전을 첫 시찰지로 선택했다고 6일 보도했다. 신문은 중국 정부가 선전 방문 계획을 공식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으나 최고 지도자를 맞이하기 위해 선전시가 도시 단장에 한창이라고 말했다.

시 총서기가 첫 시찰지로 선전행을 택한 것을 두고 정치 평론가들은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선전은 1992년 덩샤오핑이 ‘남순강화(南巡講話)’에 나섰던 곳이다. 당시 덩샤오핑은 1989년 6ㆍ4 톈안먼 사건으로 개혁ㆍ개방 정책이 지지부진해지자 경제발전에 다시 드라이브를 걸기 위해 남부 지역을 시찰했다. 덩은 선전에서 “개혁개방을 추진하지 않고 경제와 민생을 살리지 않으면 죽음에 이르는 길 밖에 없다”며 결사항전의 의지를 피력했었다.

시 부총리의 이번 선전 방문은 이같은 덩샤오핑의 정신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로 분석되고 있다. 개혁ㆍ개방에 대한 중국의 굳건한 결심을 대내외에 알리고, 개인적으로도 개혁파의 이미지를 구축하려 한다는 것이다.

이미 시진핑은 덩샤오핑을 계승하는 듯한 모습을 여러차례 보이면서 ‘젊은 덩샤오핑’이라는 얘기가 언론에서 심심찮게 흘러 나왔다. 지난달 29일 정치국 상무위원 7명은 베이징 국가박물관을 방문하며 처음으로 단체 공개활동에 나섰다. 이때도 시 총서기는 덩샤오핑이 남순강화 당시 외쳤던 “실천 없는 빈말은 나라를 망치고 실천만이 나라를 흥하게 한다”는 구호를 외쳤다. 기자회견과 4일 열린 첫 번째 정치국 전체회의에서도 시 총서기는 계속해서 ‘실용주의’를 강조했다.

이를 두고 둬웨이왕은 중국의 현재 상황이 1989년 톈안먼 사태가 터지기 직전과 비슷하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심각한 부정부패, 만연한 관료주의, 빈부격차, 관민 갈등, 공산당에 대한 불신 등이 그렇다.

전임 후진타오와 신임 시진핑이 “부패분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당과 국가가 망하는 위험에 처할 수 있다”며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이같은 사태의 심각성 때문이라고 신문은 강조했다.

선전은 시진핑에게 개인적으로도 특별한 의미를 갖는 곳이다. 그의 아버지 시중쉰은 1978년~1980년 광둥 성 서기로 재직하며 개혁개방을 주도했다. 비록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광둥의 질서를 재건하고 경제건설에 올인할 수 있는 틀을 만들어놨다는 평을 받았다. 시중쉰은 말년에 치료를 위해 베이징으로 옮겨오기 전까지 선전에서 12년이나 살았다.

한희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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