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상수 기자]자동차가 ‘콘서트홀’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자동차가 단순한 이동수단을 넘어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키는 ‘삶의 공간’으로 역할이 늘어나면서 ‘카 오디오’로 불리는 자동차 음향 시스템도 빠르게 발전하는 추세이다.
특히 프리미엄 자동차를 중심으로 자동차업계가 앞다퉈 콘서트홀 못지않은 최고급 사양을 적용하고 있다. 보스, 하만 카돈, 뱅앤올룹슨 등 세계적인 자동차 음향 시스템이 빠르게 확산하면서 음향 시스템이 차량 구매 요건에도 중요한 요소로 자리잡았다.
자동차 음향 시스템은 고급 스피커를 장착하는 게 전부가 아니다. 자동차 실내 공간이라는 특성상 다양한 각도에서 소리가 반사된다는 점을 감안해야 하며, 차량의 소음을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기능까지 겸비해야 한다. 스피커로부터 직접 전달되는 음향보다 실내공간의 다양한 재질과 각도에 반사돼 탑승자에 전달되는 소리가 훨씬 크다. 업계에 따르면, 운전자의 귀에 전달되는 모든 소리 중 약 90%가 반사음인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 음향 시스템이 일반 음향 시스템과 다른 기술력을 요구하는 이유이다.
르노삼성은 음향 시스템을 차량 마케팅 전면에 내세운 대표적인 업체이다. 광고모델 배우 유지태를 앞세워 사운드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광고 전략을 채택했고, SM3 보스 스페셜 에디션을 출시해 국내 최초로 준중형급 모델에서도 음향 시스템의 고급화를 꾀했다.
르노삼성 측은 “차량 개발 초기부터 보스 엔지니어와 차량 설계자가 협력해 르노삼성 전 차종에 보스 시스템을 장착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미국 보스 사는 1964년 탄생한 세계적인 음향기기 전문 브랜드로 메르세데스 벤츠, 포르셰, 페라리, 마세라티, 아우디, 인피니티, 캐딜락 등의 모델에 장착되고 있다.
보스 시스템은 차량 내에서 듣는 소리의 89%가 반사음이고 11%를 스피커에서 직접 전달되는 소리로 구성한 게 특징이다. 보스는 이를 효과적으로 제어하고자 ‘클린시트 어프로치(Clean Sheet Approach)’란 시스템을 개발했다. 시트가 가죽 시트인가, 일반 직물 시트인가에 따라 반사음이 미세하게 달라지게 되는데, 차량 개발 초기부터 이 같은 요소를 모두 분석하는 시스템을 의미한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자동차의 세밀한 부분 하나까지 모두 고려해야 하는 게 음향 시스템”이라며 “음향 시스템이 고난도의 기술력을 요하는 이유”라고 밝혔다.
현대자동차 에쿠스는 페이스리프트 모델에 헤드업디스플레이와 함께 렉시콘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을 적용했다는 점을 전면에 내세웠다. 렉시콘 브랜드는 유명 음향 시스템 전문업체 하만베커사의 최고급 브랜드로, 롤스로이스에서도 적용되는 음향 시스템이다.
에쿠스 페이스리프트에 들어간 ‘렉시콘 DL7(Discrete Logic7) 사운드 시스템’은 17개의 스피커와 598W 출력의 렉시콘 DL7 앰프를 적용했다. 특히 DVD 플레이어에서 재생되는 음원을 7.1채널 서라운드로 바꿔 고급 음향을 재현하는 게 특징이다. 또 다른 특징은 차량 콘셉트를 반영해 VIP석 사운드를 강화했다는 점이다. 대부분 에쿠스의 구매 고객이 차량을 직접 운전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한 구성이다. 중음 출력에 최적화된 ‘미드레인지’ 형식으로 17개 스피커를 차량에 배치하면서 뒷좌석에 고음질의 소리가 들리도록 구성했다. 그밖에 차량의 속도에 따라 음향의 크기를 자동으로 조정하는 AVC(Auto Volume Control) 기능도 더했다. 렉시콘 음향 시스템은 에쿠스 페이스리프트 뿐 아니라 2013년형 제네시스 3.8 모델에도 적용됐다.
현대ㆍ기아차 관계자는 “연구소 내의 전자IT개발팀 음향그룹 전문가 및 현대모비스 음향 전문가를 중심으로 음향 시스템의 기술력을 높이고 있다”고 밝혔다.
쌍용차는 뉴 체어맨 W에 하만 카돈 시스템을 적용했다. 총 17개의 스피커와 모든 좌석에서 7.1채널의 음향을 즐길 수 있는 시스템으로, 벤츠 S클래스, 마이바흐 등에 적용되는 음향 시스템이다. 최근에는 체어맨 H 뉴 클래식에도 하만 카돈의 음향 시스템을 적용, 프리미엄차량 수요를 공략하고 나섰다. 렉스턴 W 역시 하만 그룹의 인피니티(Infinity) 프리미엄 10스피커 시스템으로 상품성을 강화했다.
뱅앤울룹슨도 최고급 프리미엄 자동차에서 인기를 끄는 음향 시스템이다. 메르세데스 벤츠의 SLS AMG에는 메르세데스 벤츠 모델 최초로 뱅앤울룹슨 사운드를 기본 적용했다. 그밖에 BMW 뉴 7시리즈나 아우디 A8 등에도 뱅앤울룹슨 오디오가 들어가 있다.
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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