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정얽힌 살인…‘中 보시라이 스캔들’ 권력의 최정점에서 날개없는 추락 시진핑시대 권력 공고화 촉매제로
미모의 작가·CIA 국장의 불륜 美 퍼트레이어스 스캔들 국가기밀 유출 드러나 일파만파
스캔들은 대부분 인구에 회자되다 사라지지만 일부 메가톤급 스캔들은 사회 변화와 개혁을 추동하는 동인이 되고, 국가의 권력구도까지 재편하는 스캔들이 터지기도 한다. 올 한 해 중국 정치판을 송두리째 흔들어놓은 ‘보시라이(薄熙來) 스캔들’이 대표적인 사례다.
중국 정치권의 ‘황태자’에서 부패한 공산당 간부로 전락한 보시라이를 둘러싼 스캔들은 새로 들어선 시진핑 지도부가 부패 척결을 가장 시급한 사안 가운데 하나로 인식하게 만든 단초가 됐다. 또한 중국 정치의 내부 암투를 고스란히 드러냈을 뿐 아니라 권력구도까지 흔들어놨다. 우선 중국 최고 지도부인 정치국 상무위원 수가 기존 9명에서 7명으로 줄어들었다. 사법ㆍ공안과 치안을 한 손에 장악하면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른 정법위 서기는 계파 간 갈등을 초래했다는 비판 속에 상무위원에서 제외됐다.
후진타오 주석의 이른 정계 은퇴를 초래하는 이례적인 사건도 만들어냈다. 후 주석은 장쩌민 전 주석이 공산당 총서기직과 국가 주석직을 물려주고도 2년 동안 중앙군사위 주석직을 유지한 것과 달리, 지난달 18차 당대회에서 군사위 주석직까지 깔끔하게 승계했다.
중앙정보국(CIA) 스캔들의 경우 미 정보기관의 맏형 격인 CIA의 위상을 흔들리게 만들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묘하게도 미 국방부가 산하 정보기관인 국방정보국(DIA)의 해외정보요원을 1600명 수준으로 늘려 CIA에 필적할 규모로 키우겠다는 복안을 발표하고 나섰다.
철저하게 ‘군사’ 관련 정보만을 대상으로 하고, 현지 CIA 지부장에게도 보고함으로써 CIA와 갈등의 소지를 최소화하겠다고 했으나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中 최고의 ‘막장 드라마’= 돈, 권력, 섹스 그리고 살인…인간의 욕망과 집착이 고스란히 담긴 한편의 막장드라마를 연상케 하는 보시라이 스캔들은 보시라이의 심복인 왕리쥔(王立軍) 충칭 부시장이 지난 2월 6일 청두의 미국 총영사관으로 도주하면서 시작됐다. 그로부터 그동안 정치스타로 포장돼 있었던 보시라이 일가의 부패와 죄상이 처음으로 세상에 폭로됐다. 권력투쟁 정도로 여겨졌던 이 스캔들은 닐 헤이우드라는 영국인 사업가의 죽음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치정극에 살인극으로까지 확대되기 시작한다.
보시라이 부인인 구카이라이(谷開來)가 애인으로 추정되는 영국인 사업가 헤이우드를 독살한 것은 사실로 드러났다. 구카이라이는 부동산 투자 문제로 헤이우드와 갈등을 빚다 아들인 보과과(薄瓜瓜)의 안전을 위협받자 헤이우드를 독살하기로 결심했다고 재판에서 진술했다.
이와 관련한 모든 증거물은 구카이라이가 철썩같이 믿었던 왕리쥔에게서 나왔다. 왕은 사건 은폐를 부탁하러 온 구카이라이의 말을 모두 녹음해뒀으며, 현장수사 때 헤이우드의 심장에 남은 혈액을 채취해 보관해뒀다.
하지만 이 사실을 보시라이에게 보고하면서 그는 공안국장에서 해임됐고, 신변의 위험을 느끼고 미국 영사관으로 도주한 것이다. 이 와중에 구카이라이와 왕리쥔이 비밀을 털어놓을 정도로 가까운 사이였다는 불륜 의혹이 제기됐다. 구카이라이가 영국 본머스의 한 아파트에서 헤이우드와 동거했다는 설도 나왔다. 또 실제 애인은 프랑스 건축가 파트리크 앙리 드비예라는 주장도 있었다. 이 프랑스인은 캄보디아로 도주했다가 중국 공안에 의해 베이징으로 연행됐다.
이뿐이 아니다. 보시라이와 관련한 섹스스캔들도 핵폭탄급이었다. 미국에서 발행되는 보쉰닷컴은 중국 톱스타 장쯔이(章子怡)가 2007년부터 10여차례 보시라이에게 성접대를 했다고 폭로했다. 장쯔이는 보쉰닷컴과 이를 인용 보도한 홍콩 언론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아직까지 보시라이에 대한 처벌이 이뤄지지 않은 가운데, 그와 관련한 부패와 의혹은 어디가 끝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여전히 진행 중이다.
▶CIA 국장, 불륜의 삼각관계=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 7일 대선에 승리한 다음날 백악관은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CIA 국장의 사임을 전격 발표해 미국인을 충격에 빠뜨렸다.
퍼트레이어스의 경질은 미모의 자서전 집필 작가인 폴라 브로드웰(37)과의 불륜 때문으로 드러났지만, 세계 최고의 정보기관 수장이 하필 대선 다음날 옷을 벗어야 했는지 의혹의 시선이 커져만 갔다. 수사를 맡은 연방수사국(FBI)은 왜 불륜사건을 4개월이나 수사한 후 대통령에게 보고했는지에 대해 구구한 억측과 음모론이 제기됐다.
이 사건은 처음 브로드웰이 질투심 때문에 제3의 여성에게 퍼트레이어스로부터 ‘손을 떼라’는 협박 e-메일을 보내자 이 여성이 FBI에 수사를 의뢰하면서 드러난 것으로 발표됐다.
하지만 며칠 후 FBI가 제3의 여성으로 알려진 질 켈리(35)도 퍼트레이어스의 아프간 사령관 후임인 존 앨런 현 사령관과 부적절한 e-메일을 2만여통이나 주고받은 혐의를 함께 조사하고 있다고 발표하면서 놀라운 반전을 거듭한다.
유명 외과의사 부인인 켈리가 집 근처에 있는 미 중부사령부의 사령관 및 부사령관이었던 이들 두 명의 전ㆍ현직 전쟁영웅과 자주 어울렸고, 또 앨런과는 부적절한 e-메일을 주고 받았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미군 역사상 최악의 스캔들이 됐다.
한 술 더 떠 처음 켈리가 브로드웰의 협박 e-메일을 받고 사건을 의뢰한 FBI 수사관은 켈리에게 상반신 탈의 사진을 보냈던 사이였고, 이 수사관이 바로 공화당 중진에게 지난 10월 이미 수사 정보를 흘렸다는 점도 드러났다. 우리에겐 켈리가 한국의 명예영사로 활동하면서 한국 기업에 로비활동도 시도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더욱 더 황당한 사건이었다.
이번 사건은 세계 최고의 정보당국 수장과 미군 최고의 전쟁영웅이 한꺼번에 불륜에 휘말렸다는 점에서 충격적이었다. 하지만 미국이 공직자의 스캔들을 조사하고 대처하는 방식은 국가시스템의 저력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철저하다는 점은 높이 평가받을 만했다.
고지희·한희라 기자/
hanira@heraldcorp.com
![4000만원 낼 세금을 1억 넘게 물다니…‘상속세 0원’이라도 꼭 신고해야 하는 이유 [이세상]](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3/news-p.v1.20260903.e72e37cbc9ac475abd6197c15b096a38_T1.png?type=h&h=240)
![앤트로픽 IPO는 시작일 뿐…AI 모델 ‘골라주는 시장’ 커진다 [서학개미 주식회사]](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3/rcv.YNA.20260813.PRU20260813276001009_T1.jpg?type=h&h=240)
![“교과서 미래엔 AI가 있다”…‘AI 공장’된 미래엔 세종공장 [그 회사 어때?]](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2/news-p.v1.20260821.9213ff47283443e4aeec745e2b971c31_T1.jpg?type=h&h=2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