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고 지원 종료로 2013년 예산안 삭감 … 청소년 이용 불가물 관할 문제도 대두
당장 내년부터 게임 출시가 어려울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의 2013년도 예산안 발표에 따라, 게임물등급위원회(이하게임위)의 국고지원이 2012년 12월 31일자로 종료돼 약 54억 원의 예산이 전액 삭감됐기 때문이다. 게임위의 운영 비용은 크게 국고 지원과 게임물 심사 비용으로 나뉜다.
약 65억 원의 연간 운영비 중 80% 이상에 해당하는 국고 지원이 삭감되면 정상적인 운영이 불가능하다. 이에 명칭과 일부 권한을 변경하되 국고 지원을 유지하는 골자의 정부 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됐다. 하지만 대통령선거 등의 이슈로 인해 당분간 심사가 어려운 까닭에 계류돼 있는 상태다.
더욱이 전병헌 의원 외 12인이 개정안(이하 전 의원 개정안)을 발의하면서 게임 산업을 둘러싼 정치 싸움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전 의원 개정안은 게임위를 폐지하고 민간 자율 심의 기구에서 게임물 등급 분류 업무를 수행토록 한다는 골자다. 이에 2013년 게임 출시를 앞두고 있던 기업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현행법 상 게임위를 통해 등급 심사를 받아야만 출시가 가능하기에, 일정 차질이 생길 수 있는 까닭이다. 게다가 민간 이양 기관이 확정 되지 않은 상태에서 업무를 담당하고 있던 기관의 기능이 마비될 경우 게임 산업 전반이 뒤틀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콘텐츠 산업의 기둥을 담당하고 있는 게임 업계가 변함없는 성장을 이루기 위해, 정부는 정치적 줄다리기를 그만두고 조속히 대안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정부 개정안 vs 전 의원 개정안 충돌]게임위의 국고 지원 중단과 관련해 국회에는 총 두 개의 개정안이 제출돼 있는 상태다. 먼저, 정부는 지난 9월 25일 개정안을 제출했지만 19대 정기 국회 종료가 다가온 12월 중순까지도 심사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 개정안의 골자는 크게 ▲게임위의 명칭 변경 ▲국고 보조 시한 규정 삭제 ▲청소년 이용 불가 게임 제외 민간 이양 등이다.
당장 국고 지원 중지를 선언 받은 게임위로서는 정부 개정안이 마지막 남은 희망의 끈이다. 특히 현 상태로는 12월 심사비를 통해 오는 2013년 1월 정도까지만 유지할 수 있을 전망이어서 하루가 시급한 실정이다. 게임위는 심사비를 포함해 평균적으로 연간 약 10억 원의 자체 수입을 거둔다. 연간 운영비가 평균 65억 원, 월 운영비가 최소 5억 원 이상 필요한 것과 견주면 국고 지원이 없는 상태로는 한 달간 정상 운영하는 일도 쉽지 않다.
궁여지책으로 게임위는 '게임물등급위원회 등급 분류 심의 규정 개정안'을 예고했다. 12월 13일 발표된 안은 등급 분류에 소요 되는 비용의 국고 비율을 줄이고 등급 분류 신청자의 부담률을 높인다는 골자다. 2013년도 심의 수수료 수입 총액 대비 약 100%의 인상을 추진한다는 내용으로 아직 정부 심의를 받지는 못한 상태다(12월 13일 기준).
▲ 게임위는 국고 보조금과 자체 수입금으로 운영된다. 최근 5년간 추이를 확인해보면 전체 운영비의 80% 이상이 국고임을 알 수 있다
심사비를 인상해도 게임위 운영에는 턱없이 부족하지만, 새롭게 국고를 지원 받을 때까지 일부를 충당하겠다는 계획이다. 정부 개정안과 반대로 게임위의 폐지를 적극 찬성하는 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됐다. 11월 22일, 전병헌 의원을 포함한 12명의 의원이 새로운 개정안을 발의했다.
전 의원 개정안은 본래 게임위가 2006년 바다이야기 사건으로 2년 동안만 활동할 것을 전제로 설립된 기관임을 명시하고 있다. 2008년 이후 3차례의 부칙 개정을 통해 국고를 지원 받아 존속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오히려 비전문성, 비일관성, 비리 의혹 등의 부작용을 도출하고 있어 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주장이다.
이에 게임위를 폐지하고 민간 자율 심의 기구를 통해 게임물 등급 분류 업무를 수행토록 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크게 ▲게임위 폐지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관리센터 신설 ▲심의 기준 매년 고시 등의 골자다. 하지만 두 개의 개정안이 연말까지 심사를 받는 것조차 불확실하다. 현재 국회의 주요 안건은 대통령 선거에 집중돼 있다. 때문에 12월 19일 대선일이 지나더라도 당분간은 심사가 어려운 상황이다.
[청불가, '고양이'설전]양측 개정안의 주요 골자인 게임위 존폐 여부를 제외해도, 청소년 이용 불가 게임의 등급 심사 문제가 남아있다. 정부 개정안에는 청소년 이용 불가 게임은 게임위가 심사를 맡는다고 기재돼 있으나, 전 의원 개정안은 모든 등급 분류 심사를 민간 기관이 담당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지난 11월 29일 게임위 백화종 위원장은 '게임물등급위원회 청렴 및 조직 혁신 실천 다짐 대회(이하 혁신대회)'를 열고 입장을 공고히 했다. 백 위원장은 "후속 조치 대안 없이 업무가 중단될 경우 게임계에 혼란을 야기할 것"이라고 말하며 안정적으로 기관을 운영할 수 있도록 예산안을 빠른 시일 내에 처리해줄 것을 부탁했다.
특히 "도박성이 강한 성인용 게임물까지 민간 심의로 이양하는 것은 고양이 앞에 생선을 맡기는 꼴"이라고 강하게 발언했다. 전병헌 의원도 개정안 발의 일주일 후인 11월 30일에 성명서를 제출하며 다시 한 번 주도권 잡기에 나섰다. 게임위의 혁신 대회에서 백화종 위원장이 말한 '고양이'발언에 대해 "이것이야말로 고양이가 쥐 생각하는 격"이라며 "생선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항변일 뿐"이라고 비난했다.
[2013년 출시 게임 발만 '동동']2008년 이후로 매년 연말이면 게임위의 존속 여부를 두고 설전이 이뤄졌다. 특히 올해는 민간 이양 문제가 겹치면서 담당 기관을 선정해야 할 의무가 있는 정부의 지지부진한 업무 처리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개정된 게임 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과 시행령에 의해 지난 7월부터 전체, 12세, 15세 이용가 게임물의 등급 분류를 담당할 수탁 기관을 모집한 바 있다. 이외의 기능은 종전과 같이 게임위가 담당하는 골자로 게임문화재단이 단독으로 신청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준비 미흡'을 이유로 게임문화재단을 탈락시켰으나 이후 상황을 타개할 특별한 지원책을 내놓지 않은 채 사태를 방관했다는 평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정부가 민간 이양 대비책을 세웠다면 문제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게임위 국고 지원이 중단되더라도 게임물 등급 심사에 차질이 생기지 않았을 것이라는 책임론이다.
▲ 전병헌 의원(위)과 백화종 위원장(아래)은 게임위의 존폐를 두고 설전을 벌였다
특히 게임위와 개정안을 발의한 의원 측도 화살을 피할 수 없다. 게임위는 지난 10월 국정감사를 통해 관계자과 아케이드 업자의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비리 의혹에 휩싸였다. 해당 녹취록에는 영향력을 과시하는 게임위 관계자의 발언이 담겨 있어 객관성에 대한 신뢰를 잃었다. 업계는 게임위의 업무 수행에 대한 불신이 불거졌기에 현 상황을 초래한 것이라고 지적한다.
특히 게임위가 진행한 혁신 대회는 급한 불을 끄기 위한 요식 행위라고 평가한다. 개정안을 발의한 12인 의원들 역시 강경책을 고수하면서 업계에 근심을 안겨주고 있는 상태다. 개정안을 통해 게임위의 역기능을 설명하지만 당장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차기 기관에 대한 확실한 대안책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본지 인터뷰를 통해 일정 기간 동안은 게임위가 게임물 분류 심사를 대신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이 역시 확실치 않은 일방적 주장이다. 게임위 사태와 관련해 가장 피해를 받고 있는 것은 역시 게임 업계다. 정부의 안일한 태도로 게임 등급 심사를 받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이 도래했기 때문이다.
특히 게임위는 심사비를 상승해 기관을 유지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기에, 국고지원 중단에 따른 2차적 부담은 온전히 업계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 당초 게임위의 기능이 업계의 발전을 위한 것인 만큼, 정부와 각 기관은 목소리를 통합해 게임 산업 발전의 바른 길을 제시해야 한다.
[게임위 측 일문일답] Q) 2013년 1월 1일부터 게임위의 업무는 어떻게 수행되나 A) 게임 업계에 최대한 차질이 없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수수료 인상 방안 역시 업무 파행을 방지하기 위한 계획이다. 2011년에 심의 수수료 인상 발의가 이뤄진 적이 있는데, 그때의 조건과 동일하게 진행할 것이다.
Q) 정부 개정안과 전 의안 개정안의 골자가 다르다. 게임위로서는 정부 개정안이 필요한 상황인가 A) 어떤 개정안이든 최소한 효력이 발휘되려면 6개월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그때까지 게임위를 존속시킬 수 있는 완충 지원이 없는 상태다.
Q) 전 의원 개정안에 대한 게임위의 입장은 A) 민간 이양이 시행된다면 당연히 게임위는 게임물 등급 분류 기능을 상실하게 된다. 현재 전 의원 개정안은 게임위 폐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중요한 것은 청소년 이용 불가 심사 권한을 민간에 이양하느냐의 문제다.
[전 의원 측 일문일답] Q) 게임위가 폐원되면 등급 분류 심사는 어느 기관에서관할하나 A) 입법이 된 후에는 민간 기관이 결정될 때까지 6개월에서 1년 정도 게임위가 그 기능을 담당해야 한다. 당연히 그 기간 동안은 체제가 유지되고 예산도 추가 지원될 것이다.
Q) 국고 지원 중단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인가 A) 개정안과는 별개로 이미 2012년 12월 31일까지만 지원 받기로 기존에 결정된 사항이다. 당초 2008년까지만 활동하기로 했고 세 차례나 연장했다. 이 문제를 내세우는 것은 동정론으로 언론을 호도하는 모습이다.
Q) 청소년 이용 불가 심사를 민간으로 이양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A) 그동안 게임위는 비리, 업무 태만으로 심사 기관으로서 갖춰야 할 객관성을 잃었다는 평을 받았다. 청소년 이용 불가 게임 심사 권한을 게임위가 맡는 것은 기관에 권력을 주는 일이고 더 큰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강은별 기자
기자
![요즘 ‘큰손’들은 주식 팔지도 사지도 않는다…‘11월 3일’부터 본다, 왜? [큰손 따라잡기]](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7/news-p.v1.20260826.97fcdbca4f2c4562acc488b50990cb2d_T1.jpg?type=h&h=240)

![못 믿을 AI기업…검증하고 평가받게 하라[머브 히콕]](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7/news-p.v1.20260823.2391f1fe070840f39f8da5e471902ef7_T1.png?type=h&h=2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