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사람은 손가락으로 문지르면서 사물의 촉감을 느낍니다. 이때 사물 표면의 거칠기에 따른 미세한 떨림, 표면이 딱딱한지 무른지를 나타내는 강도, 잘 미끄러지는지 안 미끄러지는지 나타내는 마찰력, 피부의 열을 전달하는 정도 등의 물리량을 손가락 피부의 표피와 진피에 위치하고 있는 여러 수용기에서 측정해 두뇌로 보내는데요. 두뇌로 보낸 수용기의 신호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기억하고 있는 신호와 일치하면 그 사물의 촉감을 알게 됩니다.
그런데 사람보다도 로봇이 더 정밀하게 촉감을 구별하는 시대가 다가왔습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질량힘센터 김민석 박사팀이 사물을 만질 때 사람의 손처럼 거칠기와 강도 등 다양한 촉각정보를 습득해 분석하는 촉각센서를 개발했기 때문인데요. 촉각센서는 인간의 피부처럼 작동하는 인공 촉각센서와 센서를 통해 수집되는 촉각정보를 기억할 수 있는 저장 공간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촉각로봇 [사진=KRISS]
일반적으로 사람은 어떤 사물을 만질 때 피부는 질감, 온도 등의 정보를 동시다발적으로 습득합니다. 이렇게 수집된 촉각정보는 각각 수치화 돼 데이터베이스로 저장됩니다. 인간의 뇌가 이전에 기억한 정보와 비교하는 것처럼 연구팀이 개발한 촉각센서도 설정된 알고리즘을 통해 이전에 파일로 저장된 사물정보와 비교하는 방식으로 촉감을 구별합니다.
사람과 촉각로봇이 다양한 샘플들의 촉각정보를 구별하고 있는 모습 [사진=KRISS]
특히 이 촉각센서는 사람의 피부보다 민감한 고성능 반도체 실리콘이 기반이 돼 측정값을 수치화해 저장하기 때문에 사람보다 사물을 정확하게 구별할 수 있습니다. 연구팀은 섬유, 나무, 플라스틱 등 25여 개의 각기 다른 샘플을 지속적으로 시험한 결과 98% 이상의 높은 정확도를 확인했는데요. 국내외 여러 대학에서도 인공 촉각센서를 활발히 연구하고 있지만 연구팀처럼 마찰력을 비롯해 거칠기, 온도, 강도 등의 촉각정보를 모두 측정하고 구별하는 사례는 세계 최초입니다.
김민석 박사는 “앞으로 본 기술이 발전하면 사람처럼 촉각을 느낄 수 있는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을 앞당길 것으로 기대한다”며 “촉각정보를 비교할 수 있다는 특징으로 위조품 판별, 화장품 효과 측정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관련 국내외 특허는 올해 초에 출원된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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