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일명 원샷법)은 2014년 일본 아베노믹스의 일환으로 제정된 ‘산업경쟁력강화법(산경법)’을 벤치마킹했다. 산경법의 근거는 1999년 제정된 일본의 ‘산업활력재생특별조치법’이다. 산업통상자원가 주도한 원샷법은 산경법을 참고했지만 내용면에서는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일본은 산경법에 따라 1999년부터 현재까지 총 684건의 사업재편 계획을 승인한 것으로 집계됐다. 기업 규모별 활용비율은 대기업 52%, 중소ㆍ중견기업 48%로 나타났다. 업종별 활용비율은 ▷제조(56.6%) ▷도소매(11.7%) ▷서비스(10.7%)▷금융(9.6%) 등으로 제조업이 전체의 절반이상을 차지했다.
산경법은 ‘최근 3년 영업이익률 평균치가 과거 20년간 평균치보다 15% 이상 감소한 경우’를 과잉공급업종으로 분류, 업계의 과잉공급구조 해소 등이 예상되는 인수합병(M&A) 계획에 대해 금융혜택을 일괄적으로 부여하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대표 성공사례는 2014년 미쓰비시중공업과 히타치제작소가 각각의 화력발전사업부를 합병한 것이다. 사업재편 과정에서 이들 회사에는 자본금 증가 및 부동산 등기에 따른 등록면허세 감경 등 세제 혜택이 적용됐다.
원샷법과 산경법 취지는 비슷하나 차이점이 분명있다. 원샷법은 법 적용 절차가 간소한 산경법과 달리 복잡하다는 것이 업계의 반응이다. 원샷법의 간이 합병 범위는 인수 회사가 소멸 회사 주식을 80% 보유할 경우 소멸 회사 주총을 이사회로 갈음하도록 했다. 하지만 일본 산경법은 이 같은 주식 보유 비중을 3분의 2 이상으로 낮췄다. 채권자 보호 절차 생략 부분도 원샷법은 은행 지급 보증 또는 보험증권 제출 시 생략할 수 있지만 일본 회사법은 채권자를 해할 우려가 없는 경우 생략할 수 있다. 원샷법에 비해 자율성이 높은 셈이다.
공정거래법상의 지주회사 규제에 관한 특례는 일본에는 아예 없는 규정이다. 대기업 특혜 가능성을 차단해야 하는 우리나라의 특수성이 반영된 결과다. 대규모 기업집단 규제 유예 기간 연장도 마찬가지다.
원샷법의 사업 재편 승인 절차와 기간이 산경법에 비해 많이 소요되는 것도 문제로 꼽힌다. 일본 산경법은 사전 상담을 포함하더라도 사업 재편 승인에 약 2개월 소요되는 반면에 원샷법은 약 3개월 소요된다. 이는 일본에는 없는 대기업 특혜 시비 논란으로 인해 공정성을 위한 심의위원회를 설치하고, 1개월의 심의 기간이 추가된 결과다. 일본의 사업 재편 계획 승인은 실제로 기업 신청 이후 경제산업성 담당 공무원 심사만으로 결정되는 반면에 우리나라는 별도 위원회를 추가로 통과해야 하는 셈이다.
배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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