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도예 기자] 동의 없이 촬영한 사진을 재판에서 증거로 제출한 행위는 ‘초상권 침해’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1부(부장 김성수)는 서울 관악구의 한 배드민턴 클럽 회원 A씨와 B씨가 단체 회장 C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심과 마찬가지로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고 2일 밝혔다.

재판부에 따르면 회장 C씨는 회원 A·B씨와 소송을 진행하던 지난 2014년 10월, A씨 등의 사진을 무단으로 촬영해 재판부에 증거로 제출했다. C씨는 “A씨등이 배드민턴 클럽 운영을 방해해 제명했다”는 자신의 주장을 입증하기 위해 이같이 행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회원 A씨와 B씨는 지난 2014년 1월 해당 배드민턴 클럽에서 위원회 결의에 따라 제명된 뒤 “제명을 무효로 해달라”며 C씨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1심은 A씨등의 손을 들어줬고, 회장 C씨는 이에 불복해 항소했다. C씨는 항소심 과정에서 A 씨등의 사진을 찍어 법원에 두 차례 증거로 제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부는 “C씨는 A씨등의 의사에 반해 얼굴과 신체를 촬영했고, 진행중인 재판에서 승소하고자 A씨등을 공격하는 자료로 사진을 사용했다” 며 “이는 초상권을 침해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에 따라 C씨가 A씨등이 입은 정신적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재판과정에서 C씨는 악의 없이 자신의 주장을 입증하기 위한 증거로 사진을 제출한 것에 불과하므로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초상권 침해가 공개된 장소에서 이뤄졌다거나 민사소송의 증거를 수집할 목적으로 이뤄졌다는 이유만으로 정당화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례에 따라 C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A·B씨와 C씨의 사회적 지위와 관계, 사진이 제출된 동기, 법원에 제출된 서류 등이 클럽 내 게시판에 게시된 점 등을 참작해 C씨가 A·B씨에게 각 50만원을 배상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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