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주하이 에어쇼에 전시됐던 MD-22.[중국 SNS 캡쳐]](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2/28/news-p.v1.20250227.a40ae50da25d41c19ad01f5f3c877a04_P1.jpeg)
[헤럴드경제=오상현 기자] 지난해 12월 16일 중국의 군 소식을 전하는 유튜브 채널에 ‘첸쉐쉔 과학기술연구 청년특공대’ 단독인터뷰 영상이 올라왔습니다.
영상 제목에는 “미국을 앞지른 세계 최초! 중국의 근우주 초음속 비행체 시험 영상 공개”라며 “6세대 전투기, 아궤도·근우주 폭격기, 초음속 드론, 항공우주 공격 플랫폼, 우주 전투기 표적 구조 등의 중요한 옵션 중 하나로 활용될 수 있다”는 소개가 덧붙여졌습니다.
영상은 ‘MD-19’라고 적힌 비행체가 수평 방향으로 낙하한 뒤, 곧 빠른 속도로 비행하며 사라지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이어 공기저항을 높이는 기체 상부 장치가 펴지고 랜딩기어가 나오면서 안정적으로 착륙하는 장면과 그 모습을 지켜보던 연구원들이 박수치며 환호하는 장면도 보입니다.
이어지는 장면에서는 거꾸로 매달려 있던 비행체가 수직으로 낙하하는 모습이 보이고 비행체 카메라에 포착된 열기구의 모습과 대기권의 모습이 스쳐지나간 뒤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들어진 극초음속 비행 장면이 나왔습니다.
영상에 대한 설명도 중국어와 영어로 친절하게 해놨습니다.
![MD-19.[중국 초음속 비행체 소개 영상 캡쳐]](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2/28/news-p.v1.20250227.9243d948a95a4a378062853c42314eb8_P1.jpg)
영상에 등장하는 비행체의 정체는 밍디-19와 밍디-22.
초음속 무인 폭격기로 약 10만t의 폭발력을 가진 핵미사일을 시속 8500㎞의 속도로 발사해 1만㎞ 이상 떨어진 북미 목표물을 공격할 수 있다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영상에서 소개하는 비행검증시험은 6년 전에 완료됐으며 실용 모델이 이미 “발사 직전”일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면서 “최근 미국 싱크탱크가 핵무기를 사용해 갈등에 개입할 수 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한 중국이 취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조치”라며 영상 공개의 이유가 미국을 겨냥한 전략적 억제에 있다는 것을 감추지 않았습니다.
극초음속 비행체 밍디 시리즈 개발은 첸쉐쉔 과학기술연구 청년특공대가 수행한 것으로 보입니다.
영상 소개글에는 “지난 6년 동안 특공대는 다양한 신형 광역항공기를 독자적으로 개발했고 5개 범주에서 9개의 비행시험 임무를 성공적으로 완료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특정 유형의 복합 동력 항공기에 대한 크로스 도멘인 시험을 완료한 세계 최초의 국가가 됐다”며 “중국이 근우주 초음속 항공기 분야에서 질적 도약을 이뤘고, 잠재적인 경쟁자들에 비해 기술적 우위를 확보했다는 것”이라며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아마도 아음속과 초음속, 극초음속 등 다양한 속도에서 작동하는 복수의 엔진시험을 완료했다고 평가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군사전문매체 워존(TWZ)에서는 “이러한 구성은 듀얼 모드 렘제트나 스크렘제트 같은 첨단 고속 엔진을 활용할 가능성을 나타낸다”면서 “다만 이 엔진들은 아음속에서는 작동하기 어렵기 때문에 로켓 모터를 이용한 초기 가속 이후 공기역학적 페어링을 분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주하이 에어쇼 당시 공개됐던 MD-22 제원.[중국 SNS 캡쳐]](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2/28/news-p.v1.20250227.12bce9b3a7be41f4b9b6e1196f4561b7_P1.jpg)
이들이 자랑하는 성과는 이뿐만이 아닙니다.
초음속 항공기의 수평 착륙을 세계 최초로 달성했고, 실험 항공기의 근접우주발사를 세계 최초로 완료했으며, 수천㎞의 교차 영역 기동 비행을 달성했고, 약 1만㎞떨어진 공항으로 무사히 복귀했다고 소개합니다.
이들 설명에 따르면 현재 기술수준에서 밍디는 마하 10 이내에서 비행을 하지만 추후에는 속도를 마하 0.5~마하 20으로 전환할 수 있고, 로켓추진 초음속 활공체와 달리 복합엔진을 이용해 지상으로부터 20~100㎞에 이르는 대기권 안팎에서 비행할 수 있는 차세대 항공기입니다.
영상 속 연구원들은 지난 2020년 10월 첫 번째 실험이 진행됐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당시 테스트를 통해 49개의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했다면서 말이죠.
하지만 첫 실험은 비행체가 고도 30㎞에서 투하된 후 흔들리며 추락했습니다.
이들은 당시 “실패를 인정하는 것은 고통스러운 과정이었지만 그만큼 빠르게 성장하는 계기가 됐다”며 “과학적 접근과 철저한 팀워크가 필수적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증언합니다.
이후 “2021년 5월 고비사막에서 두 번째 실험을 진행하려 했지만 거센 바람으로 인해 또다시 연기됐고 두 달여 뒤인 2021년 7월 15일 실시한 실험에서 마침내 성공적인 결과를 얻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밍디-22는 지난 2022년 주하이 에어쇼에서 모형을 공개한 적 있습니다. 당시 공개됐던 베너를 보면 밍디-22는 길이 10.8m, 날개폭 4.5m에 최대이륙중량은 4t에 달하고 마하 0~7의 속도로 8000㎞를 비행할 수 있는 것으로 소개되고 있습니다.
확인할 수 있는 밍디 시리즈에 대한 정보는 여기까지입니다.
공개된 영상과 정보만으로는 밍디-19와 밍디-22가 이들이 주장하는 성능을 모두 구현할 수 있을지 알 수 없습니다.
가장 중요한 초음속 비행 부분을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들어 넣은 것을 보면 초음속 비행 장면을 촬영할 수 없어서인지 아니면 실제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했기 때문인지 알 수 없습니다.
다만 영상 초반에 나오는 기구를 보면서 언뜻 스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바로 지난 2023년 2월 4일 미국 국방부가 자국 영공을 침범한 중국의 ‘정찰 기구’를 미 공군 F-22 전투기를 이용해 격추시킨 사건입니다.
당시 미국은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해변을 벗어나 대서양 상공에 떠 있던 중국 기구를 서프사이드비치 해안에서 약 10㎞ 떨어진 곳에서 F-22가 발사한 미사일로 파괴했습니다.
애초 이틀 전 내륙인 몬태나주 상공에서 이 기구가 발견됐지만 기구의 잔해가 민간에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이유로 격추하지 않았습니다.
당시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기구의 경로에 있는 미국인들의 생명에 지나친 위험이 없다면 가능한 빨리 격추하라”는 지시를 내린 상태였다고 밝혔습니다.
이 기구는 2023년 1월 28일 알류산열도 부근의 알래스카 상공을 통해 미국 영공에 진입한 뒤 캐나다 영공을 거쳐 미국 본토 상공으로 진입했습니다.
미국 국방부는 또 다른 중국발 기구가 라틴아메리카 상공에서 이동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죠.
당시 중국 정부는 이 기구의 미국 영공 침범에 유감을 표하면서도 기상 관측 등 민간 연구 목적의 기구라고 해명했지만 미국의 분석은 달랐습니다.
오스틴 장관은 “격추된 기구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격납고 150개가 있는 몬태나주 맘스트롬 공군기지 상공에 머물렀다”며 “중국 정부가 전략적 장소들에 대한 정찰 목적으로 기구를 띄운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리고 이 사건으로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5일부터 중국을 방문하려던 계획을 취소하기에 이릅니다.
중국이 주장하는 기상관측용 기구나, 미국이 주장하는 정찰용 기구. 모두 생김새와 쓰임은 같습니다.
특정 고도까지 올라가 바람을 따라 유유하게 떠다니는 것이죠.
문제는 그 기구에 무엇을 싣느냐입니다. 앞서 본 것처럼 중국은 기상관측 장비도, 고성능 카메라도 달 수 있고, 이들의 주장대로 10만t의 폭발력을 가진 핵무기를 장착한 극초음속 비행체도 매달 수 있습니다.
정말 새롭고 놀랍습니다. 가장 저렴한 운송수단과 최첨단 투발수단이 만나 국제질서를 뒤흔들 만한 새로운 전략무기의 조합을 마련했으니 말입니다.
우리나라의 기술 수준은 어디까지 와 있을까요? 그리고 어떤 조합을 만들어야 우리의 적대국을 확실하게 억제할 수 있을까요? 여러분의 번뜩이는 발상을 공유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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