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수당 계좌 조건 필요 없어
저축銀 적금 추가 가입 문의 쇄도
둘째 이상 자녀와 가입 비율 80%

“요새 투자할 곳이 마땅치 않은데 아이 앞으로 목돈 모으는 방법 어디 없을까요.”
최근 맘카페와 재테크 커뮤니티에 많이 올라오는 화두 중 하나다. 특히 올해 들어 기준금리 인하가 본격화되고 증시 변동성도 커지면서 원금 손실 없이 자산을 모으려는 수요가 부쩍 늘어난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시중은행보다 가입 조건이 까다롭지 않은 2금융권의 저출생 대응 금융상품들이 대안 투자처로 눈길을 끌고 있다. 시중은행과 달리 아동수당을 당행 계좌로 받아야 한다는 우대 조건이 없어 여러 곳을 들어 아이 앞으로 적금 ‘풍차돌리기’도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23일 저축은행권에 따르면, 올해 들어 금리 인하 기조가 본격화된 이후 ‘다둥이 적금’처럼 고금리 공익성 상품을 가입할 때 만기를 최대한 길게 설정하려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 중 가장 높은 금리를 주는 웰컴저축은행의 ‘아이사랑 정기적금(최고 연 10%)’의 현황을 집계한 결과, 전체 가입자의 86%가 36개월 만기 상품을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24개월은 4%, 12개월은 10% 수준에 그쳤다.
해당 상품은 가입 당시 만 16세 이하 자녀와 그 부모를 대상으로 우대금리를 지급하는데 자녀가 1명일 경우 3.0%포인트, 2명일 경우 4.0%포인트, 3명 이상일 경우 7.0%포인트를 각 계좌의 우대금리로 제공한다. 웰컴저축은행 관계자는 “40대 고객이 전체의 절반 이상(54.3%)을 차지한다”면서 “가입자 중 62%가 자녀 2명 이상과 함께 가입하면서 가족 저축 수단으로 활용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또 앞으로 금리가 더 떨어질 일만 남은 만큼, 최근 들어 문의가 부쩍 다시 잇따르고 한다.
이런 관심도는 상호금융권의 판매 실적에서도 확인된다. 지난 8일 출시된 새마을금고의 ‘MG희망나눔 아기뱀적금(최고 연 12%)’은 한달도 안 걸려 5798건의 계좌가 개설됐다. 가입 현황을 살펴보니 둘째 이상 자녀와 함께 가입한 비율이 80%에 달할 만큼 다자녀 가구의 관심이 집중됐다. 해당 상품의 기본금리는 연 10%로, 둘째(연 11%), 셋째 이상(연 12%) 순으로 우대 금리를 제공한다. 인구감소지역 출생아의 경우, 자녀 수와 관계없이 연 12% 금리가 적용된다.
다만, 일각에선 시중은행의 ‘다둥이 적금’(연 8~10%)에 비해 금리 경쟁력은 다소 낮은 편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현재 저축은행업권 저출생 대응 상품은 총 16개로, 대체로 최고 금리 수준이 연 5% 정도다. 그럼에도 최근 관심도가 다시 커진 데는 현재 금리가 자체가 낮아진 데다 우대 조건의 문턱이 낮다는 점이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시중은행의 경우, 아동수당을 당행 계좌로 몇 차례로 받아야 한다는 우대 조건들이 붙지만 저축은행은 입출금 통장 보유나 영업점 방문 등 기본 조건만 충족하면 금리 우대를 받을 수 있다.
재테크 커뮤니티에선 시중은행 상품 1개에 저축은행 상품을 추가로 가입하는 일명 ‘풍차돌리기’ 전략도 공유되고 있다. 한편, 현재 5대 시중은행의 12개월 만기 예금금리(단리 기준) 상·하단은 2.15~2.73% 수준이다. 1개월짜리 초단기 정기예금 금리는 이미 연 1%대로 내려온 상태다. 유혜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