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원승일 기자] 연일 이어지는 폭염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보면 우산장수와 짚신장수를 둔 어머니의 마음과 같다. 대형마트 등 유통업계는 더위를 피해 몰려든 사람들로 ‘폭염 특수’를 누리고 있는 반면 음식점, 전통시장 등은 사람들의 외출 자제로 매출 감소를 겪고 있다. 비가 오면 짚신장수가 걱정이고, 해가 뜨면 우산장수가 걱정인 어머니처럼 폭염이 소비 등 경제활동에 미치는 영향은 긍정과 부정 양면적이다. 때문에 이왕이면 폭염을 내수 회복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연이은 폭염에 가전업계, 유통업계 등 일부 업종은 특수를 누리는 반면 생산 및 소비 활동이 위축돼 경제 전반에는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는 분석이 많다. 사람들이 외부 활동을 자제하면서 전반적으로 내수가 위축되기 때문이다. 더구나 폭염이 지속되면 일의 능률이 오르지 않아 노동생산성도 떨어진다. 그렇게 되면 제조업 가동률도 떨어져 생산도 줄고, 수출에도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조경엽 한국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사람이 덥다 보면 외출이든 노동이든 활동을 하지 않게 되고, 이는 내수 회복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며 “더구나 폭염과 같은 날씨로 인한 경제 활동 위축에는 인위적인 소비 진작책을 내기도 힘들다”고 말했다.
레저, 숙박음식업 등 서비스업도 폭염은 양날의 칼이다.
무더위를 피해 산이나 바다를 찾는 사람들이 많다면 여름 특수를 누릴 수 있는 반면 야외 활동 자제로 집에 있는 소위 ‘방콕족’들이 많아지면 매출 하락 등 피해가 불가피하다. 채소 등 농산물 가격도 폭염에는 급등하지만 사람들이 외식 등 소비를 줄이면 다시 가격 하락 요인이 될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폭염으로 인한 소비 감소, 생산성 위축 등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수치화 하기는 어렵다고 말한다. 사람들의 경제학적 행태는 여러 가지 요인들이 작용해 이뤄지는 것이기 때문에 폭염 등 단순히 날씨의 영향만으로 통계를 낼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폭염에 따른 경제적 영향은 긍정적, 부정적 측면이 모두 존재하는만큼 이를 내수 활성화 쪽으로 유도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진단이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정부는 폭염 대비책과 동시에 수요를 늘릴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며 “폭염 시기에 맞춘 유통업계의 세일 행사, 음식숙박업의 맞춤형 서비스 등을 정책 과제로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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