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대구·경북)=김성권 기자] 지난 2017년과 2018년 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지진과 관련, 포항지진 피해자들이 정부 등을 상대로 제기한 1조 500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의 항소심에서 법원이 1심 판결을 뒤집고 국가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대구고법 민사1부(정용달 부장판사)는 13일 모성은 포항지진 범시민대책본부(이하 범대본) 공동대표 등 지진 피해 포항시민 111명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포항지진 손해배상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는 패소 판결을 했다.
2심 재판부는 “기록을 검토한 결과 물 주입에 의해 (촉발)지진이 발생했다 하더라도 원고들의 주장 중에서 그 과실 부분에 대해서 입증이 부족하다”라고 판결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1심에서 일부 승소한 원고들의 청구도 취소하는 등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고 판시했다.
이로써 지난 2017년 11월과 2018년 2월 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지진이 ‘지열발전사업’ 때문이라는 1심 판단이 항소심에서 뒤집혔다.
앞서 1심 재판부는지난해 11월 판결에서 포항지진이 지열발전사업으로 인한 인공적인 지진임을 인정하고 피해 시민에게 200만∼300만원의 위자료를 줘야 한다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했다.
이 소송에는 4만7000여명이 참여했고 이후 45만여명이 추가로 소송에 나서 총 50만명이 피해 배상을 요구하고 있다. 항소심 기각 판결에 포항시민들은 반발하고 있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이날 시청에서 입장문을 통해 대구고법의 원고 패소 판결에 대한 유감을 표명했다.이 시장은 “이번 판결은 지진으로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겪은 시민들의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결정”이라며 “시민 모두가 바랐던 정의로운 판단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시장은 “1심 재판부가 오랜 심리를 거쳐 포항지진의 인과관계를 인정하고 국가 책임과 시민들의 정신적 피해를 받아들였음에도 이를 뒤집은 데 대해 안타까움을 넘어 개탄을 금할 수 없다”면서 “대법원이 피해 주민들의 고통과 피해 실상을 깊이 반영해 보다 공정하고 정의로운 판결을 내려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시장은 또 “정부는 이번 항소심 판결과 관계없이 시민들에 대한 도의적 책임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며 “공식 사과와 함께 소송에 참여하지 못한 시민들을 포함한 실질적 피해 회복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모성은 범대본 공동대표는 판결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말도 안 되는 판결에 50만 포항 시민이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며 즉시 상고 의사를 밝혔다.
포항시는 대법원 판단과 함께 포항 촉발 지진의 정신적 피해를 일괄 배상하기 위한 관련 입법 추진을 정부와 국회에 지속적으로 요구해 나갈 방침이다.
ks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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