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김영호 의원 등 6명의 더불어민주당 초선의원들이 논란 속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방중을 마치고 10일 귀국했지만 그 성과를 놓고는 당내에서 조차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여당의 맹공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한중 갈등 해소를 위한 의원외교의 일환이었다는 평가와 함께 특별한 성과 없는 ‘빈손 귀국’이었다는 비판이 함께 제기되고 있다.

일단 당 내부적으로는 박근혜 대통령까지 가세하며 눈덩이처럼 커진 논란 속에 강행된 이번 방중에 대해 안도하는 기색이 엿보인다. 가장 우려했던 ‘중국 관영 매체의 방중 의원단 악용’ 사례가 현시점에서는 알려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방중에 참여한 의원 6명 모두 사드 배치를 반대하는 입장이어서 이들의 방중이 마치 중국의 입장에 동조하는 모양새가 되는 것 아니냐는 당 안팎의 우려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여권의 집중포화도 이런 논리의 연장선에서 나온 것이란 분석이다.

애초 중국 학자들과의 의견 교환 차원에서 방중을 기획했던 6명의 의원은 사태가들불처럼 번지고 남남갈등으로까지 비치자 ”야당 국회의원이기에 앞서 대한민국 국회의원으로 사명감을 가지고 간다“며 중국행을 강행했다.

하지만 일거수일투족에 대한 정치권과 여론의 스포트라이트 속에 이들은 돌발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심스러운 행보를 이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김병욱 의원은 귀국 직후 국회 브리핑에서 ”과도한 관심을 받게 돼 당황스럽고 때론 어쩔 바 모를 때가 많았다“며 ”야당 의원이기 이전에 대한민국 국회의원으로서항상 국익 중심으로 활동해야 한다는 철저한 마음가짐을 갖고 임했다“고 말했다.

판구연구소와의 좌담회에서 중국 측이 한반도 문제 전문가를 대거 투입해 중국 측의 사드 반대 논리를 설파했지만, 개인의 소신과는 별개로 사드 찬반에 대한 입장표명을 자제한 채 한중갈등 해소에 초점을 맞췄다는 게 이들 의원의 설명이다.

적어도 이번 방중이 중국 측에 이용당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실제로 판구좌담회 이후 채택된 공동발표문에 중국 측이 사드 반대 입장을 넣자고 했지만, 의원단의 반대로 무산됐다.

관영 환구시보는 더민주 의원들이 방중 기간 언행을 자제하더니 3줄짜리 발표문을 내고 줄행랑쳤다며 불만 섞인 보도를 이날 내놨다.

높아만 가는 한중갈등 파고 속에서 정부가 하지 못한 일을 야당 의원들이 시도했다는 것이 방중 의원단의 주장이다.

방중단의 일원이었던 신동근 의원은 ”저희 방중이 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제재가아닌 외교로 푸는 데 기여했다고 생각한다“고 자평했다.

하지만 이들의 방중을 둘러싸고 당 내부의 파열음은 불가피하게 불거져나올 것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의원외교, 그것도 야당 초선 의원들의 방중 결과에 대한 기대가 아니라 방중 자체에 대한 시각차가 엄존하기 때문이다.

당장 당내 일각에서는 아쉬움과 비판의 목소리가 표면화하고 있다. 여권의 공세에 대해서는 방중 의원들을 방어하되, 이번 방중의 여파에 대해선 냉정하게 따져봐야 한다는 기류도 읽힌다.

사드 반대 당론 채택 여부와 관련해 ‘전략적 신중론’을 강조해왔던 최명길 의원은 ”의원들이 학자를 만나서 해보겠다는데 안된다고 할 필요는 없다“면서도 ”치밀하게 계산해서 방중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고 정치적·외교적 맥락 있는 사건으로 번질지를 깊게 생각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의원은 ”청와대가 우병우 수석 등의 문제로 궁지에 몰렸다가 여기에 눈길을 돌렸다. 탈출구가 없어 전전긍긍하다 여기에다 탈출구를 마련한셈“이라며 ”우 수석 이슈도 날아가 버리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그는 ”정치적으로 이용당할 수도 있어서 그런 것까지 염두에 두고 좀 더 전략적으로 생각할 필요가 있었다“고 했다. 또다른 온건파 의원은 ”처음부터 얻어올 게 없었던 것 아니냐. ‘빈손’이 예고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우상호 원내대표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처음부터 방중 목적을 알았기 때문에 시끄러울 일이 아니라고 했지 않았느냐. 호들갑 떨 일이 아니었다“며 ”처음에는 나라를 팔아먹는 것처럼 떠들다가 이제는 왜 갔느냐고 하면 안 되지 않느냐“고반문했다.

이번 논란을 거치면서 사드 배치는 물론 중국의 보복에 대한 양국 정부 간 채널가동의 중요성이 부각된 점을 성과로 꼽는 당내 의견도 있다.

하지만 내년 대선을 진두지휘할 새 대표를 뽑는 8·27 전당대회를 목전에 두고 이번 방중이 당내 선명성 경쟁을 넘어 노선 투쟁으로 번질지 우려하는 시각도 없지 않다는 지적이다.

당장 당론 법안을 정하기 위한 11일 정책의총이 ‘사드방중 의총’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적지 않아보인다. 의원단 방중 보고 후에 방중성과 및 적절성 여부를 놓고 갑론을박이 전개될 수 있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