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지상파 방송사의 기자들이 연이어 성명을 발표하며 세월호 침몰 사고를 다루는 자사 보도에 대해 사죄했다. KBS 기자들에 이어 MBC도 “참담하고 부끄럽다”는 성명을 통해 국민 앞에 고개를 숙였다.
MBC기자회 소속 30기 이하 기자 121명은 12일 ‘참담하고 부끄럽습니다’라는 제목으로 발표한 성명에서 “지난주 MBC ‘뉴스데스크’가 세월호 실종자 가족을 모욕하고 비난했다”며 “국가의 무책임으로 자식을 잃은 부모를 위로하지는 못할 망정, 그들을 훈계하며 조급한 비애국적 세력인 것처럼 몰아갔다”고 밝혔다.
해당 리포트는 지난 7일 방송된 ‘분노와 슬픔을 넘어서’란 꼭지의 뉴스였다. 박모 전국뉴스 부장은 해당 뉴스를 전하며 “사고 해상에서 수색작업을 하다 숨진 이광욱 잠수부에 대해 조급증에 걸린 우리 사회가 그를 떠민 건 아닌지 생각해봐야 할 대목이다. 우리 사회 시스템 전반에 대한 개조를 고민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기자회는 이에 “이 보도는 비이성적, 비상식적인 것은 물론 최소한의 예의조차 없는 보도였다. 한마디로 ‘보도 참사‘였다”라며 “이런 ‘참사’를 막지 못한 책임이 MBC 기자들에게 있다”라고 했다.
특히 MBC 기자회는 “해경의 초동대처와 수색, 재난 대응체계와 위기관리 시스템 등 정부 책임과 관련한 보도에 있어 MBC는 그 어느 방송보다 소홀했다”며 “정몽준 의원 아들 ‘막말’과 공직자들의 부적절한 처신 등 실종자 가족들을 향한 가학 행위는 누락하거나 왜곡됐지만 유족과 실종자 가족을 찾아간 박근혜 대통령의 한마디 한마디는 빠짐없이 충실하게 보도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기자회는 “신뢰할 수 없는 정부 발표를 그대로 ‘받아쓰기’ 한 결과, ‘학생 전원 구조’라는 오보를 냈고 실제 수색 상황과는 동떨어진 보도를 습관처럼 이어갔다”라며 “실종자 가족에게 더 큰 고통, 국민들에겐 큰 혼란과 불신을 안겼다”라며 희생자 가족들과 국민에게 사죄한다고 다시 한 번 고객을 숙였다.
기자회는 “사실을 신성시하는 저널리즘의 기본부터 바로잡겠다. 재난 보도의 준칙도 마련해 다시 이런 ‘보도 참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라며 “MBC가 언론 본연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도록 끈질기게 맞설 것이며, 무엇보다 기자 정신과 양심만큼은 결코 저버리지 않겠다”고 밝혔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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