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가 출범한 지 두 달이 가까워져 온다. 흔히 말하는 ‘허니문 기간’을 지나는 중이다. 이름이 그렇듯 신혼의 달콤함처럼 처음은 늘 새롭고 신선하다. 모든 게 파스텔 톤으로 보인다. 이를 증명하듯 지지율도 고공행진 중이다. 절반에 못미치는 지지로 당선된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도는 현재 60%를 훌쩍 넘어선다. ‘일극주의’를 우려했던 많은 이들이 ‘실용주의’로 대변되는 새 정부의 유연한 국정 행보에 안도했다.
하지만 미묘한 변화의 흐름이 감지된다. 최근의 분위기 만으로 판단하자면 심상찮다. 과감하게 얘기해서, 이제는 ‘허니문 효과’의 막바지라 인정하고 국정에 임하는 게 바람직해 보인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줄곧 ‘국민주권정부’를 언급해 왔다. 헌법 제1조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를 새 정부의 탄생 동력으로 불러들였다. 최근 국정기획위원장은 “특별히 정부 명칭은 짓지 않고 그냥 가기로 했다”고 밝혔지만, “헌법 1조의 국민주권 정신은 이재명 정부의 일관되고 우선적인 국정의 원칙이자 원리”라 했다. 지금도 국민 대다수는 현 정부를 ‘국민주권정부’라 인식한다.
헌법 제1조의 위상만큼이나 국민주권의 무게감은 막중하다. 이 무게감은 곧 현 정부를 평가하는 바로미터가 될 게 분명하다. 최근 나란히 낙마한 이진숙 교육부장관 후보자와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임명 과정도 ‘국민주권’의 엄중함을 경험한 과정이었다.
이번 청문회는 사실 기울어진 운동장이었다. 야당은 여당을 견제할 여력도 겨를도 없었다. 내분이 극에 달한 상태였다. 청문회에서 야당의 비판 목소리는 사실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더욱이 기업인 장관을 대거 등용하고, 전 정권의 장관까지 유임시키는 유연함과 파격에 많은 이들이 환호하던 상황이었다. 과연 낙마 후보자가 나올 수 있겠느냐는 견해가 절대다수였다. 하지만 결과는 달랐다. 2명이나 후보자 지위를 내려놓았다. ‘국민의 눈높이’를 넘지 못했다.
새 정부는 불법적인 비상계엄과 이에 따른 탄핵의 심판 과정에서 탄생했다. 국민을 무시한 계엄과 이를 부정하는 한심한 전직 대통령의 모습에서 국민주권의 구호가 힘을 얻었다.
정권을 바꾸는 데 강력한 동력이 된 국민주권은 이제 본격적인 청구서를 내민다. 보다 엄격한 ‘국민 눈높이’의 잣대로 새 정부를 평가하기 시작했다. 도덕성과 실력, 두 마리 토끼 모두 잡아달라 한다. 이진숙 후보자는 논문 표절을 떠나 실력을 의심받았다. 강선우 후보자는 연이은 ‘갑질’ 폭로에 도덕성의 눈높이에서 뭇매를 맞았다. 국무위원 임명은 시작에 불과하다. 이제 곧 국운을 가를 거대한 시험대에 선다. 미국과의 통상 협상에서 국민들은 이 정부의 진짜 실력을 기대한다. 자칫 삐끗하면 국민주권의 거대한 비판에 정권 초부터 치명상을 입을 수 있다.
새 정부에게서 부디 듣고 싶지 않은 말이 있다. “지난 정부는 더했다. 우리는 그보다는 낫다”처럼 무능했던 전 정권을 불러들여 하소연하지 않길 진심으로 바란다. 심판을 당한 전 정권은 비교 대상이 아니다. 왜 유독 우리에게만 가혹한 잣대를 들이대냐는 볼멘소리는 국민 누구에게도 공감을 얻지 못할 것이다. ‘국민주권정부’를 불러들인 이 정부의 숙명이다.
정순식 사회부장 겸 전국부장
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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