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법판사 금품거래정황 포착 중개역할 성형외과의사 검 구속 또다른 부장판사도 수사선상에
정운호(51)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구명 로비 의혹에 연루된 현직 판사들이 본격적으로 검찰의 수사를 받게 될 전망이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이원석)는 인천지법 김모 부장판사와 정 전 대표 간의 금품거래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에 나섰다. 두 사람 사이에서 ‘중개 역할’을 한 의혹을 받는 성형외과 의사 이모 씨가 15일 검찰에 구속되면서 수사에 더욱 속도가 붙게 됐다.
김 부장판사와 의사 이 씨는 이미 지난 4월 정 전 대표가 직접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로비 리스트 8인’에 거론됐던 인물들이다. 사태 발생 넉달 만에 검찰이 재판 로비의 실체를 규명하기 위해 법원에 칼을 겨눈 것이다.
당초 김 부장판사는 올 3월 상습도박 혐의로 서울중앙지법에서 항소심이 진행 중이던 정 전 대표로부터 재판부에 선처를 부탁해달라는 청탁을 받았지만 이를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2013년 네이처리퍼블릭이 후원하는 미인대회에서 딸이 1위에 오르고, 정 전 대표가 원정도박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던 이듬해 정 전 대표 소유의 외제차 레인지로버를 시세 중고가보다 2000만원 싸게 사들이는 등 정 전 대표와의 유착을 의심케하는 정황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중고차를 매입하면서 건넨 5000만원마저 정 전 대표로부터 다시 돌려받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차량 무상제공 의혹까지 제기됐다. 또 정 전 대표와 해외여행을 다녀오고 정 전 대표가 발행한 수표 500만원을 받은 단서도 검찰에 포착됐다. 김 부장판사는 이 돈을 부의금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앞서 진경준(49) 검사장이 넥슨 주식 매입대금과 제네시스 차량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기소된 점에 비춰 김 부장판사도 혐의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비슷한 수순을 밟게 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현재 김 부장판사 소환을 검토 중이다.
의사 이 씨는 이 과정에서 김 부장판사에게 돈을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정 전 대표 관련 사건에서 재판부에 청탁 명목으로 수천만원을 받은 이 씨를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전문 법조 브로커에 이어 의사까지 개입한 검은 커넥션이 추가로 드러나면서 법조계를 향한 비난 여론도 다시 점화될 것으로 보인다.
법원은 지난 4월 ‘정운호 로비 의혹’이 터졌을 당시 임모 부장판사가 처음 거론되면서 ‘법조 게이트’를 촉발한 진원지가 됐다. 정 전 대표의 상습도박 사건 항소심을 맡은 임모 부장판사는 지난해 12월 정 전 대표의 브로커 이민희(56ㆍ구속기소) 씨와 저녁식사를 한 사실이 드러나 로비 의혹을 받았다. 하지만 임 부장판사는 “해당 사건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즉시 재배당조치를 취했다”고 해명한 바 있다. 이번에 검찰이 김 부장판사와 함께 임 부장판사로까지 수사를 확대할 지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밖에 그동안 거론되지 않았던 A 부장판사까지 정 전 대표로부터 로비를 받은 의혹이 제기되면서 현직 판사를 겨냥한 검찰 수사는 앞으로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양대근ㆍ김현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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