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도예 기자] 넥슨 창업주 김정주 NXC 대표(48)에게 공짜 주식을 받은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진경준 전 검사장(49·사진) 이 피고인으로 법정에 섰다. 피고인 석 옆자리에 대학 동창인 김정주 대표가 나란히 앉았다. 1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 김진동) 심리로 열린 첫 공판준비기일에 진 전 검사장은 하늘색 수의에 흰색 마스크 차림으로 출석했다. 불구속 피고인인 김 대표는 검은 양복을 입고 그 옆에 자리했다.

형사소송법상 공판준비기일에는 피고인의 출석 의무가 없지만, 진 전 검사장과 김 대표는 모두 피고인석을 지켰다.

이날 나란히 앉은 두 친구는 눈맞춤조차 하지 않았다. 김 대표는 재판 내내 눈을 질끈 감은 채 기도하는 듯한 자세를 취했다. 반면 진 전 검사장은 고개를 꼿꼿이 세운 채 정면을 응시했다.

재판장이 국민참여재판 의사를 묻자, 진 전 검사장 등은 힘없고 가는 목소리로 “원치 않는다”고 답했다.

이날 변호인들은 증거 기록에 대한 검토가 덜 됐다는 이유로 혐의에 대한 의견을 내지 않았다.

이에 재판부는 변호인 측에 다음달 2일까지 진 전 검사장과 김 회장의 혐의와 증거에 대한 의견을 제출하라고 주문했다. 재판부는 검찰의 반박내용을 검토한 뒤 9월 12일 2차 공판준비기일을 열고 혐의사실에 대한 입장을 정리할 예정이다.

진 전 검사장은 지난 2005년 김 대표로부터 넥슨 비상장 주식 1만주를 무상으로 제공 받은 뒤, 이를 이듬해 넥슨 재팬 주식 8537주(8억5370만원)으로 교환해 시세차익을 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또 넥슨홀딩스 명의로 리스한 제네시스 승용차와 5000만원 상당 가족 여행 경비를 뇌물로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장으로 재직하던 2010년 8월에는 서용원 당시 대한항공 부사장에게 영향력을 행사해 처남 강모 씨의 청소용역 업체 B사가 일감을 몰아받게 한 사실도 있다. B사는 한진그룹의 계열사인 대한항공과 한국공항으로부터 대규모 일감을 받는 식으로 부당이득을 취했다.

진 전 검사장에게 뇌물을 건넨 김 대표와 진 검사장 처남이 운영하는 업체에 일감을 몰아준 서용원(67) 한진 대표이사 사장도 뇌물공여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한편 법무부는 지난 8일 검사징계위원회를 열어 당시 검사장이었던 진 씨를 해임키로 의결했다. 현직 검사장이 비리 혐의로 해임된 것은 검찰 창설 이래 최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