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층 아파트 건립이 잇따르면서 일조권 분쟁이 끊이질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법원이 또 일조권 관련 소송에서 원고 측 손을 들어줬다. 공사 도중 설계 변경으로 이웃의 일조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는 아파트에 대해 법원이 공사중지를 명령했다.
17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1부(이제정 부장판사)에 따르면 서울 동대문구의 A 아파트 소유자 135명이 인근 B 아파트 재건축정비사업조합과 건설업체를 상대로 낸 공사금지 가처분 신청을 일부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B 아파트가 신축되면 1년 중 일조시간이 8시간으로 가장 짧은 동지를 기준으로 A 아파트 일부 가구의 일조시간이 1시간에도 미치지 못하게 된다”며 “신축 아파트의 손해를 고려하더라도 공사를 중단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B 아파트 건축조합과 건설사는 피해 아파트 소유주들의 지속적인 민원에도 불구하고 설계 변경을 고려하거나 보상안을 제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번 판결로 B아파트 건축조합과 건설사는 한시적으로 3개 라인 15층, 2개 라인 17층을 넘는 총 50가구의 신축공사를 할 수 없게 됐다.
B 아파트는 지난 2009년 3월 지하 2층∼지상 25층 503가구 규모로 사업시행 인가를 받았다. 하지만 착공 전인 2014년 1월 사업시행 변경 인가를 받아 규모가 지하 3층∼지상 30층 764가구로 커졌다.
이에 A 아파트 주민들은 지난해 8월께부터 ‘B 아파트가 완공될 경우 일조권을 침해당할 것’이라며 관할 구청에 민원을 제기했다. 구청은 공사 아파트 건축조합에 일조권을 침해하지 않도록 계획을 변경하라고 권고했지만 조합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결국 지난해 9월 공사를 강행, A 아파트 주민들의 반발을 샀다.
앞서 이달 울산에서도 주택가 주민들이 인근 신축 아파트 탓에 일조권과 조망권을 침해받았다며 현대산업개발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1심과 2심 재판부 모두 주민 손을 들어준 바 있다. 이처럼 주민의 일조권과 조망권을 구체적이고도 광범위하게 인정하는 판례가 잇따르면서 유사 민원이나 소송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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