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시 단산저수지 데크로드, 주민 요구 무시한 채 외지인 전용 코스로 전락
소백산 탐방객만 위한 길? 주민 빠진 숲길조성사업 말썽
[헤럴드경제(대구·경북)=김성권 기자] 경북 영주시가 15억 원을 들여 단산면 옥대리 단산 저수지 일대에 조성한 숲길이 주민들의 요구와 동떨어진 위치에 만들어져 ‘예산 낭비’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28일 헤럴드 취재를 종합하면, 민선 7기 당시 주민들은 “소백산 생태 탐방원 인근 파고라에서 마을로 이어지는 데크로드 설치”를 수차례 건의했다.
접근성이 좋아 마을 주민들이 일상 산책로로 쓰기에 적합하다는 이유였다.
그러나 사업은 민선 8기 들어 지난 4월에야 착공해 최근 완공됐고, 위치와 동선은 주민 요구와 전혀 다른 곳에 설치됐다.
주민 A씨는 “도비와 시비까지 끌어와 만든 길이 결국 관광객을 위한 숲길로 변질됐다”며 “정작 주민들에게는 무용지물과 다름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주민은 “주민 편의를 위해 시작된 사업이 외지인 체험코스로 둔갑했다”며 “삶의 현장을 철저히 외면한 탁상행정의 전형”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한 주민은 ‘소백산생태탐방원에서는 방문객들이 데크로드를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출입 계단까지 최근 설치한 것을 보고 참을 수 없는 분노가 치밀었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이에 대해 영주시는 “해당 부지가 국립공원 구역이라 환경부 공원계획 변경 고시에만 4년이 걸렸고, 주민들이 원하는 위치는 주차장 확보가 어려워 불가피하게 현 위치를 택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주민들은 “산책길에 무슨 주차장이 필요하냐”며 “말도 안 되는 핑계로 주민 의견을 뭉개버린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번 사업은 (주)디자인랜드가 시공을 맡아 길이 0.7㎞, 폭 1.8m 규모의 데크로드와 야간 조명이 설치됐다.
그러나 주민 외면 속에 15억 원이 투입된 사업은 ‘그들만의 길’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주민들은 “시가 진정으로 주민을 위한 행정을 원한다면 잘못된 추진 과정을 재검토하고, 주민 목소리를 반영한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강하게 촉구했다.
ks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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