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홍길용 기자] 폭염으로 인한 전기표 폭탄이 전국민적 관심사가 된 가운데 전력ㆍ기름ㆍ담배 등 이른바 국내 시장에서 독과점 지위를 이용해 ‘떼돈’을 버는 기업들이 주목받고 있다. 전력은 한국전력의 독점이고, 담배는 KT&G와 일부 외국계의 과점이다. 소매 유류의 경우 SK, GS, 에쓰오일(S-Oil), 현대오일뱅크 4사의 과점체제다. 이들 모두 정부가 직접 가격을 결정하거나, 부과되는 세금을 통해 실질적으로 가격을 통제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정부가 세수 등 수입을 위해 높은 이익을 내는 구조를 유지하면서 이들 독과점 기업들이 큰 수혜를 누리는 셈이다.
8월16일까지 금융감독원에 공시된 올 반기보고서를 분석해보면 국내 30대 그룹 가운데 올 상반기 영업이익률이 가장 높은 곳은 에쓰오일이다. 현대백화점과(11.1%), 영풍(10.1%), SK, GS 순으로 영업이익률이 높았다. ‘톱 5’에 정유 등 에너지 사업을 주력하는 기업이 세 곳이나 포함된 점이 눈길을 끈다. SK가 영업이익률 9.4%, GS는 9.3%를 기록했다. SK의 에너지 주력기업인 SK이노베이션은 2분기 영업이익이 역대 두 번째로 많은1조1195억원을 기록했다. GS도 정유계열사인 GS칼텍스가 2분기 영업이익으로 전년 대비 13.4% 증가한 7663억원을 올리면서 그룹 전체 영업이익률을 높였다.
하지만 올해부터 30대 그룹에서 빠진 공기업들을 포함하면 순위는 달라진다. KT&G는 올 상반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2조1794억원, 영업이익 7388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로 따지면 33.89%에 달한다. 같은 기간 한국전력은 28조9608억원 매출에 6조3098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영업이익률로 21.8%나 된다.
주목할 점은 한국전력과 KT&G 모두 정부가 통제하고 있는 제품의 값은 비싸지만 매출원가는 뚝 떨어지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원재료 값이 떨어지면 제품 가격도 떨어지는 게 일반적인 시장원리인데, 전력과 담배에는 이 같은 원칙이 적용되고 있지 않는 셈이다.
한국전력의 매출 총이익률은 2014년 13.4%, 2015년 22.9%, 올 상반기 25.6%로 급상승 중이다. 국제 원자재 가격 하락에 따라 발전연료비 부담이 준 덕분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도 10.1%, 19.2%, 21.8%로 급등했다. KT&G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해 상반기 원재료 등의 사용액 및 상품매입액은 4897억원이었지만, 올 상반기에는 4678억원으로 줄었다. KT&G의 매출이익률은 2014년 55.2%에서 지난 해 60%를 넘겨 올 상반기 현재 60.4%선이다. 2014년 28.5%던 영업이익률도 지난 해 32.8%로 크게 높아졌고, 올 상반기에는 33.9%로 더 상승했다. 휘발유와 경유 등 유류세수는 연간 20조원 이상 규모로 15조원 미만인 근로소득세수 보다 많다. KT&G와 외국계들이 판매하는 담뱃세 세수는 지난 해 10조원을 넘어선 데 이어 올 해 13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정부와 산업은행 등은 지난 해 한국전력에서 1조원에 달하는 배당을 가져갔다. 기록적인 이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전력ㆍ기름ㆍ담배에서 정부와 국책은행 등이 가져가는 수입만 연간 최소 35조원 이상인 셈이다.
한편 재계 1위 삼성은 삼성전자의 영업이익률이 단연 최고 수준이지만 그룹 전체로 확장하면 5.3%로 떨어진다. 국민경제 기여도가 높은 현대차, LG는 8.1% 4.4% 수준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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