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를 먹여살려온 10대 수출 업종이 5년 뒤에는 중국에 모두 따라잡힐 것으로 국내 기업들 스스로가 전망하고 있다는 조사(한국경제인협회) 결과가 나왔다. 여기엔 한국의 간판인 반도체와 한미통상협상 타결의 일등공신인 조선도 포함돼 있어 충격적이다. 국내 기업들의 ‘차이나 포비아’가 고스란히 느껴진다.
현재 한국 경쟁력을 100으로 봤을 때, 기업들은 중국이 철강(112.7), 일반기계(108.5), 이차전지(108.4), 디스플레이(106.4), 자동차·부품(102.4) 등 5개 업종에서 한국보다 낫다고 평가했다. 반면 반도체(99.3), 전기·전자(99.0), 선박(96.7), 석유화학·석유제품(96.5), 바이오헬스(89.2)는 한국의 경쟁력이 근소한 차이로 높다고 답했다. 하지만 5년 뒤 2030년에는 이마저도 뒤집어져 10대 주력 업종 전 분야에서 중국이 한국보다 앞설 것으로 예상했다.
세부 분야별로 한국 기업들은 현재 중국의 가격 경쟁력(130.7), 생산성(120.8), 정부 지원(112.6), 전문 인력(102.0), 핵심기술(101.8)이 한 수 위라고 평가했다. 상품 브랜드(96.7)만 한국이 낫다고 봤는데, 이마저도 5년 뒤엔 중국이 106.5로 올라가 한국을 따돌릴 것으로 봤다. 5년 뒤 기업들의 국제 경쟁력은 미국(112.9), 중국(112.3), 한국(100), 일본(95)의 순서로, 중국이 사실상 미국과 대등한 위치에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의 기술 굴기는 중국 기업 자체의 노력만으로 빚어낸 성과가 아니라 국가 차원 장기 계획의 결실이다. 독일·한국·일본 같은 제조업 강국이 되겠다고 2015년 수립했던 ‘중국 제조 2025’ 프로젝트가 10년만에 일궈낸 결과인 것이다. 중국은 공산당 국가 권력이 민간과 한 몸처럼 움직이며 제한된 자원과 인력을 어디에 투자하면 제조업 강국들을 제치고 미래 기술을 선점할 수 있을 지에 집중했다. 그 실례가 내연기관을 건너뛴 전기차 부문의 세계 1등이다. 이같은 자신감으로 인공지능(AI)·로봇·드론 등 미래 산업에서도 무섭게 질주하고 있다.
중국은 거대 내수시장이 있어 대외 교역이 흔들려도 버틸 수 있는 맷집 강한 경제구조다. 반면 내수시장이 빈약한 한국이 수출 시장 마저 중국에 가로막히면 미래가 없다. 중국이 자국 기업과 한 몸이 돼 보여준 가공할 속도와 효율성, 창의성은 지금 우리에게 절실하다. 사실 중국의 기술 굴기는 1960~1970년대 압축성장 시대에 우리가 먼저 실행한 전략이다. ‘팀 차이나’ 보다 훨씬 강한 ‘팀 코리아’를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 AI 대전환기에 걸맞은 산업대계에 국가적 역량을 쏟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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