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대책 구멍 ‘숭숭’ 정부-지자체 ‘협업’이 관건

인천에서 10년 된 노후경유차를 모는 A씨는 폐차보조금을 준다는 정부발표를 보고 폐차를 신청하려 했지만 접수도 못했다. 시의 조기폐차 보조금 예산이 바닥났기 때문이다. A씨는 보조금 지원이 없으면 차를 계속 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내년 서울을 시작으로 2018년부터 수도권에서도 노후경유차 운행이 제한되지만 조기폐차 보조금 예산이 바닥나 서울시를 제외한 경기 지역 18개 시군과 인천시에서는 이미 폐차 보조금 지원이 중단상태다. 환경부는 국회에 제출된 추경 예산안에 80억원을 반영했다고 밝히고 있지만 보조금의 절반을 부담해야 하는 자치단체가 제때 예산을 확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당장 내년부터 서울 진입 제한 규제를 받는 수도권의 노후 경유차는 104만대에 이른다.

노후경유차 폐차보조금 뿐만이 아니다. 서울로 진입하는 타지역 경유버스 저공해화 조치나 관광버스 공회전금지 등도 서울외 다른 지자체에 대한 적용 및 예산지원여부가 과제로 남아 있다. 따로따로인 서울과 인천, 경기도의 경유차등록정보 공유도 필요하다. 2005년 이전 등록된 노후경유차 조기폐차 보조금은 정확한 수요 파악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주먹구구식으로 진행됐고, 애초부터 재정이 열악한 지자체와 정부가 ‘50 대 50’ 의 매칭사업으로 추진한 것이어서 한계는 예견된 일이었다.

노후 경유차를 폐차하고 신차를 구입할 경우 6개월간 한시적으로 개별소비세의 70%를 감면해 주는 것도 노후경유차를 모는 생계형 서민들이 개소세 혜택 때문에 있던 차를 폐차하고 수천만 원대에 달하는 새 차를 구입할 것이란 무리한 가정에서 출발했다. 더군다나 신규 승합·화물차는 대상에서 빠져 있어 실효를 거두기가 어렵다는 지적도 많았다.

국립환경과학원, 서울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서울시는 관광·통학 등의 목적으로 등록된 경유 전세버스 3579대를 압축천연가스(CNG)로 전환하는 등 저공해 조치키로 했다. 하지만 정책의 효과를 높이려면 서울로 진입하는 경기도, 인천의 약 1만7390대 경유버스도 비슷한 수준의 저공해 조치가 필수적이지만 아직 걸음마 단계다. 문제는 예산 확보다. 이들 버스를 CNG 버스로 전환하려면 CNG 충전소 확충, CNG버스 구입보조금 인상 등에 막대한 예산이 필요하지만 재정 여력이 부족한 이들 지자체들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도심 내 타 지역 관광버스의 공회전 금지도 합동단속 등 지자체 간 협력이 필요한 부분이지만 논의 수준에 머물러 있다.

앞으로 수도권 노후경유차 진입금지가 실효성을 가지려면 노후 경유차 폐차 못지않게 서울 인천 경기도의 경유차 등록정보를 공유하는 것이 중요한데 현실은 딴판이다. 현재 서울과 인천, 경기도 등이 따로따로 갖고 있는 경유차 등록정보를 종합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만들어져야 한다.

박용신 환경정의포럼 운영위원장은 “인천, 경기지역의 모든 경유차량에 대해서 저공해화 조치를 시행 여부에 대한 정보가 서울시에 등록이 돼있어야 하며, 우선 내년에 시행되는 서울시에서 부과한 과태료가 인천, 경기도에 등록된 차량에 대해서 실질적으로 집행될 수 있는 메카니즘을 설계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밖에 승용차 수십대 분량의 미세먼지를 뿜어대는 노후 건설기계나 건설현장내 날림먼지도 꾸준히 지적되고 있지만 정부와 지자체 간 대응책은 미흡한 실정이다. 노후 건설기계의 운행을 금지하는 관련 지자체 조례나 법안 등이 갖춰지지 않아 제대로 된 관리감독 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곳곳에서 정부의 미세먼지대책이 표류하고 있는 것이다.

김동언 서울환경운동연합 정책팀장은 “노후 경유차 운행제한 수도권 확대, 폐차 보조금 지원 등 수도권 지자체가 시행 협약을 한 것은 성과지만 지자체 참여, 협조를 어떻게 끌어낼지 미지수”라며 “경유버스 저공해 조치 등 상당한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보여 정부 지원과 함께 지자체와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 등 협업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김대우ㆍ원승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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