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밤에 체조, 시선에 아랑곳 하지 않고 몸부림 치는 러닝 중독자들.
달밤에 체조, 시선에 아랑곳 하지 않고 몸부림 치는 러닝 중독자들.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양정수 기자] ‘달밤에 체조’란 본래 뜻은 격에 맞지 않은 짓에 대해 핀잔을 이르는 말이다. 하지만 이 뜻은 이제 바뀌어야 할 것이다. 출근 전 쫓기듯 새벽운동을 하는 것보다 느긋하고 여유롭게 달밤에 운동을 하는 ‘올빼미 운동족’이 늘고 있는 까닭이다. 요즘처럼 처서가 지났다고는 하나 아직까지 한낮의 온도가 30도를 웃돌고 있는 날은 특히 그렇다. 아식스 러닝클래스는 종달새족을 위한 토요일 새벽러닝뿐 아니라, 올빼미족을 위한 수요 야간러닝 프로그램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젊은 기자 또한 올빼미 중에 하나로서 야간러닝을 즐기는 편이다. 기회가 닿지 않아 토요 러닝에만 참석했는데, 이번엔 수요 러닝을 경험했다.수요 러닝클래스는 저녁 8시부터 시작한다. 퇴근시간이 지난 '프라임타임'인지라 서울의 최대 번화가 중 하나인 강남은 사람으로 북적였다. 강남의 인파를 뚫고 아식스 강남점에 도착했다. 이미 매장에는 일을 마치고 온 러너가 다수 있었다. 이 러닝중독자들(필자 포함)은 퇴근을 매장으로 바로 한 듯했다. 토요 러닝과 차이가 있다면 인원이 보다 많았고, 잠에서 덜 깬 부스스함 없었다. 러너들은 본격적으로 일에 찌든 옷을 벗어 던지고 러닝복으로 갈아입으며 달릴 준비를 마쳤다.

녹색으로 빛나는 서울의 랜드마크 남산타워.
녹색으로 빛나는 서울의 랜드마크 남산타워.

매장 앞으로 나와 강남대로 한복판에 지나가는 행인의 시선을 한껏 받으며 달밤에 체조를 시작했다. 몇몇 행인은 우리의 이러한 몸부림이 재미난지 지나가며 동작을 따라했다. 준비운동으로 몸을 풀고 세 그룹으로 나뉘어 출발을 했다. 오늘도 필자는 보스(권은주 감독)가 이끄는 두 번째 그룹에 참여했다. 새벽과 달리 곳곳에 조명이 있다고 하나 길은 어두웠고, 행인 및 차와 같은 장애 요소가 많았다. 보스와 코칭스태프는 그룹 앞뒤로 경광봉을 들고 참가자들의 안전한 러닝에 신경 썼다. 매장에서 잠원 한강공원까지 도심을 달려왔다. 도착한 한강공원에는 전날 내린 비 때문인지 짙은 풀냄새가 코 끝에 전해졌다.

유쾌, 상쾌, 발랄 러닝을 마친 사람들이 맞는지.
유쾌, 상쾌, 발랄 러닝을 마친 사람들이 맞는지.

햇빛 쨍쨍한 낮과 달리 밤에는 바람도 선선히 부니 한강공원에는 자전거를 타는 사람, 반려견과 산책을 나온 사람, 운동을 하는 사람 등 여럿 있었다. 필자는 본래도 러닝머신 위를 뛰는 것보다 실외 달리기를 좋아한다. 그런데 이날은 실외러닝이 역대급으로 매력적이게 다가왔다. 향긋한 풀냄새도 그 몫을 했지만 보다 매력적인 것은 서울의 야경이다. 한남대교와 반포대교의 조명과 강 건너 멀리 보이는 빌딩 숲이 만들어내는 야경은 달리는 지켜보는 내내 나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다. 서울의 야경은 야근을 하는 직장인들이 만드는 것이라지만 보기에는 예뻤다. 절정은 조명으로 빛나는 서울의 랜드마크 남산타워였다(여담으로 남산타워의 조명색은 서울의 미세먼지 농도를 나타낸다고 하는데 이날 녹색으로 야외 활동하기 좋은 보통 단계였다).

반사재가 충분히 들어간 자켓(아식스 제공).
반사재가 충분히 들어간 자켓(아식스 제공).

러닝을 마치고 팀을 나누어 게임 형식으로 숏 피치-롱 피치-백 피치-뜀 뛰기 순서로 릴레이 보강운동을 진행했다. '펀 런'을 지향하는 모습은 토요 러닝과 또 달랐다. 이후 짧은 포토타임을 즐겼다. 사진을 찍기 시작하자 방금 전까지 운동을 한 사람들이 맞는지 오히려 활력이 넘치는 모습이 프레임에 담겼다.

올빼미 운동족이 늘어나는 추세에 따라 야간 운동이 낮 운동보다 오히려 운동효율이 높다는 연구 발표도 나왔다. 미국의 시카고대의 한 연구에 따르면 저녁 7시 무렵 운동할 때 신진대사를 증가 시키는 부신피질호르몬과 갑상선자극호르몬의 분비량이 증가해 운동효율이 증대된다는 것이다. 또한 야간운동은 운동 후 잠잘 때 뇌에서 멜라토닌과 성장호르몬의 분비를 촉진한다. 결과적으로 면역력 증강과 노화방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청소년들의 경우에는 성장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더하여 해가 지고 난 이후라 자외선에 의한 피해를 줄일 수 있다.물론 야간러닝 시 주의 할 점도 존재한다. 조명이 있다고 하나 어두워 노면의 상태를 확인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때문에 간이 조명 등을 이용해 장애물에 주의하며 러닝을 실시해야 한다. 어둠 속에서 러너 자신만 잘 안 보이는 것이 아니라 타인들도 러너를 인식하기 어렵다. 이런 까닭에 반사재가 포함된 러닝복과 러닝화나 led밸트 등을 착용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