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이혼 중 20년 이상부부 30% 30년 산 부부 이혼 10년간 2.2배 분할연금 수급 5년간 3.6배 급증

황혼이혼이 늘어나면서 배우자가 받던 국민연금을 이혼한 부부가 나눠서 받는 ‘분할연금’ 수급자가 급증하고 있다. 분할연금 수급자는 2010년에만 해도 5000명을 밑돌았지만, 이제는 1만6000명을 넘어 5년여만에 3.6배 급증했다.

29일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이른바 ‘분할연금’을 신청해서 받는 수급자는 2010년 4632명에 불과했으나 매년 20% 정도의 급증세를 지속해 올 5월 현재 1만6812명에 달했다. 2010년과 비교할 때 분할연금 수급자가 5년 5개월만에 3.63배로 늘어난 것이다. 연도별로 보면 2011년 6106명, 2012년 8280명, 2013년 9835명, 2014년 1만1900명, 2015년 1만4829명으로 매년 적게는 1600명에서 많게는 3000명 가까이 늘었다. 올 들어서도 1월 1만5043명, 2월 1만5380명, 3월 1만5836명, 4월 1만6413명으로 계속 늘고 있다.

올해 5월 현재 분할연금을 받고 있는 사람을 성별로 보면 여자가 1만4881명으로 전체의 88.5%를 차지했고, 남자는 1940명으로 11.5%에 머물렀다. 남편이 수급자로 되어 있던 국민연금을 이혼한 후 아내와 나누어 받는 사례가 압도적으로 많은 셈이다. 이처럼 분할연금 수급자가 늘어나는 것은 수십 년을 같이 살다가 황혼기에 갈라서는 부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의 ‘혼인ㆍ이혼 통계’를 보면, 최근 혼인 건수가 줄면서 이혼 건수가 줄어드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황혼부부의 이혼은 크게 늘어났다.

지난해 결혼기간 20년 이상 부부의 이혼은 3만2600건으로 2005년(2만3900건)보다 1.4배 늘었고, 30년 이상 부부의 이혼도 같은 기간 4800건에서 1만400건으로 2.2배 증가했다. 전체 이혼에서 20년 이상 부부의 이혼이 차지하는 비율도 29.9%로 가장 높았다. 분할연금 수급권은 1999년 국민연금법 개정으로 도입됐다. 결혼 기간 동안 집에서 자식을 돌보고 가사노동을 하느라 별도 경제활동을 하지 못하고 국민연금에도 가입하지 못했더라도 정신적ㆍ물질적 기여를 인정해 노후소득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몇 가지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해야 신청해서 받을 수 있다. 법적으로 이혼해야 하고, 이혼한 배우자와의 혼인 기간에 국민연금 보험료를 낸 기간이 5년 이상이어야 한다. 분할연금을 청구자도 노령연금 수급연령(2016년 현재는 61세)에 이르러야 한다.

분할연금 수급권을 취득하면 재혼하거나 이혼한 배우자가 숨져 노령연금 수급권이 소멸되더라도 이와 상관없이 분할연금을 받을 수 있다. 반면 분할연금 수급권을 얻기 전에 배우자가 숨지거나 장애 발생으로 장애연금을 받게 되면 연금을 받을 수 없다.

지금까지 자식 뒷바라지하고 주변의 시선을 의식해 갈등을 참고 살아오던 부부가 황혼기에 이혼을 실행하면서 국민연금을 나눠갖는 사례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 셈이다. 경쟁 심화 등으로 살림살이가 어려워져 이런 사례가 앞으로 얼마나 늘어날지 관심이다.

김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