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보영 기자] 미국 대통령의 비상 지휘 항공기로 알려진 공중 지휘통제기 ‘E-4B 나이트워치’가 이례적으로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긴장감이 확산하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와 LA타임스에 따르면 미 공군 E-4B 나이트워치는 지난 8일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LAX)에 착륙했다. 이 항공기가 LAX에 착륙한 것은 1974년 운용을 시작한 이후 51년 만이다.
E-4B 나이트워치는 핵전쟁이나 대규모 군사 충돌 등 최악의 상황에서도 미국 대통령과 군 지도부가 지휘 체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제작된 공중 지휘소다. 핵폭발과 전자기파(EMP) 공격에도 작동하도록 설계됐으며 공중 급유를 통해 최대 72시간 이상 체공이 가능하다.
이 항공기에서 내려진 명령은 위성 통신을 통해 전 세계 미군에 즉각 전달되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전략폭격기, 핵잠수함까지 통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하늘의 백악관’, ‘날아다니는 펜타곤’이라는 별칭으로 불린다. 현재 운용 중인 기체는 전 세계에 단 4대뿐이다.
이처럼 공개적인 이동이 드문 기체가 민간 공항에 착륙하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각종 추측이 쏟아졌다. 엑스(X)에는 “3차 세계 대전 일어날 것 같다” “전쟁이 임박한 것 아니냐”라는 우려가 잇따라 제기됐다. 특히 미국의 베네수엘라 압박, 이란의 대규모 반정부 시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세 등 불안정한 국제 정세와 맞물리며 긴장감이 증폭됐다.
다만 항공 전문매체 에비에이션 A2Z는 E-4B가 평시에도 대비 작전 차원에서 정기적으로 재배치된다며 “항공기의 이동이 곧바로 전쟁이나 국가 비상사태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정학적 긴장이 높을수록 E-4B의 동향이 과도한 관심을 받는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비행에는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이 탑승한 것으로 전해졌다. 헤그세스 장관은 미 방위산업 기반 강화와 미군 병력 모집을 위한 ‘자유의 무기고(Arsenal of Freedom)’ 순방 일정을 수행 중이었으며, 미 국방부도 해당 비행이 장관의 공식 일정과 관련된 것이었다고 확인했다.
냉전 종식 이후 핵전쟁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E-4B는 국방장관이나 합참의장 등의 의전 및 이동 수단으로 활용된 사례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bb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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