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계절은 폭염을 밀어냈지만 강이나 호수는 여전히 녹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달 초 시작된 ‘녹조(綠潮)’ 현상은 다음달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연이은 폭염과 적은 강우량에다 9월에도 기온이 평년보다 높고, 강수량은 평년과 비슷할 것으로 보여 녹조가 극성을 부리기에 안성맞춤이라는 얘기다. 환경부와 기상청이 부랴부랴 관련 대책을 30일 내놓은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에도 ‘늑장’ 대응이란 지적은 면치 못하게 됐다. 녹조는 식물 플랑크톤의 일종인 남조류가 과다 증식해 강이나 호수가 푸르게 변하는 현상을 말한다.
환경부와 기상청에 따르면 현재 낙동강 강정고령보는 ‘관심’, 창녕함안보는 ‘경계’가, 금강(대청호)은 ‘관심’ 등의 조류경보가 발령된 상태다. 보통 1㎖에 남조류 세포 수가 1000개 이상이면 조류경보가 발령된다. 관심 단계는 1000개 이상, 경계 1만개 이상, 대발생 100만개 이상 등이 2회 연속 초과될 때 각각 발령된다.
환경부는 이달 초부터 지속된 폭염에 수온이 오르는 반면 강우량은 적어 총인 농도가 늘고, 물이 체류하는 시간도 길어져 남조류가 증식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이 조성됐다고 설명했다.
예컨데 낙동강의 경우 수온은 8월 현재 28.6∼30.3℃로 지난해 보다 약 2℃ 증가했지만 강수량은 81.2㎜로 전년대비 70%가량 감소했다. 특히 중ㆍ하류를 중심으로 총인(T-P)이 0.035㎎/L 이상인 부영양화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유기물질인 총인 등이 강이나 호수에 유입돼 부영양화 상태가 계속되면 수질이 악화된다.
다만 수도권 취수원인 한강 팔당호는 7월 초 내린 집중 강우의 영향으로 방류량이 늘고, 체류시간도 감소해 남조류가 크게 증가하지 않았다는 게 환경부의 설명이다.
이에 환경부는 국토교통부, 농림축산식품부와 함께 하천유지 유량 증가, 보 관리수위 하향조절 등 댐ㆍ보ㆍ저수지를 연계해 체류시간 저감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낙동강, 한강 등 녹조 빈발지역에 하ㆍ폐수처리시설 관리를 강화해 총인을 지속적으로 줄여나가고, 가축분뇨ㆍ폐수배출시설 등 주요 오염원도 해당 지방자치단체와 유역청이 합동 점검에 나서기로 했다.
이밖에 낙동강(강저고령ㆍ합천창녕ㆍ창녕함안보)에 조류제거선 3대, 물순환장치(16개 보) 37대, 낙동강(합천창녕보ㆍ도동서원) 수면포기기 9대 등 조류 다량 발생 구간에 녹조 저감 장치를 배치, 상시 운영할 계획이다.
반면 녹조 현상은 매년 반복되고 있는데다 그 정도도 악화되고 있지만 뒤늦게서야 대책을 내놓는 정부의 행태는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더구나 녹조 발생의 주된 원인은 4대강 등 대규모 준설과 보 건설로 인해 물 흐름이 느려졌기 때문이란 지적이 많지만 정부 대책은 방류 늘리기, 조류제거 장치 확대 등 후속 대책 수준에 머물러 있는 실정이다. 특히 녹조 제거를 위한 정수 과정에서 소독 등 화학약품 투입량이 늘어나면서 수돗물 관리에도 비상이 걸렸다.
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녹조는 4대강 사업 후 상류까지 올라오는데다 기간도 길어지고 있어 불필요한 보를 철거하는 등 물 흐름을 원활하게 하는 것이 근본 해결책”이라며 “정부는 매번 뒷북 대응만 일삼고 화학약품 사용도 안전하다는 말만 되풀이해 불안과 우려를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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