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정부의 추가경정(추경) 예산안이 국회에 제출된지 37일만인 1일 우여곡절 끝에 국회에서 확정됨에 따라 이제는 ‘집행 속도전’에 나설 차례가 됐다. 정부도 추경의 ‘골든타임’을 상당부분 허비했지만 추경안이 국회를 통과하는 즉시 최대한 신속하게 배정안을 확정해 추석 전후에 집중적으로 집행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조만간 임시 국무회의를 열고 배정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하지만 1일 추경안을 처리할 예정이던 국회 본회의가 정세균 국회의장의 개원사를 둘러싸고 여당인 새누리당이 본회의를 거부하면서 추경안 처리가 무산돼 정부 계획이 또다시 차질을 빚고 있다.

여야는 당초 정부가 제출한 11조원 규모의 추경안을 지난달 22일에 처리하기로 합의했다가 이를 파기하고 30일로 연기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다 가까스로 정기국회 첫날인 1일 오후 본회의에서 통과시키기로 합의했다. 여야는 8월 임시국회 마지막 날인 지난달 31일 교육시설자금 목적 예비비를 2000억원 증액하고, 청소년 생리대 지원 등 복지예산 1800억원을 증액하기로 합의했다. 정부는 지난 7월26일 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하면서 여야 모두 추경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어 지난달 12일 국회를 통과할 것으로 낙관했다. 하지만 여야의 정쟁으로 예상보다 20일 가까이 늦어졌지만, 국회를 통과하는 즉시 최대한 신속하게 집행해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30일 내년도 예산안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추경 예산안이 국회를 통과하는 즉시 관련 절차를 신속히 진행해 추경예산의 온기가 국민 여러분들께 바로 전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추경안이 실제 집행되려면 거쳐야 할 절차가 있다. 우선 정부가 국무회의를 열고 추경 예산안의 배정 및 집행계획을 확정해야 하며, 이 계획에 따라 실제 예산을 집행하는 관련 부처가 사업을 진행시키면 그에 맞추어 예산이 민간에 풀리게 된다. 지방에 내려가는 교부금도 행정자치부(지방재정)와 교육부(지방교육재정)를 통해 내려가며, 지자체는 별도 추경안을 마련해 집행해야 한다.

국회의 심사가 크게 지연되면서 시간은 매우 촉박하게 됐다. 정부는 추경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조만간 임시 국무회의를 열어 배정안을 확정할 방침이다. 이어 기재부는 예산 배정안을 관계 부처에 배포하고, 신속한 집행을 독려할 계획이다. 실제 민간에 예산이 풀리는 것은 사업이 진행돼야 하고, 추석 연휴 이전에 실제 집행이 이뤄지려면 일주일 정도의 시간밖에 없어 본격 집행은 추석 이후가 될 전망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추경 편성 때부터 관계 부처와 협의를 진행해 사업 및 예산 집행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추경안은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 Brexit)와 미국의 금리인상 등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조선ㆍ해운업 등 기업 구조조정으로 성장과 고용의 동시 위축에 따른 경제적 파장을 최소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경남과 울산 등 조선소가 밀집한 곳에서 수만명의 실질자가 쏟아져 나오고 해운 구조조정이 본격화하고 있어 긴급한 대응의 필요성이 높은 상태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정부의 추경안이 9월말까지 올 3분기에 100% 집행될 경우 올해 총 2만6820개의 고용창출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올 3분기의 집행률이 50%로 떨어지면 고용창출 효과는 2만5130개로 다소 줄어들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