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황혜진 기자]은행들이 하반기 공채를 시작한 가운데 일자리 질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 정규직은 1000명 가까이 줄어든반면 비정규직인 기간제 근로자는 300명 넘게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4일 시중은행과 특수은행, 지방은행 등 13개 은행의 반기보고서를 보면 은행권 직원은 지난해 말 9만9774명에서 올해 6월 말 현재 9만9076명으로 698명 줄었다. 정규직 828명이 회사를 나가고 비정규직이 130명이 새로 자리를 채웠다. 13개 은행 근로자 가운데 87.4%를 차지하는 시중은행ㆍ특수은행을 보면 정규직 915명이 감원됐고, 기간제 근로자는 301명이 늘어나 이런 경향이 더욱 크게 나타났다.
은행별로는 KB국민은행의 감원 폭이 407명으로 가장 컸다. 이어 우리은행(167명), 신한은행(123명), 기업은행(100명), KEB하나은행(89명) 등의 순이었다. 총원을 고려한 정규직 감원율은 민영화를 앞둔 우리은행이 2.03%로 국민은행(1.62%)을 웃돌았다. 우리은행의 경우 100명 중 2명이 회사를 나간 것이다.
이는 은행권의 경직된 인력구조 탓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저금리 기조 지속으로 수익성은 하락하고 있어 인건비 부담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과 모바일뱅킹 확산으로 은행들이 오프라인 점포 수 감축에 나선 것도 정규직 일자리 감소의 요인이 되고 있다. 은행 수익성의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은 지난 2007년 말 2.7%에서 2013년 1.88%로 1%대에 진입한 이후 지난해 말에는 1.53%로 급감했다. 지난 2005년 20.52%에 달했던 시중은행 자기자본순이익률(ROE) 역시 4.32%까지 하락했다.
은행의 1인당 당기순이익도 급감하고 있다. 지난 2011년 1억600만원 수준이던 국내은행의 1인당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2900만원으로 급감했다. 같은 기간 20%대 수준이던 총이익 대비 인건비율도 30%를 넘어섰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하지만 최근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은행들이 경직된 인력구조를 바꾸기 위해 기간제 인력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이 같은 현상은 앞으로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한편 올해 상반기 신한은행을 제외하고 공채를 진행하지 않았던 은행들이 하반기 공채를 시작했다. 채용 규모 감소로 경쟁률이 치열할 전망이다.
KB국민은행은 지난 26일 300여명 규모의 신입 행원 모집 공고를 냈다. 서류전형을 통해 9~10배수, 필기전형에서 5~6배수, 실무면접에서 2~3배수를 선발한다.
우리은행, 신한은행도 지난해와 비슷한 200명 정도를 뽑을 계획이다. KEB하나은행, NH농협은행 등은 다음 달 초쯤 신입 공채를 알릴 예정이지만 200~300명 안팎이었던 예년 수준엔 못 미치는 규모로 예상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거래가 영업점 중심에서 모바일로 바뀌면서 지금 채용 규모가 뽑을 수 있는 최대치”라며 “예년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취업준비생이 늘면서 경쟁률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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