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상섭 기자] 먼 과거에 인간에게 옷이란 생존을 위한 필수요소였다. 연약한 육체를 보호하는 수단이었기 때문이다. 인간의 세 가지 기본요소인 ‘의식주(衣食住)’에 포함된 것도 그런 기본적인 목적에서다.
하지만 인간이 ‘먹고 사는’ 생존의 문제에서 조금씩 자유로워지면서 옷의 의미도 진화를 거듭하기 시작했다. ‘꾸미고 보여준다’, 즉 패션의 의미가 덧붙여진 것. 패션은 개성을 드러내는 수단이기도 하면서 동시에 시대적 분위기를 엿볼 수 있게 하기도 한다.
옛 사람들은 옷으로 어떻게 개성을 드러냈고, 또 그들의 패션은 어떤 사회적 상황을 반영했을까. 이런 궁금증에 해답을 주는 전시회가 1일 서울 문화역서울284에서 열렸다. 전시의 제목은 ‘Mode & Moments: 한국 패션 100년’이다. 한국현대의상박물관과 경운박물관의 소장품이 대거 출품됐다.
1910년대 긴 저고리와 통치마를 시작으로, ‘명동시대’를 꽃 피웠던 1세대 한국 패션 디자이너들의 작품과 오늘날 ‘스트리트룩’까지 지난 100년간 한국 패션 변천사가 잘 정리돼 있다.
경성의 밤거리를 누비던 모던 보이와 단발머리 모던 걸. 양장점 앞을 오가는 발랄한 명동 아가씨들, 나팔바지로 멋을 낸 캠퍼스의 얄개들, 어깨를 잔뜩 부풀린 채 디스코 춤을 추는 컬러 TV 속의 화려한 스타들. 개성 넘치는 패션과 자유로운 감성으로 세상을 뒤흔들고 싶어했던 X세대, 그리고 2016년 현재까지...
묵직한 정치·사회 담론에 가려 좀처럼 빛을 보지 못했지만, 우리 패션이 지나온 지난 100년간의 발자취는 꽤 역동적이다.
babt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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