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을 내다보는 국내외 시각이 우호적으로 바뀌고 있다. 1분기 한국 경제가 주요국 가운데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면서다. 2분기에도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올라탄 수출이 역대 최대의 실적을 내면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중동전쟁 휴전 협상이 변수이긴 하지만 11월 중간선거를 의식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쟁을 오래 끌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전쟁 와중에도 미국 뉴욕증시와 한국 코스피시장이 활황세를 보이는 이유다.
1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한국의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1.694%를 기록했다. 전날까지 성장률 속보치를 발표한 22개국 가운데 가장 높다.
1% 이상 성장한 국가는 한국·인도네시아(1.367%)·중국(1.3%) 등 3개국뿐이었다. 한국은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이 -0.161%에 그치며 주요 41개국 중 38위까지 밀렸지만 급반등했다. 분기 기준 성장률 세계 1위는 16년 만이다.
‘깜짝 성장’의 배경은 반도체 중심의 수출 급증이다. 1분기 수출은 정보기술(IT) 품목 중심으로 5.1% 증가했고, 순수출(수출-수입)의 성장 기여도는 1.1%포인트에 달했다. 반도체 덕에 올해 1분기 경상수지 흑자가 739억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수출은 2분기에도 맹렬한 기세다. 4월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48.0% 늘었다. 5월 1∼10일은 184억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43.7% 증가했다.
구윤철 부총리는 11일 “올해 성장률은 2%를 웃돌 것으로 예상한다”며 “얼마나 웃돌지는 반도체 업황 흐름과 중동전쟁 양상 등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했다. 앞서 한국금융연구원은 전망치를 기존 2.1%에서 2.8%로 높였다. 해외 기관 중 JP모건은 기존 2.2%에서 3%로, 0.8%포인트나 올렸다.
문제는 경제 성장의 온기가 고루 퍼지게 하는 일이다. 지금 우리 경제는 수출은 뜨거운데 서민경제는 여전히 냉골이다. 한은이 발표한 4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9.2였다. 기준선 100을 1년 만에 깨고 비관 구간으로 진입한 것이다. 주식시장은 활황이지만 자산가격 상승이 내수를 진작하는 ‘부(富)의 효과’가 작동하지 않는 것이다. 이 와중에 삼성전자 노조는 45조원(영업익 300조원 기준)의 성과급을 요구하며 사회적 논란을 낳고 있다. 전쟁 장기화로 고유가·고물가·고금리 3고가 내수를 압박하면 서민경제는 더 움츠러들 것이다. 제조업 강국인 한국은 수출과 내수의 양 날개로 날아야 양극화라는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정부와 한은은 이 간격이 더 벌어지지 않도록 산업과 금융, 통화와 재정정책의 최적 조합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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