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원승일 기자] 20대 국회가 개원하면서 경제활성화법과 노동관련법 등 ‘입법전쟁’의 막도 다시 올랐다. 하지만 여야가 필요성에 공감한 올해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처리하는 데에도 한달 이상 소요된 점을 감안할 때 입장 차이가 큰 이들 법안들이 순조롭게 처리될지는 의문이다. 법안 처리도 지연될 경우 정책 추진이 어려워지는 ‘식물정부’ 현상이 심화될 가능성도 있다.
추경안은 어렵게 통과됐지만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서비스법)과 규제프리존 특별법, 노동개혁 4법에 세법개정안까지 국회 문턱을 넘어야 할 법안들은 수두룩하다. 정부는 이들 법안들을 올해 안에 반드시 처리한다는 입장이지만 여소야대 양상에 야당의 반대 목소리는 더 커지고 있어 입법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서비스법의 경우 의료 민영화 여부가 쟁점으로 남아있다. 서비스법은 관광ㆍ의료ㆍ보건 등 서비스업을 선진국 수준으로 육성하기 위해 서비스산업 연구개발(R&D)에 세제 혜택을 주고, 창업ㆍ해외 진출까지 종합적으로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난 18대 국회 때인 2011년 12월 처음 발의됐지만 야당이 의료 민영화 등을 이유로 반대해 지금까지 국회에 계류 중이다.
규제프리존 특별법도 20대 국회가 개원한 지 3개월이 지났지만 국회에서 논의조차 이뤄지지 못하면서 관련 사업의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규제프리존법은 지역의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 전국 14개 시ㆍ도에 지역전략산업 지정, 규제를 완화하는 것을 말한다.
노동시장 구조 유연화, 비정규직 보호 등을 위해 마련된 근로기준법과 고용보험법, 산재보험법, 파견근로법 등 노동개혁 4법도 야당의 반대에 막혀 있다. 이중 주조ㆍ용접 등 뿌리산업까지 파견을 확대하는 내용의 파견법의 경우 야당과 노동계 모두 비정규직만 양산할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더구나 이들 4법은 19대 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해 모두 폐기되면서 법안이 다시 발의된 상태다.
하지만 여소야대 양상에 따라 야당의 반대는 더 거세질 전망이어서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내년 세제개편안도 법인세ㆍ소득세 세율 인상 등 증세 여부를 둘러싸고 여야가 대치하고 있어 통과 여부가 불투명하다.
정부는 신용카드 소득공제를 2019년까지 연장, 근로장려금 지급액 인상, 둘째 아이부터 출산 시 세액공제를 확대하는 방안 등을 담은 세제개편안을 올해 정기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현재 야당은 대기업과 부자 증세가 필요하다며 법인세와 소득세 세율 인상을 주장하고 있는 반면 정부는 법인세ㆍ소득세 세율 인상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어서 치열한 논란이 예상된다.
이에 전문가들은 지속된 경기 침체에 조선업 구조조정으로 대량 실업이 본격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여야 모두 대립보다 소통을 통해 이들 법안들을 처리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경제활성화법, 노동개혁법 등이 제때 통과되지 못하면 위기를 맞고 있는 우리 경제가 다시 살아날 ‘골든 타임’을 놓칠 수 있다”며 “여야가 서로 양보해 이들 법안을 조속히 처리해 경제의 불확실성을 줄여줘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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