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은지 기자] 월화 안방극장이 한바탕 시청률 전쟁을 치렀다. KBS2 ‘구르미 그린 달빛’과 SBS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가 그 주인공이다. 한 주 차이로 출발한 데다 사극이라는 장르도 같았다. 그래서일까, 정정당당한 정면 승부는 없었다. 양측 모두 전략적 편성으로 시청률 잡기에 나섰다.
▶시청률 잡기, 감독 판 특별편ㆍ연속방송까지 총동원= 후발 주자인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이하 ’달의 연인‘)’는 모든 편성 대책을 총동원했다. 경쟁극인 ‘구르미 그린 달빛(이하 ’구르미‘)’보다 한 주 늦은 출발을 만회하기 위한 고군분투였다.
‘달의 연인’은 지난달 29일 첫 방송에 앞서 주말 스페셜 방송 편성으로 전초전을 닦았다. 주말 스페셜 방송은 김성균이 내레이션을 맡아 현장 메이킹 영상과 각 배우의 인터뷰까지 선보였다. 특히 온라인을 통해 스타 강사 설민석의 드라마 속 고려 역사 강의를 선 공개 하는 등 첫 방송 시청률을 잡기 위한 홍보전에 열을 올렸다.
첫 정면 승부를 벌인 지난 29일, ‘달의 연인’은 2회 연속 방송이라는 카드도 꺼냈다. 오후 10시 본방송에 1회를, 오후 11시에는 2회를 내보냈다. 이에 질세라 ‘구르미’ 역시 본 방송보다 한 시간 이른 오후 9시, 전 주에 방송된 1, 2회를 정리한 1시간짜리 감독 판 특별편을 방송했다.
1차전은 ‘구르미’의 승리였다. ‘달의 연인’이 ‘구르미’ 시청률에 반 토막 나자 주말엔 2차전이 시작됐다. ‘달의 연인’은 1회부터 3회를 감독 판 특별편으로 재편집해 연속 재방송을 내보냈다.
▶1, 2회 놓친 시청자 잡고, 피드백도 적극 반영… “4회 안에 승부 봐야”= 3회 방송에 앞서서 1, 2회를 연속방송하거나 이를 재편집한 감독 판 특별편을 제작하는 이유는 단연 시청률이다. “앞서 본방사수를 하지 못한 시청자들을 3회 방송으로 유입시키기 위한 장치(지상파 방송국 PD)”인 셈이다.
1, 2회를 정리한 감독 판 특별 방송을 내보낸 ‘구르미’ 관계자는 “1, 2회분의 핵심만을 압축해 본방송을 놓친 시청자들도 뒤이어 방송되는 3회분을 무리 없이 볼 수 있도록 준비했다”며 “1, 2회가 캐릭터들의 정보와 연결 관계, 배경 설명이 주를 이루기 때문에 이야기가 전개되는 3회 이전에 시청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먼저 출발을 했지만, 확보한 시청자들을 묶어 두고 ‘달의 연인’ 첫 방송에 시청자를 뺏기지 않기 위한 전략(지상파 방송국 PD)”이기도 하다.
주말 재방송 시간을 이용하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달의 연인’ 관계자는 “특히 3~40대 시청자들은 평일 저녁보다 오히려 주말에 시청 가능성이 크다“며 주말 특별편 편성 이유를 밝혔다. 이에 더해 SBS는 홈페이지를 통해 5일 4회 본방송 이전까지 1회에서 3회까지의 무료 VOD 서비스도 제공했다.
감독판 특별편은 시청자의 피드백을 적극적으로 반영한 결과물이기도 하다. ‘달의 연인’ 감독 판 특별편을 내보낸 SBS 관계자는 “압축된 편집으로 긴장감과 몰입도를 높이고, 처음 보는 시청자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자막을 통해 고려의 역사와 인물관계를 설명했다”고 밝혔다. 앞서 편집이 다소 산만하고 이야기 전개가 어렵다는 시청자의 피드백을 반영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지난 4월 방송된 SBS ‘딴따라’도 첫 주 시청률이 좋지 않자 피드백을 적극적으로 반영해 감독판 특별편을 제작한 바 있다.
한 지상파 방송국 PD는 “편집 과정에서 1, 2회에 가장 많은 노력을 쏟는 게 사실”이라며 “연출자로서 기분이 좋지만은 않은 일이지만 첫 회에 시청자들을 잡지 못했다면 피드백을 고려해서 또 다른 편집본으로 만회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방송사 관계자는 “드라마는 초반 시청자 유입과 경쟁작과의 경쟁에서 기선 제압이 앞으로의 시청률을 가른다”며 “아무리 작품이 좋아도 첫 4회, 2주 안에 승부를 봐야 하기 때문에 초반 연속 방송과 특별 방송으로 시청자 잡기에 사활을 거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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