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이란 원정경기 교두보…역대 이란 원정 전적 2무 4패

[헤럴드경제=조범자 기자]알고도 당했다. 수많은 과거 경험을 통해 경계하고 강조했지만 또다시 대처에 실패했다. 선제골을 넣지 못해 스스로 상대의 침대축구를 자초한 게 가장 컸고, 이를 효과적으로 공략하지 못한 게 두번째 패착이다.

9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을 노리는 한국 축구 대표팀이 한 수 아래 시리아를 맞아 답답한 경기를 펼치다 무승부에 그쳤다. 뻔히 알고도 날린 승점 3점이다.

울리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이 이끄는 월드컵 축구대표팀은 6일(한국시간) 말레이시아 세렘반 파로이의 투안쿠 압둘 라흐만 스타디움에서 열린 시리아와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2차전에서 0-0으로 비겼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예선 전승 행진에 제동이 걸렸다.

한국은 1승1무(승점 4, 골득실 +1)를 기록하며 우즈베키스탄(2승, 승점 6), 이란(승점 4, +2)에 이어 A조 3위로 떨어졌다. 월드컵 본선 티켓은 A, B조 2위까지 팀에 주어진다. 각 조 3위는 홈 앤드 어웨이로 승부를 가린 뒤 이긴 팀이 북중미 지역 예선 4위와 다시 한 번 홈 앤드 어웨이를 펼쳐 남은 1장을 쟁취해야 한다.

가장 상상하기 싫은 시나리오였다. 한국이 골 결정력 난조로 선제골을 뽑지 못하며 지지부진한 경기를 펼치다 결국 후반 중반 상대의 침대축구를 자초한다는 것이다. 우려가 현실이 됐다.

직선 축구를 강조한 슈틸리케 감독의 전략에 따라 한국은 전반 중반까지는 좋은 공격 패턴을 보였다. 지동원이 원톱 스트라이커에 배치되고 구자철이 섀도 스트라이커를 맡은 4-2-3-1 포메이션으로 나선 한국은 전반 초반부터 직선적인 축구를 펼치려 노력했다. 전반 7분 지동원의 전진 패스를 받은 구자철이 슈팅을 날렸지만 시리아 골키퍼에 막혔고, 전반 17분 페널티지역 왼쪽 측면에서 한국영이 때린 강력한 왼발슈팅은 시리아 선수에 맞고 튕겨 나왔다. 전반 35분엔 기성용이 페널티지역 침투에 이어 결정적인 오른발 슈팅을 날린 것은 옆 그물에 막혔다.

하지만 날카로운 침투패스로 문전까지 볼이 잘 배달됐지만 번번이 제대로 된 마침표를 찍지 못해 선제골을 완성하지 못했고 세트피스도 단조로운 패턴을 반복, 위협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후반 중반부터선수들의 체력과 집중력이 떨어졌고 시리아는 극단적인 침대축구로 승점 지키기에 올인했다. 골키퍼가 우리 선수와 충돌 없이도 3~4차례 혼자 쓰러지며 시간을 허비했다.

슈틸리케 감독과 선수들도 상대의 침대축구를 원망했지만 스스로 자초한 일이라는 것을 시인했다. 주장 기성용은 “물론 상대의 매너 없는 플레이도 있었지만 그전에 우리가 골을 넣었으면 그런 플레이를 충분히 이겨낼 수 있었는데 아쉽다”고 말했다. 구자철도 “중동팀들과 경기할 때마다 이런 일이 반복되는데 극복하지 못한 것을 반성해야 한다“고 했다. 이청용도 “침대축구를 모르고 경기한 게 아니다. 선제골이 빨리 터졌으면 경기 양상이 달라졌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당장 다음달 이란 원정길에 오른다. 한국은 역대 이런 원정에서 2무4패로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슈틸리케가 부임한 직후인 2014년 11월 이란과 원정 평가전서 한국은 손흥민 기성용 등 해외파를 총출동시키고도 0-1로 패했다. 9월 두 차례 예선전과 10월 6일 카타르와 홈경기서 3승을 거두고 기분좋게 이란 원정길에 오르려던 계획엔 차질이 생겼다. 시리아전 무승부를 거울 삼은 슈틸리케 감독이 이란 원정을 앞두고 어떤 묘책을 짜낼지 궁금하다.

한편 대표팀은 오는 8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다. 해외 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은 귀국하지 않고 말레이시아에서 곧바로 소속팀에 복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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