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지난 7일 기업회생(법정관리) 절차를 진행 중인 한진해운의 정상화를 위해 산업은행에 DIP금융(Debtor-In-Possession financing·회생절차 기업에 대한 자금 대출) 제공을 요청한 것은 한진해운 사태로 인한 피해가 결국 화주들에게 집중될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8일 해업운계에 따르면 한진해운 사태로 기업들의 피해는 천문학적인 규모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바다위에 떠 있는 15조원 규모의 화물이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면서 발생한 손해를 마땅히 보상받을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중앙지방법원 파산부에 따르면 국내 1위 해운기업인 한진해운에 대한 금융지원이 이뤄지지 않아 생기는 손실은 모두 손해배상 채권으로 분류돼 처리된다. 현재 비정상 운항 상태의 한진해운 선박에 적재된 화물의 가액은 약 140억달러(약 15조원) 규모다. 이를 맡긴 화주들은 화물이 제때 운송되지 못해 생긴 손해로 인해 천문학적 피해가 불가피하다. 특히 우리나라 기업의 해외 현지 공장에 부품 등이 제대로 전달되지 못해 공장 가동 중단 등의 사태가 발생할 경우 손배 배상 규모는 눈덩이처럼 커질 것으로 보인다.

중앙지법 파산부 관계자는 “화주들은 손해를 입은 만큼 손해배상 채권을 신고해 인정을 받으면 채무조정에 따라 결정된 변제율을 적용해 배상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 “만약 파산을 하게 되면 남은 재산을 변제율에 따라 나눠 갖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보험이 보장하지 않는 운송계약 불이행으로 인한 손실도 손해배상 채권에 포함된다. 배로 운송하는 화물이 운송 중에 일어나는 사고로 손해를 입었을 경우 ‘적하보험’으로 보상하지만, 이번처럼 압류, 입출항 거부 등으로 생긴 사고에 대해선 보상이 어려울 것이라는 게 보험업계의 입장이다.

중앙지법 관계자는 “회생절차 개시 이후 원인으로 생긴 채권은 회생 채권으로 보지 않지만, 이번 경우는 운송 계약 자체가 회생계약 전에 있었기 때문에 회생 계획에 따라 변제된다”고 말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한진해운 사태에 대한 법적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는 게 법조계 판단이다. 주식회사는 유한책임 원칙 있기 때문에 조양호 회장은 지분만큼 손해를 보면 더 이상 책임을 물을 수 없다.

결국 화주들의 피해는 눈덩이처럼 커질 것으로 보인다. 조양호 회장과 한진그룹이 발표한 1000억원의 지원 방안과 6일 당정협의회에서 발표한 1000억원을 더해도 한진해운 정상화에는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정부와 채권단은 한진해운 지원이 결국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수밖에 없다며 추가 지원책에 신중한 모습이다.

박일한ㆍ고도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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