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원칙·일관성 강조
“정부는 회생 가능성이 없는 기업엔 추가 지원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합니다. 구조조정의 원칙이 흔들려서는 안됩니다.”
전문가들은 한진해운발 물류대란이 가시화되자 정부의 추가 지원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과 관련해 이같이 지적했다. 이들은 대주주의 부실 책임을 명확히 하고, 자구 노력을 전제로 한 지원 등 구조조정의 원칙과 일관성을 지킬 것을 강조했다.
하준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이럴 때일수록 정부는 청산할 기업에 지원하지 않는다는 구조조정의 원칙을 지켜야 한다”며 “회생 가능성은 구조조정 주체인 한진해운이 입증해야지 정부가 관여할 일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하 연구위원은 또 “자금 투입이 필요하다면 한진해운 대주주와 하역업체 등 이해관계자들이 공동출자나 자금 매칭 등 자체적으로 해결할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정부가 구조조정 과정에서 지원 시점과 정도, 유지할 기업과 정리할 기업에 대한 명확한 시그널을 줘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그래야만 앞으로 철강이나 석유화학 등 다른 분야의 기업 구조조정도 원활히 추진될 수 있고, 시장기능도 작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정부는 회생 가능 기업과 청산할 기업을 명확히 구분해 지원 여부를 결정할 필요가 있다”며 “한진해운도 어느 시점까지 지원하되 그래도 회생 가능성이 없으면 추가 지원 없이 청산 작업에 돌입한다는 식의 순차적인 계획을 시장에 알려 대비할 수 있게 해야한다”고 말했다.
김성태 한국개발연구원(KDI) 거시경제연구부장은 “정부 지원은 국민의 혈세를 투입하는 것인 만큼 한진그룹이 추가로 담보를 제공하면 1000억원을 지원하겠다는 식의 철저한 조건부 지원 원칙을 유지해야 한다”며 “이 같은 원칙이 흔들리면 앞으로 석유화학, 철강 등의 구조조정 과정에서도 정부 지원을 바라는 목소리가 계속해서 나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사태를 촉발한 대주주 등 행위주체의 책임을 명확히 하는 작업도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다.
오정근 건국대 특임교수는 “한진해운 사태는 선제적 대처를 못해 불거진 상황이지만 당사자, 정부 그 어느 누구도 책임지려 하지 않고 있다”며 “정부가 원칙 없이 여론에 휘말리기보다 대주주의 부실 책임에 대한 확고한 원칙을 마련하고, 이를 토대로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강한 리더십을 보여줄 때”라고 말했다.
원승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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