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유은수 기자]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8일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을 향해 “정의의 독점은 전체주의의 시작이다. 히틀러도 자신은 정의롭다고 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날 유 의원이 강연에서 “모병제는 정의의 관점에서 용납할 수 없는 제도”라고 발언한 것에 대한 반박이다. 여권의 두 잠룡이 ‘모병제’를 화두로 맞부딪히고 있다.
남 지사는 이날 자신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누구의 생각을, 어떤 정책을 정의롭지 못하다고 규정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라고 지적하며 이렇게 말했다. 남 지사는 “정의는 인류 보편적 가치에 기반해야 하고 정의롭지 못한 것은 이런 가치를 위협하는 것”이라며 “모병제는 개인의 자유와 행복 추구라는 인류 보편적 가치에 기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모병제가 우리 현실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하면 합리적 토론이 가능하지만 ‘네 생각은 정의롭지 못 한다’고 하면 상황이 달라진다”며 “정의의 독점은 전체주의의 시작이고 히틀러도 자신은 정의롭다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유 의원의 ‘정의론’을 강하게 비판했다.
남 지사는 “‘배신의 정치’로 낙인찍혀 고통받았던 유 의원께서 남의 생각을 정의롭지 못하다고 규정하는 것에 적잖이 놀랐다”며 “민주주의 기본은 ‘내가 틀릴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다. 그래야 남의 의견을 존중하게 된다”고 했다.
유 의원은 지난 7일 강원 춘천 한림대에서 연 ‘왜 정의인가?’ 특강에서 “정치권이 모병제를 주장하는 건 평등에 대한 욕구 때문에 정의 고나점에서 용납 안 되는 말”이라며 “자원 입대한 사람에게 월 200만원을 준다면 부잣집 애들은 군대 가는 애들이 거의 없고 가난한 집 자식들만 입대하게 될 것”이라고 발언했다. 남 지사는 최근 “모병제로 전환해 지원자에게 9급 공무원 수준의 처우(월 200만원)를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남 지사와 유 의원은 내년 대선을 앞두고 여권 잠룡으로 꼽히는 공통점이 있다.
남 지사는 7일 유 의원 발언 직후 “모병제에 대해 공개적으로 토론하자”고 제안한 뒤 유 의원의 발언을 구체적으로 꼬집었다. 남 지사는 이날 올린 게시글 말미에 “다음엔 모병제의 구체적 내용에 대해 토론 드리겠다”며 유 의원과 모병제 논쟁을 이어갈 것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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