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몸의 혈압은 심장, 혈관, 체내 수분·염분량에 의해 조절되는데, 약마다 이 중 어떤 부분에 작용하느냐가 다르다. 그래서 단일 약으로 조절이 안 될 경우, 두 가지 이상 약을 병용 처방하기도 한다.<사진출처:게티이미지뱅크>
우리 몸의 혈압은 심장, 혈관, 체내 수분·염분량에 의해 조절되는데, 약마다 이 중 어떤 부분에 작용하느냐가 다르다. 그래서 단일 약으로 조절이 안 될 경우, 두 가지 이상 약을 병용 처방하기도 한다.<사진출처: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김태열 건강의학 선임기자]“내가 매일 먹는 혈압약은 도대체 어떤 성분일까, 또 어떤 약을 먹는 게 좋을까?” 고혈압을 진단받은 환자들은 당연스럽게 드는 의문사항이다. 병원에 가서 의사에게 고혈압을 진단받고 혈압약을 처방받지만 혈압약의 성분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주는 의사는 드물기 때문이다.

고혈압은 국내 성인 3명 중 1명이 앓고 있을 정도로 흔한 만성 질환이지만 단순히 약을 먹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혈압약 복용 시 주의사항을 정확히 인지하고 실천해야만 안전하고 효과적인 혈압 관리가 가능하다.

우리가 아는 혈압약의 종류는 기전에 따라 아주 많다. 혈압약이 이렇게 종류가 많은 이유는 혈압을 낮추는 원리와 작용 부위가 다르기 때문이다. 우리 몸의 혈압은 심장, 혈관, 체내 수분·염분량에 의해 조절되는데, 약마다 이 중 어떤 부분에 작용하느냐가 다르다. 그래서 단일 약으로 조절이 안 될 경우, 두 가지 이상 약을 병용 처방하기도 한다.

혈압약은 크게 기전에 따라 5가지로 나뉜다. 이뇨제, 베타차단제, 칼슘차단제 (CCB), ACE 억제제, ARB 차단제가 그것이다. 이들 기전들은 주요 부작용도 다르고 특징들도 다르다. 따라서 환자가 특정 기전의 약을 처방받은 후 약이 잘 안듣거나 부작용이 발생하면 다른 기전의 약을 선택해서 처방을 받아야한다.

혈압약은 “누가 어떤 병력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달라지는데 젊고 활동량이 많은 남성의 경우는 주로 베타차단제, 여성과 말초혈관 저항이 높은 경우는 칼슘차단제, 당뇨나 신장질환이 있는 경우는 ACE 억제제, ARB 차단제계열, 심장질환이나 협심증 병력자는 베타차단제 + ACE 억제제 병용, 노인이나 부종 있는 경우는 이뇨제가 주로 쓰인다.

최근에는 이런 기전의 약을 복합제로 만들려는 시도들이 많아지고있다. 이런 가운데 고혈압 치료를 처음 시작하는 환자들에게 기존의 단일 약제 투여 방식보다, 3가지 성분을 초저용량으로 낮춰 한 알로 만든 복합제가 훨씬 더 효과적이고 안전하다는 연구 결과가 세계 최초로 발표됐다.

기존의 고혈압 치료는 보통 한 가지 성분의 약으로 시작해, 혈압이 조절되지 않으면 약의 용량을 늘리거나 다른 성분의 약을 추가하는 방식을 사용해 왔다. 하지만 약의 용량이 커질수록 부작용 발생 위험도 함께 커지고, 여러 알의 약을 먹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환자들이 약을 꾸준히 복용하지 못하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

이에 강북삼성병원 순환기내과 성기철 교수 연구팀은 고혈압 치료에 가장 흔하게 쓰이는 암로디핀(Amlodipine), 로사르탄(Losartan), 클로르탈리돈(Chlorthalidone)을 각각 표준 용량의 3분의 1 수준으로 대폭 낮춘 뒤, 하나의 알약으로 결합했다.

이어 연구팀은 국내 20여 개의 병원에서 수축기 혈압 140~180mmHg 사이의 경증 및 중등도 고혈압 환자 대상 8주간 복용을 진행했다. 그 결과, 초저용량 3제 복합제는 대표적인 고혈압 치료제인 로사르탄 표준 단일 용량 군과 비교했을 때 혈압 조절이 유의미하게 더 효과를 보였으며, 암로디핀 표준 단일 투여군과는 동일한 수준인 것을 확인했다.

또한 안전성 측면에서도 매우 우수한 결과를 보였다. 약물 투여 후 심각한 부작용을 보인 환자는 1% 미만에 불과했으며, 고혈압 약의 대표적인 부작용인 다리 부종 등의 이상 반응은 한 건도 보고되지 않았다.

성기철
성기철

강북삼성병원 순환기내과 성기철 교수는 “이번 연구는 초저용량의 3가지 성분 복합제가 기존 표준 단일 약제와 비교해 효과가 우수하면서도 부작용 없이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한 첫 번째 임상 3상 연구”라며, “알약의 개수를 줄여 환자 복용 편의성을 높이고, 의사 환자 모두에게 복잡한 고혈압 치료 단계를 단순화해 정체 되어 있는 고혈압 조절율을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의의를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 최고 심장학 학술지인 JACC (Journal of the American College of Cardiology) 최신 호에 게재됐다.


kt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