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원승일 기자] 올 추석 명절 때 성묘하러 갈 때는 가급적 검은색 옷은 피하는게 좋겠다. 말벌의 경우 검은색에 대해 공격성이 더 강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최근 국립공원관리공단이 야외활동에서 발생할 수 있는 말벌 공격에 효과적인 대처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말벌의 공격성을 실험한 결과 말벌은 노란색 등 밝은색 보다 검은색에 공격성이 더 강한 것으로 확인됐다.

공단은 올해 6월부터 9월 초까지 가야산국립공원 등에서 등검은말벌, 털보말벌 등 벌집을 건드려 말벌의 공격성향, 벌집 관리, 먹이원 분석 등 3가지 주제로 실험을 진행했다. 공격성향의 경우 공격 부위, 색상, 거리, 소리 민감성 등을, 벌집 관리는 선호 장소, 제거 후 다시 집을 짓는 것을 방지하는 방법, 기피제 등을 실험했다. 또 먹이원 분석은 생태계에서 말벌의 역할을 재조명하는 작업이었다.

그 결과 말벌은 사람의 가장 높은 부위인 머리 부분을 우선 공격하고, 머리카락 등 검은색 털이 있는 곳을 집중 공격하는 성향을 보였다. 특히 일반적인 인식과 달리 말벌은 검은색, 갈색, 빨간색, 초록색, 노란색 순으로 공격성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단은 말벌이 검은색이나 갈색에 공격성이 강한 이유로 천적인 곰, 오소리, 담비 등의 색상이 검은색 또는 짙은 갈색이기 때문인 것으로 추측했다. 이에 공단은 성묘 등 야외활동을 할 때 밝은 계열의 옷과 모자를 착용하는 것이 말벌의 공격에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말벌은 일상적인 음악, 대화 등 소리에 크게 반응하지 않았지만, 약한 진동에는 수십 마리의 말벌이 벌집 밖으로 나오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때문에 벌집이 달린 기둥이나 나무에 충격을 주는 행위는 매우 위험하다는 게 공단의 설명이다.

공단은 또 말벌집을 건드렸을 때 팔을 휘젓지 말고, 머리를 감싸며 벌집에서 직선거리 20m 이상 떨어진 곳으로 빠르게 벗어나야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말벌이 강한 향에 기피행동을 보이는 점도 관찰돼 벌집을 지으려는 곳에 천을 걸어두면 집짓기를 포기하는 모습도 확인됐다. 말벌은 또 많은 양의 나방, 애벌레 등 곤충을 잡아먹는 것으로 확인됐다. 때문에 말벌은 나방의 대발생 등을 억제하는 상위포식자로서 생태계를 조절하는 역할 등 향후 말벌 생태의 재조명이 필요한 것으로 파악됐다.

신용석 국립공원연구원장은 “야외 활동을 할 경우 벌집 위치를 미리 파악하고 말벌 유무를 세심히 살피는 행동이 필요하다”며“말벌의 생태와 행동특성을 지속적으로 연구해 안전한 탐방환경 조성에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