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재규 한투운용 대표 “매일 손실↑”
“직접 투자 중단” 조언에 업계 파장
변동성 주원인 지목 형국엔 불만도
“위험성과 별개로 시장영향 살펴야”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를 두고 연일 정부가 강도높은 규제 보완책을 추진하면서 운용업계 내부에서도 논란이 커지는 형국이다.
운용사 대표가 직접 “투자하지 말라”는 발언까지 내놓는 등 ‘자성론’이 부각되는가 하면, 업계 내부에선 단일종목 레버리지를 둘러싼 비판이 과도하다는 반발도 적지 않다. 극심한 증시 변동성의 ‘주범’처럼 단일종목 레버리지에 모든 책임을 전가하는 식으로 전개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자산운용사들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높은 위험성과 투자자 보호 필요성에는 대체로 공감하면서도 증시 변동성에 미친 영향과 적절한 규제 방식을 두고는 온도 차가 큰 분위기다.
최근엔 국내 최초 ETF를 도입해 ‘ETF의 아버지’로 불리는 배재규(사진)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가 본인 페이스북에 “개별종목 레버리지와 인버스 2배 ETF는 투자하지 말라”는 글을 올려 이목이 쏠렸다. 한국투자신탁운용 역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를 운용 중이다. 상품을 운용 중인 운용사 대표가 직접 투자하지 말라는 글을 남겼기 때문이다.
배 대표는 “시간이 흘러 원주가 제자리에 와도 ETF 가격은 제자리에 오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며 “특히 원주의 변동성이 지금처럼 크면 매일 손실이 늘어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어 “누구도 변동성이 이렇게 커질 것이라고 예상을 못한 탓”이라며 “지금이라도 신중하게 판단하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해당 글은 이후 삭제됐다.
운용업계에선 자성론과 함께 상품 위험성과 상품이 시장에 미친 영향을 구별해야 한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다만, 워낙 정부가 강도높게 대응에 나서면서 공개적으로 이 같은 목소리를 내놓기엔 부담이 큰 기류도 읽힌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레버리지 ETF 리밸런싱이 시장 변동성을 일정 부분 확대시킬 순 있지만, 최근 시장 급등락의 주된 원인으로 보는 건 과장된 점도 있다”며 “글로벌 반도체 종목 전반의 변동성 확대와 지정학적 불안, 반도체 실적 고점 우려, 반도체 편중 비중 등 복합적인 요인을 함께 봐야 한다“고 토로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기초자산의 일간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기 위해 매일 보유 포지션을 조정한다. 주가가 오르면 기초자산을 추가로 사고 주가가 내리면 추가로 파는 이른바 ‘숏 감마’ 구조여서 기존 주가 흐름을 증폭시킬 수 있다.
다만 투자자의 신규 자금 유입까지 고려하면 실제 시장에 나오는 순매매 규모는 단순 리밸런싱 추정치보다 작을 것이란 운용업계 반론도 있다. 하락장에서 개인투자자가 레버리지 ETF를 매수하면 신규 설정에 맞춰 운용사가 기초자산을 다시 사들이면서 리밸런싱 매도 물량의 일부를 상쇄할 수 있어서다.
또다른 운용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 집중돼 있는 국내 증시와 투자 상황이 변하지 않는 한 변동성은 극심할 수 밖에 없다”며 “글로벌적으로도 반도체주가 급등락의 일상화가 돼 있는데, 국내 증시에선 워낙 두 종목의 비중이 크니 단일종목 레버리지가 설사 없더라도 변동성 자체는 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김유진 기자
kace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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