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프타·팜유·환율 삼중고…라면업계 깊어진 고민

농심 먼저 올렸지만 경쟁사는 ‘가격 동결’ 신중

서울 서초구 하나로마트 양재점을 찾은 한 시민이 라면을 살펴보고 있다. 임세준 기자
서울 서초구 하나로마트 양재점을 찾은 한 시민이 라면을 살펴보고 있다.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박연수 기자] “중동 분쟁 등의 영향으로 원·부자재 가격과 물류비 부담이 커진 것은 사실입니다.”

조용철 농심 대표는 지난 5월 열린 신라면 출시 4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가격 인상 계획에 대해 이같이 답했다. 당시 구체적인 인상 계획을 밝히지 않았던 농심은 오는 8월부터 육개장 사발면과 신라면 컵 등 용기면 18개 가격을 평균 6.0% 인상하기로 했다.

라면업계는 지속된 원·부자재 가격 상승으로 원가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호소한다. 장기화되는 중동 전쟁으로 인해 포장재에 필요한 나프타 가격은 20% 이상 급등했다. 밀과 팜유 등 주요 원재료 가격도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환율 상승과 고유가까지 겹치면서 제조원가 부담이 한층 커졌다.

업계는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에 맞춰 지난 3월 가격 인하를 단행했다. 2023년 6월 이후 2년 9개월 만의 인하였다. 농심과 오뚜기, 삼양식품, 팔도는 일부 라면 제품 가격을 최대 14.6% 내렸다. 당시 업체들은 “기업 입장에서는 여러가지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지만, 최근 대내외 환경변화에 따른 물가안정 기조에 동참하고 기업이 가지는 사회적책임을 다하고자 이번 가격 인하를 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가격 인하 이후 원·부자재 가격과 환율, 물류비 부담이 계속 커졌다. 실제 식품산업통계정보(FIS)에 따르면 옥수수 가격은 연초 대비 6.06%, 전월 대비 13.2% 올랐다. 팜유는 연초 대비 18.0%, 대두유는 54.7% 상승했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부자재 단가가 10% 인상될 경우 월 20억원 이상의 추가 비용 부담이 발생한다.

원가 부담이 늘었지만 농심을 제외한 다른 라면 업체들은 당장의 가격 인상에는 선을 긋고 있다. 소비자 물가 부담이 큰 데다,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도 여전해 섣불리 가격을 올리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삼양식품은 해외 매출 확대를 통해 수익성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해외 매출 비중이 80%를 웃도는 만큼 국내 가격 인상보다는 수출 확대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한 라면업계 관계자는 “환율과 원자재 가격 상승, 고유가 등으로 원가 부담이 커진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소비자 부담과 시장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만큼 가격 인상 여부를 쉽게 결정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siuu@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