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장윤우 기자] 암은 옮지 않는다. 감기처럼 전염되지 않는다는 것이 지금까지의 상식이다. 그런데 이 상식이 통하지 않는 암이 네 번째로 확인됐다. 미국과 캐나다 국경에 걸친 한 호수의 메기들이 걸린 피부암이다.
이 암은 물고기 몸에서 새로 생긴 것이 아니었다. 다른 물고기에게서 통째로 건너온 암세포였다. 암세포 자체가 감염원 역할을 한 셈이다.
최근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 2026년호에 미국 버몬트대 줄리 드래건 교수와 에밀리 커드 박사 공동 연구팀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미국 버몬트주와 캐나다 퀘벡주에 걸친 멤프리메이고그 호수에서 메기 103마리를 잡아 유전체를 통째로 해독했다.
낚시꾼들이 먼저 알아챘다
2012년부터 낚시꾼과 생물학자들이 이 호수에서 이상한 물고기를 보고하기 시작했다. 몸 여기저기에 검은 혹이 솟아 있었다.
조직 검사 결과 이 혹은 악성 흑색종으로 확인됐다. 2014~2017년 잡힌 메기의 23~37%가 이 병에 걸려 있었다.
같은 종이 사는 다른 물에서도 흑색종이 보고된 적은 있지만 발생률이 이 정도로 높지는 않았다. 이 호수는 17만5000명이 마시는 물의 수원이다.
연구팀이 암세포를 분석하자 예상과 다른 결과가 나왔다.
암이 생기려면 자기 세포가 변이를 일으켜야 한다. 그렇다면 물고기에게 생긴 암세포의 유전자는 그 물고기의 유전자와 거의 같아야 한다.
결과는 반대였다. 암세포의 유전자는 자기가 붙어 있는 몸의 주인보다 다른 물고기의 암세포와 훨씬 가까웠다.
계통도를 그리자 암 세포들끼리만 한 덩어리로 묶였다. 2015년, 2019년, 2023년 서로 다른 해에 잡힌 물고기들의 암세포가 모두 같은 가지에 들어갔다. 하나의 조상 세포에서 갈라져 나왔다는 뜻이다.
세포핵 유전자 68만6296개를 분석한 결과도 같았다.
기존의 암과 비교했더니
숫자로 보면 차이가 더 분명하다.
연구팀은 암세포에서만 나오고 정상 세포에는 없는 변이를 24만5189개 찾았다.
암세포에만 있는 변이의 59%는 물고기 16마리 가운데 최소 14마리가 공유했다. 정상 세포의 변이는 83.4%가 단 한 마리에게만 있었다.
비교 기준으로 연구팀은 사람의 흑색종 자료와 분석했다. 국제 암 유전체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된 사람 흑색종 463건에서는 변이의 94%가 한 명에게만 있었다. 10명 이상이 같은 변이를 공유하는 경우는 49만8648건 가운데 40건, 0.008%에 그쳤다.
여기서 무작위로 16건을 뽑아 100번 반복해도 16건 전부가 공유하는 변이는 한 번도 나오지 않았다. 각자 따로 생긴 암은 유전자를 공유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연구팀은 바이러스가 원인일 가능성도 확인했다. 연구팀이 모든 조직에서 바이러스와 미생물을 관련 있는지 살폈지만 암세포에만 붙어 있는 공통된 병원체는 나오지 않았다.
어떻게 옮는지는 아직 모른다
자연에서 전염되는 암은 지금까지 세 종류였다. 개, 주머니곰, 그리고 조개류에서 생긴 암이다.
개의 암은 수천 년 전에 생겨 대개 저절로 낫는다. 주머니곰의 암은 수십 년밖에 안 됐지만 거의 예외 없이 치명적이어서 개체수를 90% 줄여놨다.
물고기에서 전염되는 암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민물에서 발견된 것도 처음이다.
전파 방식은 밝혀지지 않았다. 개는 짝짓기로 전염되고 주머니곰은 영역 다툼을 통해 옮긴다. 조개는 바닷물을 통해 암세포를 주고받는다.
연구팀은 메기의 습성에서 단서를 찾았다. 이 암은 번식할 수 있는 나이에 이르기 전의 물고기에서는 발견된 적이 없다.
메기는 산란기에 좁은 구역에 모여 몸을 맞댄다. 비늘이 없고 바닥에 붙어 사는 물고기여서 바닥 흙에 섞인 암세포가 지나가는 물고기에게 옮겨붙었을 가능성도 있다.
다만 연구팀은 이 암이 메기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밝혔다. 북미 다른 지역 개체군에 이미 이 암이 퍼져 있는지도 확인되지 않았다.
참고논문
DOI : 10.1038/s41586-026-10828-6
논문 정보 : Curd, E.E., Hart, S.F.M., Lubkowitz, J. et al. Brown bullhead catfish melanoma represents a novel transmissible cancer. Nature (2026).
dbsdn1110@heraldcorp.com
![일본서 사라진 인플레 ‘명목 앵커’…물가·엔화에 중요한 이유 [츠토무 와타나베]](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1/news-p.v1.20260816.209013b3297d4c92ab32710d529f3877_T1.jpg?type=h&h=240)
![프롬프트의 신법 [‘오늘’에 대한 우리 이야기]](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1/news-p.v1.20260901.203c531a96884d4da174595cad521d59_T1.png?type=h&h=240)
![자산가의 저력은 하락장서 나타난다…위기 속 기회 찾는 ‘힘’ [큰손 따라잡기]](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8/31/news-p.v1.20260831.a0fa168d036d4658b6cb03a0502c0de4_T1.jpg?type=h&h=2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