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급 대규모 ‘그리드포밍 인버터’
천안사업장에 검증 인프라 구축
실제 기술 검증도 완료
“실제 적용할 대용량급 기술 선도적 실증”
주파수·전압 안정성, 고장 대응력 등 검증
[헤럴드경제=고은결 기자] LS일렉트릭이 재생에너지 확대와 대형 발전소 감소로 급증하는 대규모 정전 위험을 막을 차세대 전력망 핵심 제어 기술의 검증을 완료한 것으로 확인됐다. 회사는 선제적인 실증 성과를 바탕으로 차세대 전력 인프라 시장 주도권을 잡겠다는 구상이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S일렉트릭은 최근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을 담당하는 천안사업장에서 10메가와트(㎿)급 대규모 그리드포밍(Grid-Forming, GFM) 인버터 성능 검증을 위한 인프라 구축을 마치고, 실제 기술 검증까지 완료했다. 이를 통해 주파수·전압 안정성, 고장 대응력,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전력 안정화 등 영역에서 성과를 확인했다. 회사 관계자는 “시장에 실제 적용할 수 있는 대용량급 GFM 인버터 기술을 업계에서 선도적으로 실증했다”고 설명했다.
전력망 불안정성 해소할 차세대 계통 제어 기술
GFM은 기존 전력망 전압과 주파수에 의존하던 ‘그리드팔로잉(Grid-Following·GFL)’ 방식과 달리, 인버터 스스로 가상의 동기발전기 역할을 하면서 전압과 주파수 기준을 자율적으로 형성하는 차세대 제어 기술이다. ESS에 저장된 직류 전력을 우리가 사용하는 교류 전력으로 변환해 전력망에 공급하려면 인버터 장치가 필요하다.
기존에는 석탄이나 원자력 같은 대형 발전소의 무거운 회전 설비가 전력망의 주파수 변동을 물리적으로 눌러주는 충격 완화(관성) 역할을 맡았다. 그러나 친환경 기조로 대형 발전소는 줄고 태양광·풍력 등 인버터 기반 전원이 늘면서 전력망 충격을 흡수할 관성이 부족해지고, 이에 따라 전력망이 약해지는 ‘약계통’ 문제가 심화하고 있다. 작은 낙뢰나 사고에도 계통 주파수가 무너져 대규모 정전으로 이어질 위험이 큰 것이다.
이때 GFM은 회전체가 없는 재생에너지 환경에서 인버터 소프트웨어로 관성 역할을 구현하며, 전력망 불안정성을 해소할 핵심 계통 제어 기술로 평가받는다. 전력 당국 역시 계통 안정화를 위한 GFM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최근 한국전력·전력거래소와 손잡고 국내 송전계통에 맞춘 GFM 성능 요건을 확정했으며, 2027년 12월 상업운전을 시작하는 ‘중앙계약시장 장주기 BESS(540㎿ 규모)’부터 해당 기술 적용을 우선 의무화할 방침이다.
전력기기 업계 기술 경쟁 ‘치열’
LS일렉트릭의 이번 10㎿급 실증은 2027년 본격 시행되는 ESS 중양계약시장 및 정부 성능 요건 선제 대응과 함께, 실질적인 민간 및 해외 시장 선점을 위한 포석으로도 풀이된다. 실제 AI 데이터센터 구축 현장에서는 전력 변동성을 잡기 위해 GFM 기술이 부상하고 있으며, 해외 주요 전력 당국과 발주처도 BESS 입찰 시 GFM 실증 데이터를 요구하는 추세로 전해진다. 회사 측은 검증된 기술력을 통해 국내 ESS 입찰 시장과 AI 데이터센터용 마이크로그리드 수주전 등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전략이다. 회사 관계자는 “향후 정립될 국가 세부 표준과 시장별 기준에 맞춰 제품 사양을 최적화하고 본격적인 사업화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내 전력기기 업계 전반의 기술 확보 경쟁도 뜨거워지고 있다. 효성중공업의 경우 지난해 GFM 기초 기능에 대한 공인성적서를 확보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GFM 기능이 요구된 국내 중앙계약시장 2차 장주기 ESS 사업에서 약 71.3%를 수주하며 가장 높은 점유율을 차지했다. 현재 수주 사업에 적용할 GFM ESS 전력변환장치(PCS)의 상용화를 위한 검증 및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GFM 관련한 시험을 포함한 기능 확보가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HD현대일렉트릭의 경우 저용량(100kV급) GFM 인버터 개발 및 기술 검증을 마쳤으며, 현재는 상용화 수준의 대형화를 위해 범용적으로 쓰이는 4㎿급 GFM 인버터 개발을 진행 중이다. 아울러 한전 전력연구원과 업무협약(MOU)을 맺고 공동 과제로 GFM 기술을 개발 중이다. 해당 과제에서 HD현대일렉트릭은 송전 계통을 중심으로 기술 개발을 수행 중이다.
ke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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