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초 막을 내린 JTBC ‘히든싱어2’의 왕중왕전의 톱3 주인공, 휘성의 모창 능력자 김진호와 임창정 모창자 조현민, ‘논산가는 조성모’ 임성현 중 우승자를 가리는 왕중왕전은 100만 문자 투표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세우며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다. 예상을 뛰어넘는 인기의 요인은 무엇보다 추억의 트렌드 덕이였다. 드라마 ‘응답하라 1994’에서 촉발된 90년대 추억하기가 노래로 옮겨붙으면서 시청자들의 큰 호응을 얻은 것이다. 최근 가요계 90년대 레전드들의 귀환은 복고열풍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이에 힘입어 ‘히든싱어 시즌 3’도 준비중이다. 새로운 모창자를 만날 채비를 하는 시점에 ’히든싱어2 ’의 주인공들의 근황이 궁금했다.

지난 4월 18일 현대백화점 신촌점 유플렉스 제이드홀에서 만난 김진호, 조현민, 임성현은 점점 무대가 익숙해져가는 모습이었다. ‘히든싱어’ 이후 셋이 함께 무대에 서기는 처음이었다.

세월호 참사로 가요계가 침묵하며 대부분의 공연이 취소된 가운데 이날 무대에 선 히든싱어들은 조심스러웠지만 객석의 열기는 오디션 현장을 방불했다. 무대에서 격의 없이 어울리는 모습이 남달라보였던 이들을 만나 ‘히든싱어’ 이후 생활에 어떤 변화가 생겼는지 들어봤다.

셋은 ‘히든싱어’ 시즌 내내 형제처럼 지냈다고 했다. 큰 형님격인 부산내기 현민이 생방송 때문에 서울로 올라오면 진호네, 성현이네 집에서 잤다. 셋은 노래 연습도 같이 하고 장난도 치며 어울렸다.

“저희는 진짜 친했어요, ‘슈퍼스타 K’라면 서로 경쟁심이 있었겠지만 좋아하는 가수를 내세워 나와 노래하는 입장이었기 때문에 압박감이 덜했죠. 마치 파티하는 기분이었어요. 서로 격려해주고 실수하면 용기를 주면서요. 사실 일반인들은 생방송 무대가 쉽지 않거든요.”(성현)

실용음악과 출신으로 뮤지컬 무대에도 몇번 섰던 성현은 그래도 좀 나은 편이었지만 떨리긴 매한가지. 성현은 ‘히든싱어’ 이후 인지도가 높아져 팬까페도 생겼다. 현재 회원수가 1500명 정도로 그의 공연무대 마다 매일 만나는 팬도 있다. 부산, 대구, 천안 등에서 공연을 가진 그는 서울공연은 그날이 처음이라고 했다. 광고도 찍었다. 유한킴벌리 유튜브 광고다. 조만간 조회수 200만회를 돌파한다. 비록 ‘조성모’ 모창자로서이지만 그는 그렇게 활동반경이 늘어나 선택할 게 많아졌다. 대신 자신의 색깔을 잃어버린 건 아쉽다. 그래도 발판을 마련했다는게 뿌듯하다.

“모창으로 출발했지만 이제 제 색깔을 찾아야죠. 히든싱어가 끝난 직후에는 마음이 조급했어요. 인지도가 있을 때 뭔가 해야한다고 생각했거든요. 지금은 좀 천천히 제대로 가자는 생각이에요. 앨범 작업도 그렇게 준비하려고요.”

이날 임성현은 “녹화때 이후로 떨리는 건 처음이다”며, 팬들과의 만남을 설레했다. 조성모의 '슬픈 영혼식'에 이어 종종 무대 위에서 두번째 곡으로 선보이는 신나는 곡 ‘너의 곁으로’ 대신 세월호 참사에 대한 위로의 마음으로 ‘To heaven’을 불렀다. 슬픈 노래가 많은 조성모의 노래 중에서도 ‘ ‘To heaven’은 눈물없이는 부를 수없는 노래다.

임창정의 모창자 용접공 조현민은 ’히든싱어‘ 이후 초청 무대가 많아지면서 용접공 일을 접었다. 생활의 터전이 바뀐 셈이다. 좋아하는 노래를 하면서 수입도 생겨 즐겁게 활동하고 있다. 반면 혈액암으로 투병중인 아버지는 재발 진단을 받아 마음이 무겁다. 왕중왕전때는 일시적으로 병이 호전된 듯 보였다. 그는 지금 임창정 모창자이지만 그런 꼬리표에 연연해 하지 않는다. 그는 “아무리 똑같이 부른다 해도 엄연히 원 가수와 다를 수 밖에 없다. 그걸 팬들도 알고 있다. 그래서 팬들도 이제는 내 목소리로 불러달라고 한다”며, 이제는 조현민의 목소리로 팬들에게 다가가고 싶다고 밝혔다.

현민은 ’히든싱어‘ 이후 특히 주위에서 결혼축가를 부탁하는 경우가 많이 생겼다. 그는 자신이 노래선물을 줄 수 있다는 데 감사하며 부르는 곳이면 어디든 기꺼이 달려간다. 그런 그의 안에도 ’내 노래‘에 대한 열망이 적지 않다. 가능하다면 앨범도 내고 정식으로 자신의 이름으로 노래를 하고 싶다는 바램이다. 그게 무엇보다 자신을 응원해준 팬들에게 보답하는 길이라고 그는 생각한다.

히든싱어 우승자 김진호는 최근 MBC 주말드라마 ‘호텔킹 ’ OST 음원을 발매하며 가요계에 발을 담갔다. ‘휘성’의 완벽한 싱크로율을 자랑하며 우승과 함께 인기를 얻어온 그는 메인테마곡 ‘아파’를 통해 애절한 보이스로 곡의 몰입도와 완성도를 더욱 높여주고 있다.

대학 졸업반인 김진호는 사실 “아직 진로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노래 부르는게 좋아 무대에 설 기회가 있고 시간이 나면 가능한 참여하려고 한다”고만 했다. 현대백화점 공연도 당초 예정에 없던 무대였지만 현민의 권유로 무대에 같이 섰다. 이날 휘성 모창자인 “진호는 다시는 안불러야지 했던 곡인데 부르고 싶어졌다”며, 휘성의 ’사랑 그 몹쓸병‘을 노래했다. “휘성의 곡은 서너곡만 부르면 머리가 띵해질 정도”라면서도 그는 여전히 휘성에 대한 사랑을 멈출 수 없어 보였다.

이윤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