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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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장윤우 기자] 손바닥은 몸에서 신경이 가장 촘촘한 부위지만 아무리 만져도 간지럽지 않다. 반대로 겨드랑이는 신경이 그만큼 몰려 있지 않은데 스치기만 해도 웃음이 터진다.

왜 어떤 자리만 간지러운지는 아리스토텔레스 때부터 나온 질문이다. 448명의 몸 지도를 그려 확인한 결과 신경과 피부가 다른 것이 아니라 평소 남이 잘 만지지 않는 부위일수록 간지럼을 심하게 탔다.

최근 국제학술지 네이처 인간 행동(Nature Human Behaviour)에 네덜란드 라드바우드대 돈더르스연구소 슝쯔량 박사와 콘스탄티나 킬테니 박사 연구팀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덜 만질수록 간지러운 부위가 됐다

몸의 어느 부위가 간지럼에 반응하는지 보여주는 지도. 붉은색은 간지럼 지도에 가깝다고 판정된 자리로 겨드랑이와 배 옆구리, 발바닥이 여기 해당한다. 푸른색은 그 반대로 머리와 손바닥, 가슴, 엉덩이가 몰려 있다. [국제학술지 네이처 인간 행동(Nature Human Behaviour)]
몸의 어느 부위가 간지럼에 반응하는지 보여주는 지도. 붉은색은 간지럼 지도에 가깝다고 판정된 자리로 겨드랑이와 배 옆구리, 발바닥이 여기 해당한다. 푸른색은 그 반대로 머리와 손바닥, 가슴, 엉덩이가 몰려 있다. [국제학술지 네이처 인간 행동(Nature Human Behaviour)]

연구팀은 실험 참가자에게 몸 그림 두 장을 주고 색칠하게 했다. 앞뒤를 합쳐 9만1617개 부위로 이뤄진 그림이다.

가족이나 친구가 간지럽힐 때 간지러운 부위를 칠하게 했고, 자주 간지러운 곳일수록 여러 번 덧칠해 진하게 만들도록 했다. 같은 방식으로 아픈 곳, 살짝 스쳐도 느껴지는 곳, 기분 좋은 곳, 자기 손이 닿는 곳도 따로 칠하게 했다.

이를 통해 연구팀은 신경이 촘촘한 곳, 피부가 얇은 곳, 다치면 치명적인 급소, 성감대, 그리고 평소 손이 잘 닿지 않는 곳이 간지럽다는 주장을 검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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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 결과 신경 밀도와 피부 두께 등 간지럼에 대한 요인이 있을 것이라는 네 가지 가설은 모두 들어맞지 않았다.

연구팀은 참가자들이 칠한 자기 손이 닿는 부위, 가족과 친구가 만지는 부위, 연인이 만지는 부위가 그려진 세 장의 지도를 합쳐서 간지럼 그림과 겹쳐봤다.

접촉이 적은 부위일수록 간지러운 부위라는 결론이 나타났고 신경이 촘촘한 곳과 기분 좋은 곳은 오히려 덜 간지럽다는 것도 도출됐다.

흔히 간지럼을 많이 탄다고 알려진 겨드랑이와 배 옆구리, 발바닥 세 곳. [국제학술지 네이처 인간 행동(Nature Human Behaviour)
흔히 간지럼을 많이 탄다고 알려진 겨드랑이와 배 옆구리, 발바닥 세 곳. [국제학술지 네이처 인간 행동(Nature Human Behaviour)

연구팀은 손은 간지럽지 않고, 겨드랑이가 간지러운 이유로 손은 온종일 무언가를 쥐고 만지느라 접촉이 끊이지 않는 반면 겨드랑이는 남이 손댈 일이 좀처럼 없어 예상하지 못한 접촉에 반응이 커진다고 해석했다.

세 나라가 똑같이 겨드랑이·배·발바닥을 칠했다

실험 참가자들이 간지러운 부위를 색칠한 곳은 국가를 가리지 않았다. 목과 겨드랑이, 배, 발바닥이 세 나라에서 공통으로 진하게 나왔다. 연인이 간지럽힐 때는 여기에 사타구니와 허벅지 안쪽이 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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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는다고 좋아하는 건 아니다

설문조사 결과 살면서 한 번이라도 간지럼을 당해봤다는 응답은 98.4%가 나왔고, 남을 간지럽혀봤다는 응답 95.8%였다.

다만 간지럽히는 쪽과 당하는 쪽의 답이 갈렸다.

남을 간지럽히는 것이 즐거웠다는 응답은 어린 시절 67.6%, 성인기 62.3%였다. 불쾌했다는 응답은 1%대에 그쳤다. 반면 당한 쪽에서 어린 시절 즐거웠다는 응답은 41.8%로 절반에 못 미쳤고, 불쾌했다는 응답이 26.3%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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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에 상관없이 일반적인 사람들이 간지럼당하는 걸 좋아한다는 데 동의한 응답자가 27.2%, 동의하지 않은 응답자가 27.9%로 팽팽했다. 웃기려고 간지럽힌다는 데는 76.8%가 동의했지만, 그 웃음이 진짜 즐거워서 나오는 것이냐는 물음에는 47.3%가 아니라고 답했다.

간지럼은 사람뿐만 아니라 영장류인 침팬지와 보노보에서도 관찰된다. 손과 손가락으로 겨드랑이와 발바닥, 배와 목을 간지럽히고 웃음 비슷한 소리를 낸다. 사이가 가까울수록 서로를 자주 간지럽히고, 자라면서 횟수가 줄어드는 것까지 사람과 같다.

연구팀은 이번 조사는 웃음이 터지는 간지럼만 다뤘고, 깃털로 스칠 때와 같은 느낌은 제외했다고 한계를 밝혔다. 또한 간지럼이 타고나는 것인지는 이번 연구로 알 수 없지만 살면서 어디를 얼마나 만졌는지에 따라 조절된다는 점은 확인됐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참고논문

DOI : 10.1038/s41562-026-02535-z

논문 정보 : Xiong, Z., Kilteni, K. Human ticklishness is a widespread, culturally shared and bodily organized sensory experience. Nat Hum Behav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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