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천상계’ 바르셀로나가 지난 11일 홈인 누캄푸에서 승격팀 데포르티보 알라베스에 1-2로 충격 패했다. 이로써 바르샤는 연승 행진을 멈추고 4위로 추락했다. 반면 알라베스는 시즌 초반 AT마드리드에 이어 ‘최강’ 바르셀로나까지 꺾고 3경기 무패 행진으로 7위에 올랐다. 올 시즌 라리가는 어수선하다. 초반부터 다득점이 나오고 있다. 1라운드에 치른 10경기에서 무려 40골이 나왔다. 그 중심에 승격팀들이 있다. 이들은 시즌 초반 리그의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올 시즌 승격한 3팀 데포르티보 알라베스(라리가2 우승), CD레가네스(라리가2 준우승), CA오사수나(라리가2 플레이오프 돌파)는 모두 개막전부터 승점을 얻으며 ‘혼돈의 라리가’ 서막을 알렸다. 세 팀은 승격팀이라는 점 외에도 후반 막판 집중력이 좋다는 점, 라리가에선 흔치 않은 수비 중심의 역습 축구를 구사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이 공통점은 승격팀이 ‘승점 자판기’라는 편견을 깨부수는 데 일조했다.
신구조화를 이룬 알라베스, ‘10년 만에 올라온 만큼 잔류한다’ 의지 불태워알라베스는 바르샤 전에서 5-4-1 포메이션으로 수비에 무게를 뒀다. 우선 최전방에 데이버슨을 두고 2선에 멘데스, 토레스, 요렌테, 이바이가 배치됐다. 수비는 키코, 알렉시스, 라과르디아, 가르시아, 에르난데스가 구성했고 골문은 파체코가 지켰다. 경기 초반부터 두터웠던 수비는 경기 내내 지속됐다. 동시에 역습을 통해 골문을 두드렸다. 결국 전반 38분 바르샤를 상대로 선취골을 기록했다. 이날 이들의 유기적인 플레이는 앞으로의 경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앞서 8월 22일 AT마드리드에 1대1로 비겼을 당시에도 이들은 ‘선 수비, 후 역습’으로 재미를 봤다. AT마드리드는 무려 9명의 선수가 슈팅 상황을 만들 정도로 총공세를 폈고, 밀집 수비를 깨기 위해 페널티 에어리어 바깥에서 이뤄진 중거리 슈팅도 9차례나 시도할 정도로 모든 수단을 강구했다. 하지만 세군다(2부 리그) 42경기서 35골 밖에 내주지 않은 알라베스 수비는 흔들리지 않았다. 동시에 뒷심을 발휘해 동점골을 기어코 넣었다. 세군다 49득점 중 20골이 경기 마지막 30분에 터졌는데, 이날 동점골은 이 수치를 잘 나타냈다.현재 알라베스의 감독은 지난 시즌 승격을 이룬 호세 보르달라스가 아닌 아르헨티나 출신 마우리시오 펠레그리노다. 그는 발렌시아에서 중앙 수비수로 활약해 라리가에서 명성이 높다. 리버풀에서 라파 베니테스 감독을 보좌했고 2012년 잠시 발렌시아 지휘봉을 잡은 바 있다. 고국 아르헨티나에선 에수투디안에스와 인데펜디엔테를 이끌며 감독 커리어를 쌓았다. 펠레그리노 감독은 경험이 많지 않다. 하지만 선수 장악력이 뛰어나 단기간에 팀의 조직력을 극대화 시켰다.알라베스는 1부 승격과 함께 신임 기술 이사로 세르히오 페르난데스를 임명했고, 펠레그리노 감독을 비롯해 15명의 선수를 새로 영입했다. ‘라틴 베컴’이라 불리는 베네수엘라 출신 공격수 크리스티안 산토스를 비롯해 브라질 공격수 데이베르송, 아르헨티나 공격수 크리스티안 에스피노사, 콜롬비아 미드필더 다니 토레스, 세르비아 미드필더 네나드 크리스티치치 등 기술이 좋은 선수들을 데리고 왔다.알라베스에는 지난 시즌 승격 과정에 공헌한 가이즈카 토케로(39경기 9골), 라울 가르시아(39경기 5골) 등 이미 라리가 무대에 경험이 풍부한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다. 올 여름에도 이바이 고메스 등 라리가 무대에서 검증된 선수들이 가세해 두터운 스쿼드를 구축했다. 레알마드리드의 유망주 마르코스 요렌테, 바르셀로나 유스 출신 골키포 아드리안 오르톨라, 맨체스터시티에서 성장하고 있는 루벤 소브리노와 마누 가르시아 알론소 등 장래성을 기대할 수 있는 선수들도 큰 돈을 쓰지 않고 데려왔다. 이들은 팀에 ‘창의’를 불어넣어 줄 것이다.알라베스는 ‘남기 위해 올라 왔다’는 슬로건 속에 10년 만에 돌아온 1부 리그에서 쉽게 내려가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대로 상승세가 지속된다면 잔류는 물론 중상위권 도약까지 넘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팀 역사상 최초 1부리그 승격 레가네스, 거칠고 탄탄한 수비가 강점 1928년 창단 이후 88년 만에 처음으로 라리가 무대를 밟은 레가네스는 셀타비고와 원정 경기에서 역사적인 첫 승을 거뒀다. 누구도 예상 못한 일이다. 마드리드 남부 지역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아마추어 단계의 4, 5부 리그에서 보냈던 레가네스는 1987년 3부 리그로 올라선 뒤 1993년 2부 리그로 승격하며 이름을 알린 작은 팀이다.레가네스는 승리를 위해 거친 축구를 마다하지 않는다. 지난 시즌 42경기에서 127회의 경고를 받았고, 5명이 퇴장 당했다. 127회 경고 기록은 2015-16시즌 2부 리그에서 두 번째로 많은 수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그만큼 수비력도 좋다. 셀타 비고가 개막전에서 65%에 달하는 볼 점유율을 가져가고도 득점에 실패하며 패배했으니 말이다.레가네스는 문전에 세 명의 중앙 수비수를 배치하고 5백 수비를 펼친다. 5백 앞의 티모르와 알베르토 역시 중원에서의 수비력이 뛰어나다. 수비하는 7명의 선수를 제외하면, 3명의 공격수가 역습하면서 골문을 노린다. 원톱 미겔 앙헬 게레로는 스포르팅히혼에서 영입했고, 우측면 공격수 우나이 로페스는 아틀레틱빌바오에서 임대로 영입했다. 이들은 셀타 비고와의 경기 역습 상황에서 15차례나 슈팅 기회를 만들었고, 이중 6차례가 유효 슈팅이 되었다. 후반 30분엔 세트피스에 이은 득점까지 성공했다. 그야말로 ‘한 방’이 있는 공격진이다. 이렇듯 레가네스는 알라베스와 마찬가지로 수비에 초점을 더 맞춘 채 간헐적으로 역습해 일격을 가하는 패턴으로 경기를 진행하고 있다. 레가네스는 부임 첫 해 팀을 3부 리그에서 2부 리그로 승격시킨 아시에르 가리타노 감독을 버리지 않았다. 벌써 네 번째 시즌이다. 때문에 팀의 조직력이 갈수록 극대화되고 있다. 지난 시즌 세군다에서 활약한 선수들도 지켰다. 유벤투스에서 임대 선수로 와서 맹활약한 브라질 미드필더 가브리엘(37경기 7골)과 아틀레틱빌바오 출신 수비수 아니 부스틴자는 완전 영입에 성공했다. 데포르티보 수비수 파블로 인수아는 임대 기간을 연장했다. 공수에 걸쳐 균형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레가네스는 공격의 날카로움만 가다듬는다면 승격 팀의 반란을 주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플레이오프 통해 승격 오사수나, 프란 메리다 중심으로 묵직한 공격 구축오사수나 역시 지난 8월 20일 말라가와 원정경기서 후반 40분 후반 메리다의 골로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팜플로나 지역을 연고로 하는 오사수나는 소시오 제도(사회 조합 형태 구단 운영)를 유지하고 있는 네 팀 중 하나다. 나머지 세 팀은 레알마드리드, 바르셀로나, 아틀레틱빌바오다. 1920년 창단해 37시즌을 라리가에서 보냈다. 세군다에서 보낸 시간도 34차례나 돼 팬들에게 이미 충분히 익숙한 팀이다. 2000년대 들어 줄곧 1부 리그에서 활동했다. 2005-06시즌엔 라리가 4위를 차지하며 돌풍의 중심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약 10년 뒤인 2013/2014시즌 18위를 기록하며 세군다로 강등됐다. 강등 첫 시즌에 18위까지 추락하며 흔들렸으나 2015/2016시즌에 6위를 차지하며 승격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따냈다. 플레이오프 때는 시즌 중 최고의 경기력을 발휘했다. 가장 낮은 순위(6위)였던 오사수나는 준결승에서 3위를 차지한 힘나스틱과 1,2차전 합계 6-3 승리를 거뒀다. 이어진 결승에선 2부 리그 최소 실점(28골)팀 지로나를 상대로 합계 3-1 승리를 거두며 승격권을 따냈다.오사수사는 말라가 원정으로 라리가 개막전 일정을 가장 먼지 시작했다. 현지 시간으로 19일 금요일 저녁 경기를 치렀다. 후반 11분 후안 아뇨르에 선제골을 내준 오사수나는 후반 40분에 프란 메리다가 오리올 리에라의 패스를 받아 극적인 동점골을 넣어 비겼다. 오사수나 역시 후반 집중력이 좋아 올 시즌 3골을 모두 후반 20분 이후에 넣었다.오사수나의 전술은 알라베스, 레가네스와 같은 수비 중심의 역습이다. 5백 위에 세 명의 중앙 미드필더를 두고 투톱을 활용한다. 때문에 세 명의 2선 미드필더들이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오사수나는 이번 여름 이적 시장에서 바르셀로나 유소년 출신으로 아스널에서 프로 데뷔한 프란 메리다를 영입했다. 그는 중원에서 공격 가담이 좋아 공격 강화에 일조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개막전에서 득점해 팀의 기대치를 충족시켰다. 오사수나의 공격은 프란의 발에서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와 함께 지난 시즌 12골로 팀 내 가장 많은 득점을 기록한 미드필더 로베르토 토레스와 데 라스 쿠에바스가 공격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투톱 자리에는 186cm 리에라와 187cm 케난 코드로가 위치한다. 이들은 고공플레이 뿐만 아니라 빠른 역습에 최적화된 빠른 발을 갖고 있다. 시즌 초반 세 경기에서도 이들은 묵직한 공격력을 보였다. 하비 플라뇨와 미겔 플라뇨 쌍둥이 형제는 오사수나 수비 라인을 이끄는 베테랑이다. 이밖에도 에스파뇰 출신 레프트백 후안 푸엔테스, 파우스토 티엔사(알코르콘)와 사라고하이메 로메로(사라고사) 등 지난 시즌 2부 리그서 검증된 선수들을 대거 영입하며 선수층을 두텁게 했다. 공수에서 안정적인 전력을 구축한 오사수나는 올시즌 강 팀에게도 무기력하게 패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지휘봉을 잡고있는 엔리케 마르틴 몬레알 감독은 지도자 경력 대부분을 오사수나에서 보낸 인물이다. 공격수로 활약한 선수 때는 오사수나 유스 출신으로 오사수나B팀에서 1975년 데뷔해 1988년 은퇴했다. 1990년 오사수나 유소년 팀 감독으로 지도자 경력을 시작해 1994년 오사수나 1군 감독이 됐다. 레가네스, 부르고수, 테라사, 헤레스, 누만시아 등 감독을 거치기도 했으나 2006년 오사수나 B팀 감독으로 돌아오며 ‘친정팀’에 복귀했고, 2015년 오사수나 1군 지휘봉을 잡았다.프리시즌 기간에 1승 1무 5패를 기록한 오사수나는 세비야 2군을 상대로 유일하게 승리를 거두는 등 험난한 한 해를 예고했다. 하지만 툴루즈, 카디스, 누만시아, 에이바르, 라요 등을 상대로 패배한 과정에서 개선의 여지를 엿봤다. 이어진 정규시즌 초반 3경기서 보여준 투지는 시즌 전망을 밝게 했다. 플레이오프를 거쳐 힘겹게 승격한 오사수나의 도전이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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